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내가 이 카테고리에 글을 쓰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다. 뉴욕, 뉴욕, 내가 그렇게 사랑하는 그 뉴욕 이야길 말이다. 3년만에 뉴욕을 다시 찾았다. 사실 작년 가을에 뉴욕행 티켓을 끊어놓고 이번에 가면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 호기롭게 호언장담을 했던 때도 있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번엔 원치 않게 어딘가에 매어있는 몸이라 그런지 여행으로 밖에 뉴욕을 계획할 수가 없었다. 뉴욕에서 돌아오고, 다시 가기까지 장장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어쩌면 너무도 짧은 시간, 하지만 모든 걸 바꾸어버릴 수 있는 힘을 가진 시간. 나는 둘 중 어느쪽에 더 무게가 실린 3년을 보냈을까. 그 시간이 지나면 돌아온 시간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생긴다던데 어떻게 된 일인지 객관적인 눈은 커녕 있던 눈 마저 멀어버렸다.

내가 사랑하는 뉴욕, 나의 전부였던 그 곳. 그래서 더 큰 빈자리. 


1. 익숙해진다는 건 무서운 것.

밤을 거의 세우다시피 한 뒤 뉴욕행 비행기 탑승. 14시간의 비행시간동안 단 10분여 동안만 취침. 거의 반 좀비가 된 상태로 JFK 공항에 도착했다.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 하나. 시티까지 택시대신 에어트레인과 E 트레인을 타고 들어가기로 했다. 이왕 도착한 거 뉴욕의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빨리 느끼고 싶어서, 그래서 에어트레인을 타고 Jamaica역에 내려 E 트레인을 타고 Lexington 53 St 역에 내렸다. 밖으로 나오기 전 갑자기 기분이 살짝 흥분이 된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 둘. 짐을 끌고 밖으로 나오자마자 MoMa와 Hilton 호텔이 보였다. 점심시간 때 맞춰 도착해서 그런가 점심을 먹으러나온 붐비는 사람들 틈에서 캐리어를 낑낑 끌고 54가부터 숙소가 있는 39가 까지 줄곧 걸었다. 뉴욕이다. 길이다. 옐로캡이다. 사람들이다. 그리곤 또 다시 아무 생각이 안 들었다 셋. 

난생 처음 '뉴욕을 보고도 아무 생각이 안 듦'의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웠다. 뭐 결국 뭔가를 생각했단 건데, 결국 생각보다는 느낌이었으리라. 사진만 보고도, 뉴욕이라는 단어가 흘러나오는 그 무슨 노래를 들어도 눈물부터 짓던 내가 처음으로 뉴욕을 보고 아무 생각이 아니,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그것도 3년만에 겨우 와서는. 여간 당황스럽지 않을 수가 없었다. 2014년도쯤 블로그에 썼던 글이 문득 생각이 났다. 

'너는 그 자리에 있지만 내가 변한걸까, 나는 그대론데 네가 변한걸까.'


2. 있다. 왔다. 있다. 왔다. 

왠만한 곳 빼고는 뉴욕의 구석 구석을 다 가봤다. 3년만에 왔다고 한들 이미 가보기도 전에 소호가 내게 주는 설렘, 타임스퀘어가 주는 압도감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건 직감으로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짐을 풀자마자 가장 먼저 찾은 건 바로 재즈바. 보는 건 충분히 봤으니 이제 진짜 뉴욕을 느끼는 데에는 재즈바만큼 또 좋은 게 없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별 생각없이 블루 노트를 검색하다가 0.1초 순간에 흥분에 휩쌓였다. 어? 그리고 설마 이거 내가 아는 그 사람? 그랬다. 그날은 내가 손에 꼽에 좋아하는 랩퍼 탈립 콸리(Talib Kweli)의 공연이 있던 날이었다. 부리나케 인터넷으로 테이블 예약을 했다. 공연 시간에 딱 맞게 도착한 블루 노트에는 이미 사람이 꽉 찼다. 그리곤 좋은건지 아닌건지 모를 맨 앞, 아주 구석의, 모르는 여자 3명과의 합석이 된, 자리에 앉아서 공연을 즐겼다. 사람들을 본다. 앞에 있는 여자 친구들을 본다. 방금 주문한 애플 마티니를 본다. 그리고 공연이 시작되어 탈립 콸리를, 그의 밴드를, 계속 봤다. 공연이 한창 무르익어 갈 때쯤 나는 혼자 실소를 지으며 바닥을 바라봤다. 그리곤 생각했다. 

