다시 내가 이 카테고리에 글을 쓰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뉴욕, 뉴욕, 내가 그렇게 사랑하는 그 뉴욕 이야길 말이다. 3년만에 뉴욕을 다시 찾았다. 사실 작년 가을에 뉴욕행 티켓을 끊어놓고 이번에 가면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 호기롭게 호언장담을 했던 때도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엔 원치 않게 어딘가에 매어있는 몸이라 그런지 여행으로 밖에 뉴욕을 계획할 수가 없었다. 뉴욕에서 돌아오고, 다시 가기까지 장장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어쩌면 너무도 짧은 시간, 하지만 모든 걸 바꾸어버릴 수 있는 힘을 가진 시간. 나는 둘 중 어느쪽에 더 무게가 실린 3년을 보냈을까. 그 시간이 지나면 돌아온 시간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던데 어떻게 된 일인지 객관적인 눈은 커녕 있던 눈 마저 멀어버렸다.

내가 사랑하는 뉴욕, 나의 전부였던 그 곳. 그래서 더 큰 빈자리. 


1. 익숙해진다는 건 무서운 것.

밤을 거의 세우다시피 한 뒤 뉴욕행 비행기 탑승. 14시간의 비행시간동안 단 10분여 동안만 취침. 거의 반 좀비가 된 상태로 JFK 공항에 도착했다.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 하나. 시티까지 택시대신 에어트레인과 E 트레인을 타고 들어가기로 했다. 이왕 도착한 거 뉴욕의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빨리 느끼고 싶어서, 그래서 에어트레인을 타고 Jamaica역에 내려 E 트레인을 타고 Lexington 53 St 역에 내렸다. 밖으로 나오기 전 갑자기 기분이 살짝 흥분이 된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 둘. 짐을 끌고 밖으로 나오자마자 MoMa와 Hilton 호텔이 보였다. 점심시간 때 맞춰 도착해서 그런가 점심을 먹으러나온 붐비는 사람들 틈에서 캐리어를 낑낑 끌고 54가부터 숙소가 있는 39가 까지 줄곧 걸었다. 뉴욕이다. 길이다. 옐로캡이다. 사람들이다. 그리곤 또 다시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 셋. 

난생 처음 '뉴욕을 보고도 아무 생각이 안 듦'의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뭐 결국 뭔가를 생각했단 건데, 결국 생각보다는 느낌이었으리라. 사진만 보고도, 뉴욕이라는 단어가 흘러나오는 그 무슨 노래를 들어도 눈물부터 짓던 내가 처음으로 뉴욕을 보고 아무 생각이 아니,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그것도 3년만에 겨우 와서는. 여간 당황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2014년도쯤 블로그에 썼던 글이 문득 생각이 났다. 

'너는 그 자리에 있지만 내가 변한걸까, 나는 그대론데 네가 변한걸까.'


2. 있다. 왔다. 있다. 왔다. 

왠만한 곳 빼고는 뉴욕의 구석 구석을 다 가봤다. 3년만에 왔다고 한들 이미 가보기도 전에 소호가 내게 주는 설렘, 타임스퀘어가 주는 압도감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건 직감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짐을 풀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건 바로 재즈바. 보는 건 충분히 봤으니 이제 진짜 뉴욕을 느끼는 데에는 재즈바만큼 또 좋은 게 없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별 생각없이 블루 노트를 검색하다가 0.1초 순간에 흥분에 휩쌓였다. 어? 그리고 설마 이거 내가 아는 그 사람? 그랬다. 그날은 내가 손에 꼽에 좋아하는 랩퍼 탈립 콸리(Talib Kweli)의 공연이 있던 날이었다. 부리나케 인터넷으로 테이블 예약을 했다. 공연 시간에 딱 맞게 도착한 블루 노트에는 이미 사람이 꽉 찼다. 그리곤 좋은건지 아닌건지 모를 맨 앞, 아주 구석의, 모르는 여자 3명과의 합석이 된, 자리에 앉아서 공연을 즐겼다. 사람들을 본다. 앞에 있는 여자 친구들을 본다. 방금 주문한 애플 마티니를 본다. 그리고 공연이 시작되어 탈립 콸리를, 그의 밴드를, 계속 봤다. 공연이 한창 무르익어 갈 때쯤 나는 혼자 실소를 지으며 바닥을 바라봤다. 그리곤 생각했다. 

