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이 밝았다.

내가 정말 가슴깊이 애정하는 이 블로그 공간에 글쓰는 그 일도

눈 코 뜰새없이 바빠서 그동안 하지 못했다. 그래서 조금 슬프다.


그렇게 허무하게 2015년을 맞이했다.

주변에서 모두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정리하고 다가올 새해를 위해 야무진 목표를 세워놓는 모습을 보면서

왠지 나도 그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로소, 이번에 처음.

사실, 위에 바쁘다는 말은 핑계뿐이고 항상 나는 새해를 허무하게 맞이했다. 그 어떤 반성도 다짐도 없이 말이다.

그래서 지금부터는 내가 그동안 어떻게 살았나 돌아보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차근차근 따져보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2014년 돌아보기! 


<2014년>


1월~2월.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잠깐 들어갔던 회사에서 원치도 않는 주류 브랜드를 맡아

원치도 않는 일들을 하다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곤궁해져 그만두고 나왔다. 정-말 힘들었다.

아, 그리고 드디어 2년간 유예를 하던 학교를 졸업했다. 나이 28살에... 대학교를 졸업했다. 하하하하하.


3월~6월. 다시 재취업 준비 기간. 현재 대한민국의 모든 취준생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은 진짜 나다.

도대체 몇 개의 이력서를 썼는지, 내가 시간이 지났지만 쪽팔려서 이곳에 쓰지도 못한다.ㅋㅋ

나 스스로 나 정도면 정말 괜찮고 유능한데...라고 믿어왔던 굳세였던 생각들이 우장창창 깨졌던 시기였다.


6월. 어쨋든 재취업 성공. 

내가 지원했던 회사는 아니었지만, 어떻게 운좋게 엉겁결에 일사천리로 입사하였다. 



7월~8월. 회사 업무 적응 기간.

나는 내가 솔직히 이 일 굉장히 잘 할줄 알았다. 나는 정말이지,진심으로, 남들과 WAY TOO DIFFERENT 하다고 믿어왔으니까.

그런데 생각보다 내게 맞는 일 같지 않았다. 사실 그 생각은 지금 이걸 쓰고 있는 순간도 변함없다.

평생 이 업을 내 커리어로 삼으면서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그렇게 된다면 내 삶이 증오스러워질 것 같다. 

그렇다고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하기에는 아... 이 애매한 경력이여... 내 인생이 어쩌다 이렇게 됐찡? 답이없다.



8월 말 여름 휴가. 혼자 홍콩을 다녀왔다.

홍콩에 있는 동안 뉴욕이 생각나 죽을뻔 했다. 회사 업무에 치여 잠잠했던 - 진심으로 아예 잊고 살았다 - 뉴욕병이

홍콩 여름 휴가를 기점으로 다시 불타올랐다. 홍콩은 그렇게 그 자체로는 내게 그 어떤 감흥도 주지 못한채

기어이 떼어놓고 있던 뉴욕병에 빠져 또 시름시름 앓게 만들어주었다. 


9월~12월. 바쁨 바쁨 바쁨

일이 완전히 손에 익었다. 그만큼 일도 많았다. 야근에 야근에 또 야근.

정신없이 보내다가 그렇게 2014년이 끝! 


키워드로 2014년을 요약하면,

취업, 야근, 홍콩 그리고 뉴욕병 이라 할 수 있겠다. 하하하.

사실, 2014년은 내게 그렇게 큰 것을 가져다 주거나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던 해는 아니다. 

취업이라는 그 자체에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았기 때문에 취업에 성공했다는 것이 나에겐 역시 대단한 일은 아니고,

바뻐서 그랬는지 정말 기회가 없었는지 아니면 그냥 내가 별로인지

지금와서 생각하면 답을 알 것 같지만 늘 핑계로 첫번째 이유를 삼아 연애를 못했다고 말했던 한 해이기도 하다.

생각도 없었고, 원치 않았었고, 기회도 없었다. 

1년 넘게 남자를 만나지 않았다가 10월달에는 어쩌다가 소개팅을 했었다.

그 충격이 사실 좀 컸는데, 잘 안됐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냥 오랜만에 누군가를 만나 이야기를 했던 그 자체가

잠잠했던 그동안의 생활에는 꽤나 큰 풍파였기 때문이다. 


사실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별의 별 일들이 다 있었지만,

2014년 한 해를 크게 봤을 때 어떻게 보면 그저 그랬던 해, 하지만 내년을 위해 준비할 기반을 닦아놓았던 한해였다!


자, 이제 2015년 계획은 언제 세운담? ㅎㅎㅎ

Posted by shash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