'나는 지금 뉴욕에 '있는 것'에 감격하는 가, 뉴욕에 다시 '온 것'에 감격하는가.'

이 두가지는 언뜻보기에 비슷해보여도 그 의미는 천지차이다. 공연을 보면서 가슴이 벌렁벌렁 뛰는 걸보니 뉴욕은 과연 내가 '있어야 할 곳' 같다는 생각이 아주 강하게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어딘가에서 다시 '돌아온 곳'이라는 것에 감격을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그 짧은 찰나 내 머릿속을 헤집어놓았다. 

결국, 이 곳에 돌아왔으니 있는 것이 아닌가. 


3. 도시의 정의

노호부터 소호 그리고 블리커 스트리트로 이어지는 그러니까, 그리니치까지 돌아봐야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나선 뉴욕 여행 다섯째 날. 홀푸드에 가서 점심으로 샐러드를 먹은 뒤, 스트랜드 북 스토어를 들린 뒤 계속 아래로 걷고 또 걸었다. 어째선지 하루종일 말을 한 마디도 하질 않았다. 혼잣말이 전부였다. 그때까지는 괜찮은 것 같았다. 뉴욕은 사실 가만히 카페에 앉아 사람 구경만 해도 재미있는 곳이다. 그리고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기도 하고. 이런 뉴욕에서 추억의 길을 다시 걷고, 장소에 다시 가보고 얼마나 좋아? 날은 어둑해지는데 배는 고프고 같이 먹을 사람은 없어서 혼자 레스토랑을 가려다 용기가 안나서 결국에 한인타운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루가 달갑지가 않다. 내 기억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5월 어느 하루, 유니언 스퀘어 광장에 혼자 앉아서 광장에서 스케이트 보드를 타며 저들끼리 재주넘고 있는 청년들을 보고 있었다. 그 때 나는 이 멋진 도시에서 혼자 출근하고, 일하다가 혼자 퇴근해서, 혼자 맨해튼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퇴근해서 집에 오면 혼자였던, 지독한 외로움이라는 걸 생애 처음 느껴봤던 시기였다. 내가 왜 이렇게 가족도 없이 외딴 데에 와서 도대체 혼자 뭐하는 짓인가 하는 서글픔이 컸다. 그날따라 왠지 그렇게 바라던 곳에 왔음에도 자꾸 가슴부터 차오르는 그 슬픔을 이겨낼 수가 없었기에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쳐다보기 시작했고, 스케이트 보드를 타던 소년 중 한 명이 계속 나를 쳐다보더니 다가와 Are you okay?라고 하며 티슈 한 장을 건냈었다. 그 때와 똑같은 마음이 들었다. 내가, 지금, 뉴욕에서, 친구 없이, 혼자, 무엇을, 하고 있는 거지?

다음 날, 그리고 뉴욕에서의 마지막 날은 모두 친구들과 시간을 보냈다. 그럴 때는 또 절대 이 도시를 떠나고 싶지 않은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도시는 소통이 전부다. 내 꿈과 이상이 너무나 컸고, 꿈과 이상을 드디어 이뤄냈다는 감격이 너무 컸으며, 이런 것을 남 앞에서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는 경험을 가졌다는 자부심 역시 컸다. 그런 생각으로 3년을 버텼으나, 실질적으로 내게 작용했던 것은 이상적인 성취가 아니라 현실적인 외로움이었다. 

도시는, 더군다나 뉴욕같은 대도시에서는 소통이 전부다. 함께 걸어다닐, 함께 이야기 할 그리고 함께 밥을 먹을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는 거다. 내가 현재 있는 서울이라는 도시에는 처음부터 소통을 너무나 당연시 여기며, 의도적으로 피하면 피했지 결핍을 느껴본 적이 없었던 삶을 살아왔다. 그렇게 너무나 당연시 되어왔던 소통이, 내가 늘 당연히 내가 있어야 할 곳이라고 여겼던 뉴욕에서는 찾을 수 없으니 거기서 오는 간극에 생각보다 충격이 컸던 것 같다. 