'나는 지금 뉴욕에 '있는 것'에 감격하는 가, 뉴욕에 다시 '온 것'에 감격하는가.'

이 두가지는 언뜻보기에 비슷해보여도 그 의미는 천지차이다. 공연을 보면서 가슴이 벌렁벌렁 뛰는 걸보니 뉴욕은 과연 내가 '있어야 할 곳' 같다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딘가에서 다시 '돌아온 곳'이라는 것에 감격을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그 짧은 찰나 내 머릿속을 헤집어놓았다. 

결국, 이 곳에 돌아왔으니 있는 것이 아닌가. 


3. 도시의 정의

노호부터 소호 그리고 블리커 스트리트로 이어지는 그러니까, 그리니치까지 돌아봐야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나선 뉴욕 여행 다섯째 날. 홀푸드에 가서 점심으로 샐러드를 먹은 뒤, 스트랜드 북 스토어를 들린 뒤 계속 아래로 걷고 또 걸었다. 어째선지 하루종일 말을 한 마디도 하질 않았다. 혼잣말이 전부였다. 그때까지는 괜찮은 것 같았다. 뉴욕은 사실 가만히 카페에 앉아 사람 구경만 해도 재미있는 곳이다. 그리고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기도 하고. 이런 뉴욕에서 추억의 길을 다시 걷고, 장소에 다시 가보고 얼마나 좋아? 날은 어둑해지는데 배는 고프고 같이 먹을 사람은 없어서 혼자 레스토랑을 가려다 용기가 안나서 결국에 한인타운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루가 달갑지가 않다. 내 기억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5월 어느 하루, 유니언 스퀘어 광장에 혼자 앉아서 광장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타며 저들끼리 재주넘고 있는 청년들을 보고 있었다. 그 때 나는 이 멋진 도시에서 혼자 출근하고, 일하다가 혼자 퇴근해서, 혼자 맨해튼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퇴근해서 집에 오면 혼자였던, 지독한 외로움이라는 걸 생애 처음 느껴봤던 시기였다. 내가 왜 이렇게 가족도 없이 외딴 데에 와서 도대체 혼자 뭐하는 짓인가 하는 서글픔이 컸다. 그날따라 왠지 그렇게 바라던 곳에 왔음에도 자꾸 가슴부터 차오르는 그 슬픔을 이겨낼 수가 없었기에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쳐다보기 시작했고, 스케이트 보드를 타던 소년 중 한 명이 계속 나를 쳐다보더니 다가와 Are you okay?라고 하며 티슈 한 장을 건냈었다. 그 때와 똑같은 마음이 들었다. 내가, 지금, 뉴욕에서, 친구 없이, 혼자,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다음 날, 그리고 뉴욕에서의 마지막 날은 모두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럴 때는 또 절대 이 도시를 떠나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도시는 소통이 전부다. 내 꿈과 이상이 너무나 컸고, 꿈과 이상을 드디어 이뤄냈다는 감격이 너무 컸으며, 이런 것을 남 앞에서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경험을 가졌다는 자부심 역시 컸다. 그런 생각으로 3년을 버텼으나, 실질적으로 내게 작용했던 것은 이상적인 성취가 아니라 현실적인 외로움이었다. 

도시는, 더군다나 뉴욕같은 대도시에서는 소통이 전부다. 함께 걸어다닐, 함께 이야기 할 그리고 함께 밥을 먹을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는 거다. 내가 현재 있는 서울이라는 도시에는 처음부터 소통을 너무나 당연시 여기며, 의도적으로 피하면 피했지 결핍을 느껴본 적이 없었던 삶을 살아왔다. 그렇게 너무나 당연시 되어왔던 소통이, 내가 늘 당연히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고 여겼던 뉴욕에서는 찾을 수 없으니 거기서 오는 간극에 생각보다 충격이 컸던 것 같다. 

노라존스의 New York city 라는 곡의 가사가 떠오른다. 

What started as a mass delusion Would take me far from the place I adore. New York City Such a beautiful disease.


Posted by shasha kim :

수 많은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이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vsco cam 애플리케이션은 개발자가 눈 앞에 있으면 뽀뽀세례를 퍼부어 주고 싶을 정도다. 

이번에 인스타그램이 업데이트되면서 vsco cam이 가지고 있던 필터 조절기능, 대비, 밝기, 명암 등의 기능이 추가되었다.

미안하지만, 난 그래도 vsco cam이 더 좋다. 어떤 사진이든 vsco cam 필터만 입히면 너무 분위기 있어지잖아. 



어느덧 1년이 지났다. 뉴욕에서 한국에 돌아와서 흐른 시간 말이다. 

작년 이맘 때 뉴욕을 엄마 曰, '미친개처럼' 정신없이 누비던 게 생생한데 그게 1년 전이라는 거다. 시간은 정말 속절없고 못되쳐먹었다. 


뉴욕 사진에 vsco cam 의 필터를 입혀보았다. 감탄했다. 뉴욕은 이리보아도 저리보아도 이쁘다. 그래서 그립다. 



- I love my DADDIES

나는 어떻게보면 조금은 불행스럽게도 뉴욕하면 반드시 방문해야만 하는 필수 관광지를 한국에 오기 일주일 전에 몰아 갈 수 밖에 없었다. 

하이라인 파크도 그 중 하나. 천천히 하이라인 파크 위를 걸으며 생각했다. 

"휴, 다행히 이렇게해서... 하이라인 파크. 자 이제 남은게..."



- "This is the best, UNNIE"

지금은 어디갔는지 구석에 쳐박아둔 뉴욕 페이퍼 페인팅? 저걸 15불이나 주고 샀다. 

순수하게 관광객으로서, 한국오기 일주일동안에 사들인 물건들... 다 어딨니? 

난 흰 종이에 그린 그림이 맘에 들었었는데, 언니 언니 하며 흑형이 안 어울리게 한국어를 해대는 통에 당황해서 저딴걸 샀잖아요.



- I just realize New York is beautiful

시간은 없고 여신님은 꼭 영접하고 싶어서 페리를 타고 가던 중에 바라본 로어 맨하탄의 모습. 

사진을 찍다가 순간적으로 너무 놀라 카메라를 내리고 맨 눈으로 한참을 바라봤다. 그리곤 이렇게 혼잣말 했다. 

"우와....... 뉴욕이다..."



- Hello, my dream.

지금 서울에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뉴욕이라는 특수했던 공간은 순간 순간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퇴근하고 좋아하는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사들고 메디슨 스퀘어 공원을 한 바퀴 돌고 돌아가려던 참에 무심결에 바라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참 예뻤다. 

정확하게 그 때를 기억한다. 초등학교 5학년 티비에서 나오던 뉴욕 다큐 속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보고 던졌던 그 한마디.

"넌 이제 내꺼야"



- Who doesn't like Shake shack?

쉑쉑버거를 먹을라치면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대기줄에 빡쳐서 거울깨고 그랬소...까지는 아니지만 아쉬운 발걸음으로 되돌아와야 했었다. 

지금 당장 내 입에 쉑쉑버거를 구겨넣고 싶은데, 난 인내심이 바닥이니까. 그러면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욕하니까.

이제와서 말하지만 그래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마저도 부러웠다. 왜냐구? 그들에 입에 쉑쉑버거가 곧 들어갈테니까. 그것보다 부러운 건 세상에 없다.



- Now! 

금요일 모마 박물관, 내가 지금 뭘 보고 있으며 뭘 느끼고 있는지 생각할 틈도 없이 이리치이고 저리치였다. 

그러다가 밖으로 나와서 한 숨을 돌리고 돌아가려고 걷는 순간, 그래 바로 지금이야! 

건물 사이에 걸려있는 노랑색의 태양이 지금 이거 죽이는 석양이니까 빨리 찍으라 말한다. 그래서 부리나케 카메라를 꺼냈다.

그의 소원대로 죽이는 석양 사진 여전히 잘 보고 있다. 고-오맙다 태양아. 


- Soon, very soon! 

뉴욕에서의 마지막 날, 좋아하는 소호에 가서 정처없이 한참을 걸었다.

오늘만큼은 사진보다는 오롯이 이 순간을 느끼고 머리, 눈, 가슴, 마음 속에 가득 담아두고 가야지...했다. 그런데... 쫌 심심했다. 

이제 볼 만큼 봤고, 즐길만큼 즐겼다는 거니? 쯧쯧, 역시 세상엔 순수한 것이란 없다. 