노라존스의 New York city 라는 곡의 가사가 떠오른다. 

What started as a mass delusion Would take me far from the place I adore. New York City Such a beautiful disease.


Posted by shasha kim :

뉴욕에서 돌아온지 어느덧 2년이 훌쩍 지나갔다. 여전히 머릿속은 그 때의 추억들로 내 마음은 그 때처럼 쿵쾅 뛰고 있는데 2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역시 다 지나고 나서야 아는 것이 시간의 흐름이라지만 이 새끼 너무 빨리 지나가는 거 아니니? 조금만 천천히 더 느낄 수 있게 조금만 속도를 줄여줘. 


심심할 때 뉴욕에서 찍었던 사진을 다시 본다. 이유를 몇 가지 꼽자면 첫째, 그리워서 그렇다. 그냥 항상 나는 그 곳이 그립다. 둘째, 다시 기필코 돌아가리라는 희망과 다짐을 하게 만든다. 사실 10월 17일 뉴욕행 티켓을 끊었지만 사정으로 인해 그 마저도 취소했다.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 뉴욕 사진을 보며 내가 다시 그 곳에 가 있는 그 날을 희망하게 만든다. 셋째, 내가 사진을 참 잘 찍었고 참 더럽게 많이도 찍었다. 뉴욕에 있었던 시간동안 사진을 8,000장 찍었다면 뭐 이미 말 다 했다. 물론 셀카 포함. 쓸데없는 음식 사진 포함한 거지만 말이다. 뉴욕에서의 시간이 소중했었던 증거는 이 8,000여 장의 사진으로 남아있으니 어찌 보지 않을 수 있으리. 


블로그에 전에 업로드 했던, 인생사진이랍시고 프로필로 지정해놨던, 추억팔이용 단골 사진 말고도 그동안 내가 슥슥 넘겼던 사진 중에 건질 것들이 많았다. 의외로 내 카메라는 많은 것을 담고 있었다. 특별할 것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 이렇게 시간이 지나니 소중하다 못해 애를 끓게 만드는 것처럼, 순간은 소중하고 특별하다. 그리고 의외로 내가 사진을 잘 찍기도 했다. 


앤디워홀이 그런말을 했다. "누구나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으니까(Anyone can take a good pictures. Anybody can take a picture)" 내가 찍었던 뉴욕의 사진들은 모두 좋은 사진으로 남아있다. 이 '좋음'을 많은 사람들이 같이 누렸으면 좋겠다. 


_ 차이나 타운을 지나다가 마주한 마사지샵, 입구가 무시무시해보인다. 


_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방문객 티내기


_ 브룩클린 브릿지 위에서도 보이는 여신님, Hello Down there


_ 어디선가 진행중이던 파이어웍스.


_ 화창한 날 유니온 스퀘어에 모인 아이들. 얘들아 어린애들한테 양보들 좀 해라.


_ 강아지가 귀여워 찍으려 했는데, 왠지 그럴듯한 그림자 사진이 탄생. 


_ 코요테 어글리에서 맥주 한잔, 직원과도 한 컷.


_ 본인들 몸채만한 인형을 어깨에 얹힌 채 걸어가는 두 명의 사내... 라고 쓰고 덕후라고 읽는다.


_ 브룩클린 윌리암스버그 스모개스버그의 셀러오빠들. Don't look at me like that...


_ 아무리 봐도 지겹지 않은 미드타운.


_ 뉴욕 도착하기 며칠 전부터 폭설이 내렸었단다. 곳곳에 쌓여 있는 눈. 


_ 센트럴파크에서 정체불명의 촬영을 하고 있는 아이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생각났지. 


_ 혼자 폴짝대며 사진찍던 내가 다가와 같이 뛰자던 아저씨와 다시 폴짝폴짝.


_ 5번가, 그리고 연두색 헤어스타일.


_ 자전거랑 사진 찍으려 포즈 잡고 있던 찰나 다른 놈이 포즈 인터셉트...


_ 꽃은 항상 아름답다. 