중간에 멍하니 서서 바라보다가 카메라를 도로 꺼내 몇 장을 찰칵 찰칵 찍었다. 그리고 뉴욕에 오기 전 내 모습을 생각했다.

나는 뉴욕이 그냥 내가 있어야 할 곳 같았다. 아니, 지금도 사실 그렇게 생각한다. 

찾아가고, 다시 돌아오고, 언제부터 언제까지 머무르고, 따위의 말들이 필요없는 그냥 원래 내가 있었고 내가 앞으로도 있어야 할 곳 같은거 말이다.

누가보면 웃기고 오그라들고 우습겠지만 그냥 나는 그정도로 뉴욕이 좋다. 

내가 지금 하는 모든 것, 심지어 밥을 한끼 먹는 것 조차도 모든 것들의 목표는 뉴욕에 있는 것이다. 좌우지간 언젠간 다시 그곳에 있을테니까. 

나는 어려서부터 변함없이 지금껏 뉴욕을 이토록 좋아하고 앞으로도 더 열렬히 좋아할 나 자신이 좋다. 

매일 그리운만큼 더 좋아하게 만들고 그래서 날 움직이게하고 결국엔 날 데려갈테니까. 


Posted by shasha kim :


오늘은 왠지 보스톤이 생각이 났다. 작년 딱 이맘 때 보스톤에 혼자 여행을 떠났기 때문인가? 뭐, 그런 이유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보스톤에서 맞았던 바람, 만났던 사람, 먹었던 음식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열심히 찍어댔던 사진이 또 한 번 보고 싶어졌다. 사진 한 장에 일희일비하는 나에게 혼자 여행이라고 포기할소냐, 현대 과학은 카메라 안에 타이머라는 어마무시한 기능을 아주 잘 구비해놓았기 때문에 이젠 어딜가나 혼자서도 잘해요. 혼자서도 주책 잘 떨어요. 궁상 잘 떤다구요. 

아침 8시정도 되었을거다. 뉴욕보다 북쪽인걸 감안하지 못하고 옷을 홑껍데기를 입고 갔더니, 여행하는 3일내내 하도 떨면서 다녀 누가 보면 풍 걸린 젊은 여성이라 생각했으리라. 다행히 뉴욕에 돌아갔을 때 후폭풍 없이 아프지 않았다. 다행다행. 쨋든, 보스톤 중앙에 위치한 Boston Common이라는 공원과 Public Garden이라는 공원이 나란히 붙어있는데, 이건 어디서 찍었는지 사실 기억이 안난다. 아침부터 엄동설한에 배꼽을 드러낸 조깅 동호회의 뜀박질을 바라보며 다들 제 할 일은 하는구나 느끼며 나도 서둘러 내 할 일 타이머 셀카를 찍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쳐다보건 말건, 내 할 일을 열심히 한다. 간혹 열심히 포즈를 취하다 보면 지나가는 사람이 날 안스럽다는 표정으로 다가와 사진 찍어주겠다고 고생하지 말라고 얘기해주곤 하는데, 아닌 척하지만 마음에선 할렐루야를 외치지. 결국에 인간은 다 외로운법이니까. 이게 오늘의 결론. 끝.


Posted by shasha kim :


흔히 뉴욕에서 로컬 피플들이 인정하는 핫플레이스는 소호나 이스트빌리지 혹은 브룩클린 윌리암스버그를 꼽는다. 관광객의 입장이이었던, 아니 잠시 뉴욕에 거주했던, 아니 그 보다도 더 전에 뉴욕에 환장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로서, 나는 미드타운이 진짜 핫플레이스라고 생각한다. 


오랜시간 마음에 꽂혔던 어떤 한 대상이 변하는 일은 사실 별로 없다. 나는 어릴적부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정말 마음속에 품어왔던 사람이라 한 번 보고 난 후에도, 아니 매일 같이 보는데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대한 떨림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회사가 32번가 한인타운과 가까워서 좋았다. 5번가에 위치해서 좋았다. 무엇보다도 어디든지 눈을 돌려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육안으로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유치하게도 어쩌면 그 빌딩 그 자체가 내 꿈 그 자체이니까. 




뭘 좀 아는 사람이라면, 아메리카노 정도는 마셔줘야지. 


별 웃기지도 않은 논리에, 그 논리를 체화한 채로 오랜시간 나는 카페를 가면 늘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다른 커피? 으. 촌스럽잖아. 하면서 말이다. 


그런 내가 뉴욕에 와서는 아메리카노를 사 마셔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서울보다도 더 화려한 뉴욕에 가니 뭘 좀 아는 사람에서 덜 떨어진 사람으로 격이 떨어진걸까? 하하하. 그건 아닐테다. 그저 나는 또 다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만났을 뿐이다. 그 흔하디 흔한 카페라떼를 말이다. 




뉴욕에 오기 전 맛집이나 유명한 명소를 리스트업하는 것보다 나에게 중요한 건 카페를 리스트업하는 일이었다. 모두가 다 아는 Think Coffee 말고, 정말 로컬 뉴욕커들이 좋아하는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곳. 잊지 못할 원두를 로스팅하는 곳. 그래서 내 첫번째 목적지는 스텀타운커피(Stumptown Coffee Roasters)였다. 그리고 두번째는 컬쳐 에스프레스(Culture Espresso)였고, 그 다음으로는 조커피(Joe of the Art of Coffee)였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내 기억에 남는 카페는 단 한 곳이다. 물론, 그렇다고 위의 카페가 별로라는 소리는 절대 아니다. 당장 달려가 먹고 싶을 정도로 그리운 건 부정 못하는 사실이니까. 




버치커피(Birch Coffee), 내가 가장 좋아했고 가장 많이 갔으며 가장 그리워하는 곳이다. 


버치커피는 5Ave E 27th St 에 위치한 거슈인호텔(The Gershwin Hotel) 1층에 위치하고 있다. 거슈인 호텔과 연결된 2층은 다락방처럼 되어 있어서 한 번 앉으면 쇼파에 맞게 질펀하게 퍼진 궁둥이를 일으키기가 참으로 어렵다.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편한 분위기의 다락방이 있어 좋다. 다만, 갈 때마다 차마 그 궁둥이를 쉽게 일으키지 못하고 오랜시간 죽치고 있는 사람들 덕에 나도 실제로 딱 한 번, 그것도 5분 정도밖에 앉아있질 못했었다. 




주문대에 서자마자 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카페라떼를 주문했다. 4월 말까지도 눈이 오는 미친 날씨의 뉴욕이었지만, 아이스는 포기할 수 없기에 아이스 카페라떼로, 이름이 뭐냐는 질문에 늘 그렇듯 Shasha라고 당당히 말하고, 정작 나온 컵에 Sasha라고 써 있는 걸 발견하며 '또!'라는 한 마디를 뱉으며 카페라떼 한 모금을 쭈욱 들이켰다. 


목을 넘어 식도를 타고 가슴까지 쭈욱 내려오는 시원함에 입을 떼자마자, 가벼운 감탄 한 번, 혀 뒤쪽부터 스멀스멀 올라오는 달콤한 라떼 맛에 긴 감탄 또 한 번.



그 때 길게 내뿜었던 감탄과 동시에 나는 매일같이 버치커피를 찾았다. 한국보다 싼 커피값에 왠지 더 좋은 카페 분위기에 내가 찾아갈 때마다 늘 내 주문을 받아줬던 귀여운 언니때문에 그리고 물론 기분까지 업시켜주는 달콤한 카페라떼맛에, 버치커피는 집보다 더 편한 곳이 되었다. 


All of places where I went, of course, was a lot more comfortable than my home, which have made me feel sick for 5 months.



미국은 어느 카페를 가든 이름을 물어본다. 나는 사실 스타벅스만의 전유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다른 개인 카페에서도 이름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 난 그게 좋았다. 유치하지만 난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줄때나 내가 누군가의 앞에서 말할때 왠지 모를 희열을 느꼈다. 내 이름을 들을 때나 말할 때나 아직까지도 손발이 오그라들고 헛웃음이 나오지만, 그냥 그 순간들이 항상 좋다. 


미국에 처음 도착하고 스타벅스에 처음 갔던 날, 흑인 직원이 내 주문을 받아줬었다. 이름을 물어본다는 사실을 진즉에 알고 갔었기 때문에 주문을 하는 와중에도 머릿속으로 내 이름을 말하는 그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기다렸던 한 마디, What's your name? 