_ 앞에 있던 외국인이 웃기는 바람에 빵-


_ 버스에서 졸다가 한 정류장을 더 가서 내려 집으로 걸어오던 중 보이던 맨해튼 야경. 


_ 돈 벌기 힘들지? 


Posted by shasha kim :

홍콩 여행을 가게 되었던 경위는 다 예상 밖이었다. 


사실 중국이라고 하면 - 물론 홍콩은 중국과는 별개라고 봐야겠지만 - 나는 내가 있었던 항주나 상하이 말고는 관심이 없었다. 작년 여름 휴가로 정말 갑자기 홍콩을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관심도 없었고 뭐가 유명한지도 아무 데이터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나였다. 갑자기 홍콩이라니. 


워낙 여행을 갈 때 일정을 세우고 떠나는 스타일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랜드마크 정보만 수집하고 걷다가 괜찮아 보이면 들어가서 먹고 보고 노는 스타일이여서 작년 홍콩 여행도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나 다운 여행이었다. 그러다가 낯선 사람 만나면 맥주 한 잔 마시기도 하고, 한국 사람들과 번개하기로 하고 뭐 그런거 말이다.


그렇게 일년이 흘렀다. 작년에는 꼬박꼬박 돈을 벌던 직장인이었지만 지금은 집에서 밥만 축내는 - 사실 집에서 밥을 먹진 않는다. 매번 나가서 사먹지. 근데 그게 더 못됐다 이것아. - 백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에 여행은 무슨 심지어 10월달에 계획해둔 뉴욕 여행 조차 실행 불가능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절친 은하가 갑자기 쌩뚱맞은 소리를 건냈다. "홍콩 여행 갈래?" 뭐래. 하고 난 웃어넘겼지. 하지만 지금은 안다. 이미 그날 은하의 문자를 받은 그 순간부터 나는 졌다. 그 말 하나가 그냥 앞 뒤 분간하지 않고 나를 움직이게 했으니 말이다. 충분한 돈도 없었고, 백수 주제에 여행이라니? 미쳤어? 아니? 뭐 어때? 하룻동안의 내적갈등을 겪었지만 이미 난 졌던 거야. 이미 마음은 홍콩에 가 있었잖아.


15년지기 절친과 처음으로 떠나는 해외 여행, 나에게는 두번 째 홍콩 여행이었지만 마치 처음처럼 아니 어쩌면 처음보다 더 설레고 흥분된 마음으로 가득 찼었다. 비단 곁에 절친이 있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여러가지로 마음이 복잡하고 지쳐있었던 내게 예상치 못한 홍콩 여행은 많은 것들을 채워주고 덜어내도록 했다.


뉴욕, 상하이 그리고 내가 있는 이 곳 서울, 내가 사랑하는 이 3개의 도시 리스트에 철옹성처럼 다른 도시가 들어오거나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 자리를 이렇게 홍콩이 물 밀듯 밀려 들어왔다. 내게 홍콩은 저 3개의 도시만큼 내게 가슴을 뛰게 하는 곳이 되버렸구나. 


예상 밖의 경험을 거치며 내 안은 더 단단해지고 있고, 더 풍부한 이야기 거리들로 가득 채워지고 있다. 


Posted by shasha kim :

자연보다는 인공이 만들어낸 야경을 정말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다. 나는 어쩌면 정말 도시와 어울리는 사람일지 모르겠다. 

야경을 정말 좋아하니, 유명한 곳은 왠만큼 다 본 것 같다. 뉴욕, 상하이, 홍콩. 다른 곳도 있겠으나 그래도 이 정도면 야경으로 먹어주는(?) 곳 아닐까 싶은데 맞지? (누구한테 물어봐?) 

서울에 여행오는 많은 외국인들이 서울의 야경에 감명을 받고 돌아가는 걸 많이 지켜봤다. 아니, 도대체 왜? 어디가? 하며 나는 반문했지만 그들에게 서울이란 도시는 역시 야경이 참 멋진 도시였다. 서울에 살면서, 정말 평생을 서울에만 살면서 단 한번도 서울 야경에 대한 로망을 품어본 적이 없었다. 외국에서는 인공이 만들어낸 건물 숲을 좋아라 하면서 유독 우리나라 야경에는 건물들 보기 싫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이러니 하면서도 참 모순이다 나. 