나는 씨익 웃으며 'Shasha' 라고 답을 했다. 그러자 그 직원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지더니 입꼬리 한쪽을 살짝 올리고 웃더라. 왜였을까? 지금까지도 그 직원이 왜 웃었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혹시 내 이름 때문이 아니었을까. 어디선가 들었던 'Shasha(정확하게는 Sasha)라는 이름은 러시아나 흑인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이름인데 동양인 이름이 그렇다는 점에 대해 kind of 이해를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라는 것에 일맥상통했으려나? 그날 주문한 커피 컵에 쓰여있던 건 Shasha가 아닌 Sasha여서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문제는 그 날 이후로, 어딜가나 커피를 주문하고 이름을 말할 때 "Shasha, Not Sasha. S-H-A-S-H-A"라고 굳이 말하는 요상한 버릇이 생겼다는 점에 있다. 


버치커피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었던 브런치 Today's Special. 

퍽퍽한 샌드위치였지만, 후무스(Hummus)와 퀴노아샐러드가 있으니 불만제로.



핫 피플들이 많이 간다는 윌리암스버그나 이스트빌리지 구석에 위치한 곳이 아니고, 혹 어느 누군가에게는 멋없는 5번가 미드타운에 위치한 곳이지만, 왠지 그 자체만으로 멋이 있었다. 찾는 사람들도, 직원들도, 카페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다 멋이 있었다. 입을 행복하게 해주는 커피말고도 눈도 충분히 즐거운 곳이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나오면 유독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경쾌한 발걸음에 박자를 맞추듯 팔을 큼직큼직하게 흔들면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한 번, 사람들 한 번, 지금 손에 든 커피 한 번 번갈아가며 보면서 걷다보면 또 내가 좋아하는 곳에 도착해있다. 위에서 말했듯, 뉴욕의 모든 곳은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집보다 더. 




한 번의 여행에서 모든 것을 다 보고, 누린다면 다음 여행때 다시 그곳에 갈 이유가 있어질까? <여행자도쿄>란 책에서 김영하는 만약 그렇다면 다음 여행은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지만, 
나에게 여행은 단순히 무언가를 보면서 리스트에서 하나씩 지우는 것이 아니라 가장 행복했던 그 순간, 그 장소를 벗어나고 싶지 않아하는 것이다. 그래야 다음 번 여행에 다시 가장 행복했던 그 곳을 찾아갈 이유가 생기니까. 그저 모든 것을 다 보고, 누려서 행복했기 때문에 그 행복을 맛보러 다시 가는 것일뿐일테다.


다시 뉴욕에 가게 된다면, 나는 주저 말고 버치커피로 달려가 라떼 한 잔을 사서 나온 뒤 내가 가장 사랑했던 미드타운을 정처없이 걸을테다. 나의 두번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있는 한 나는 두번이고 세번이고 이 곳을 찾을 것이다. 나를 포근하게 휘감싸는 쇼파나 침대가 있는 집보다 그 시간, 그 자체가 집보다 더 편하니까.  

Posted by shasha kim :

 

 

1. 살아간다는 것. ( Living life)

한 사람이 세상에 나와서 다시 땅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일생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봤다.

나는 일을 한다는 것이 비굴한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적엔. 그러니까, 하라는 대로 해서 잘했다고 돈을 받고 다시 일을 하는 그 일련의 노동의 과정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의문점이 들었다. 왜 저렇게 비굴해야하지? 노동은 비굴한 사람들이 어쩔수 없이 택하는 비굴한 처사? 

돈이 가져다주는 행복과 풍요를 본인도 느끼고 있으면서 그 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는 상당한 착각과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돈은 비굴한 사람들이 좇아가는 것.

아침 시간 테헤란로나 종로쪽을 가보면 출근을 하는 정말 수많은 직장인들을 볼 수 있다. 한 때는 도대체 왜 저들이 무엇을 위해 저렇게 열심히 일을 하러 가나 라는 생각이 나를 사로 잡았었다. 최근에 본 영화 인타임에서도 아침에 눈만 뜨면 일을 하러 가는 사람들, 그리고 노동의 댓가로 시간을 받으면서 삶을 영위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인간이 삶을 살아간다는 게 도대체 무엇일까 열심히 생각했다.

아, 결국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살아가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물리적으로 육체가 살아가는 것이었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먹어야 하고 먹을 것을 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결국 그 놈의 돈이라는 것은 내가 비굴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던 노동의 댓가로만 받을 수 있는 것. 인간이라는 살아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성경에도 너의가 수고하여 땀을 흘린 후 먹는 양식에 대해서 설명한 부분이 있는데, 인간은 이 세상에서 결국 땀흘려 노동을 하고 그 댓가로 먹으면서 육체의 보존을 위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왜 직장을 구하려 하지? 왜 일을 하려 하지? 왜? 무엇을 위해서?

결국 모든 인간의 목적은 사는 것이다. 그저 숨을 쉬고 살아가는 것.

 

 

2. 변화(Click the Like)

나도 좋아요 했고 그도 좋아요 했다.

 

3. 음악광( Musicache)

나는 자신있게 음악광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음악에 미쳐있다. 음악은 날 미치게 만든다.

세상에 제일 무모한 질문은 가장 좋아하는 앨범 Best 5를 꼽아보시오 따위일 것이다. 손으로 꼽을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많다. 나에게 자극을 주는 음악이 너무나 많다.

어느날은 클래식에도 난 몸서리치게 반응하고, 또 어떤날은 60년대 올드팝에 가슴이 뛰기도 하고 또 어떤날은 힙합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냥 어떤 한 장르에 틀에 갖힌 음악이나 아티스트를 넘어서 멜로디가 있는 모든 음율, 음악을 너무 사랑한다. 가슴이 쿵쾅쿵쾅.

아마 아버지, 어머니 영향이 크다. 아버지는 Sinead o'connor 와 같은 비주류, 하지만 굉장히 마니악한 뮤지션의 음악만 골라들으셨고 어머니는 젊은시절 카페의 DJ셨다. 왠만한 올드팝은 다 꿰고 계신다.

어릴적 집안 청소를 할 때면 엄마는 꼭 음악을 틀어놓으셨다. 초등학교 2학년 아니 어쩌면 그 보다 일찍 도대체 이 음악들은 무엇이관대 엄마가 저렇게 틀어놓으실까 생각했었다. 시간이 지나 10년 후 나는 길거리에서 그 노래가 흘러나왔고, 저절로 노래를 따라부르게 되었다. 정말 깜짝 놀랐다. 마치 공산주의 같다. 저절로 가사가 세뇌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조지마이클, 케니로긴스, 져니, 브라더스 포, 비지스. 난 이들의 노래가 나오면 토시하나 안틀리고 자동적으로 노래를 따라부른다. 무섭다 엄마의 은근한 주입식 음악교육ㅋ

아무튼 나는 아버지 어머니의 - 솔직히 다른 사람과는 비교도 안될만큼의 - 음악에 대한 엄청난 열정을 갖고 태어나서 참 감사하다.

 

 

4. 뉴욕이 뭍어나 (New Yorkaholic)

나는 솔직히 예쁜외모도 좋은 몸매도 아니고 스타일이 특별히 엄청나게 튄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볼지는 몰라도 나는 고등학교때부터 뭔가 다른 것들을 좋아했다. 하지만, 그것도 내 스스로의 생각이지 아마 타인의 눈에는 아 쟤는 다른걸 좋아하는구나 라고 까지 느끼게 할 정도는 아니었겠지.

몇일 전, 내가 속한 한 모임에서 돌아가면서 진실게임과 비슷한 유형의 게임을 했었다. 각자 제비뽑기해서 뽑은 질문에 답하는 것이었다. 내가 꼽은 질문은 '다른 전공을 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였다.

나는 다시 대학에 들어가 전공을 선택하라고 하면 주저않고 디자인을 택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의류디자인. 언젠가부터 나는 옷에 굉장히 관심이 많아졌다. 패션이라는 게 허세스러운 거라고 그냥 몸만 가릴 수 있으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내가 살아가는 세상은 패션을 통해서도 나를 드러낸다. 나는 그래서 그 조류에 언젠가부터 속하기로 한 것 같다.

어쨋든, 나는 의류디자인을 공부하고 평소에 관심있던 파리, 뉴욕패션위크같은 곳에서 포즈취하고 찍히는 여자들에 대한 작은 로망이 있었음을 말하면서 멋진 옷을 만드는 멋진 사람이 되보고 싶다고 대답했다. 나는 돌아오는 대답에 놀랐다.

맞아! 시화 너는 옷, 악세서리 이런거 되게 잘 어울려. 그 중에 한 언니가 난 처음에 너 옷을 잘입고 특이해서 디자인이나 패션업계에서 일하는 줄 알았어.

나는ㅋ 솔직히 개평범한 사람이다. 어디가서 옷을 잘 입는다는 소리 들어본적도 없고 패션이 받혀줄만한 몸매도 되지 않아서 뭐 늘 그저그런 옷들만 걸치고 다녔다. 그나마 최근, 화장이랑 옷에 관심이 많아져서 조금 꾸민거 말고는 별로 특이한 프로필을 가지고 있진 않다. 헌데, 타인의 입에서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걸 듣고 기분이 좋았다. 뭐, 사람에 따라서는 그게 왜 좋을일이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컴퓨터를 완전 좋아하는데 다른 사람이 그를 보고 너 완전 공대생같아라고 하면 기분이 좋을 거니까. 그니까 내가 좋게 생각하는 분야에 내가 어울린다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는 소리다.

여기 한가지가 더 있다.

친구중에 이번에 고등학교 영어선생님이 된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그냥 영어랑 되게 어울리는 스타일의 친구다. 물론 영문과를 전공하기도 했고 영어선생님이지만 마치 진짜 교포? 미국에서 태어난 친구처럼 영어랑 굉장히 어울리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 느낌을 그대로 친구에게 전해주었다. 돌아오는 대답에 난 또.

아니야, 아니야 나는 너가 훨씬 더 영어랑 어울리는 것 같은데? 난 너가 중문과 전공한다고 해서 완전 놀랐어. 좀 안어울리는 분위기라서. 너 딱 보면 막 뉴욕, 영어, 미국 이런거랑 되게 어울려.

뉴욕이라니. 난 여태껏 기회가 없어서 26살이 먹도록 내 꿈인 뉴욕에 가보지도 못했는데, 나한테 뉴욕이 어울린다니 어이가 없으면서 정말 그 말이 황홀했다. 뉴욕과 나. 얼마나 꿈꿨던가 뉴욕이라는 도시를.

난 솔직히 정말 친한 사람한테도 말 못하는 사대주의자다. 사대주의적인 표현을 함부로 할 수 없으니 잘 표가 안나는지 몰라도 마음속으로 아니 겉으로 나는 미국사람이고 싶었다. 미국사람이고 싶었다기보다 그냥 미국의 모든 것이 좋았다. 특히 뉴욕의 모든것을 내 삶으로 흡수시키고 싶었다. 행동, 말투, 사상, 문화, 화장, 패션 모두 다.

나만 아는 정말 나만 아는 그 얘기를 그 스토리를 그 노력들을 다른사람의 입에서 듣는다는 것은 정말 기분좋은일이다.

어쩌다보니 결론적으로 내가 사대주의자라는 걸 드러내버린 글이지만, 쨌든 포인트는 그게 아니니까.

뉴욕은 결국 나에게서 뭍어져나온다. 이제 얼마 안남았다.

 

 

 

Posted by shasha kim :

Rog Walker Holic

2011. 6. 1. 12:12 from AMUSED BY MUSIC





http://www.rogwalker.com
http://rogwalker.tumblr.com




뉴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 Rog Walker의 사진에 반했다.
요새 몇 시간이고 그의 블로그와 사이트에 들어가 사진을 감상하는데,
사진의 시옷자도 몰랐던 나는 그의 사진에 넋을 놓고 감탄연발!
비단 멋진 흑인옵하들이 사진 속 주인공이라서가 아니라,
사진의 색감과 배경으로 제시되는 뉴욕의 화려함과 공허함 둘 다를 맛 볼수 있어서 좋다.
사진 속 주인공들이 모두 스타일들이 좋아서 사진의 작품성이 더 배가 되보이는 효과가 없지않아 있다. ㅋㅋㅋㅋㅋㅋㅋ
Rog walker 본인이 사진속에도 많이 등장하고 간지나는 여자친구분들의 패션도 구경할 수 있다.
이거 근데 막 퍼와도 되나 나 저작권 걸려서 잡혀가는거 아냐?






By Rog Walker
(출처 밝혔음 나 잡아가지마 로그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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