내 도시를 사랑해야 다른 어느 도시를 가서도 잘 즐길 수 있을텐데, 더 사랑할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문득 들게 만들었던 이 곳. 서울을 사랑하자. 그 어떤 도시들을 사랑하는 것처럼. 나의 도시를 사랑하자. 






Posted by shasha kim :


무심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봤는데, 내 시야 안에 네가 보였을 때 그 때만큼 행복했던 순간이 또 있을까? 

항상 고개를 들면 네가 보였지만, 지금은 보이지가 않아 보고 싶어도. 

너는 그 자리에 있지만 내가 변한걸까, 나는 그대론데 네가 변한걸까. 

Posted by shasha kim :



밤이 좋은건가, 밤에 노는걸 좋아하는건가.

어디를 가도 낮에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밤에 신나는 곳에서 즐기는걸 천만배 선호한다.


홍콩에서 있었던 시간 중 란콰이펑에서 놀았던 그날 밤, 

최근 1년동안 그렇게 신이 나게 놀아본 적이 없었다. 

스트레스가 지수가 높은 것도 아니고, 춤추지 못해 몸에서 가시가 돋을 지경도 아니었지만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땀까지 흘려가며 춤추고 놀았다. 

그리고, 아! 나는 진짜 밤에 노는게 맞는구나를 느꼈다. 하!



작은 블럭을 둘러싸고 즐비하게 늘어선 바와 클럽들에는 외국인들, 홍콩 젊은이들이 바글바글, 그리고 간혹 나같은 한국여자들도 보였다. 

혼자서는 외로웠을터지만 함께 즐길이가 있다는 게 새삼스럽게 행복하게 느껴졌던 시간이었다. 

홍콩에서 유명하다는 매그넘과 베이징 클럽에는 여성은 무료입장이라길래 들어가봤는데 그다지 재미는 없었다. 

문제는 클럽안엔 노란머리 모델같은 외쿡 오빠들이 안보였다. 


길에서 흘러나오는 클럽 음악에 맞추어 세븐일레븐에서 산 맥주캔을 들고 밖에서 춤을 추면서 즐기는 외쿡오빠들을 발견하고

우리도 그들 옆에서 얼쩡얼쩡 거렸다. 한 번이라도 눈호강을 더 하기 위해. 


바를 한번씩 다 들어가본 것 같은 느낌. 진짜 너무 신이나서 흥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가려는 찰나 란콰이펑 길에서 공연을 하던 친구들을 발견. 

내가 아는 노래를 불렀는데, 지금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앞에서 박자 맞춰주고 몸을 좀 흔들어주니 기분이 좋았나보다. 더 신나게 공연하는 친구들의 그 열정이 참 부러웠다. 


홍콩말고 란콰이펑만 지금 내 옆에 옮겨두고 싶어!! 

마구마구 몸을 흔들면서 놀고 싶다규!

Posted by shasha kim :


아직 젊으니, 이번 홍콩 여행의 컨셉은 방탕이었으니, 외국 각지에서 온 친구들과 어울리겠다며 패기넘치게 8인 1실 도미토리 게스트 하우스를 예약했었다.

하지만 홍콩 출국 하루 전에 예약 취소한 것은 신의 한수였을까. 하루만 도미토리에 묵기로 하고 이틀은 편히 쉴 수 있는 1인 1실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다. 

그 일주일 휴가기간 놀아보겠다고 그 전 일주일 내내 풀 야근을 했는데, 왠지 가서 더 피로가 쌓이면 안될 것 같았기 때문이러라. 


홍콩여행은 내가 예상했던 것 그대로? 아니면 그보다 못하게 좋지는 않았다. 오히려 너무 힘들었던 여행이었을거다.

그래도 내가 4일동안의 휴가에서 편히 쉬다가 왔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홍콩에서 묵었던 숙소가 아니었을까... 

라고 이젠 숙소에 의미부여를 엄청나게 하고 있다. 

(디카에 쓸데없이 숙소 사진이 너무 많아, 포스팅 할 목적이 아니었는데 또 다른 나의 자아가 찍은 것은 아니었을꽈...)


그래서 어쨋거나 저쨋거나

침사추이에 있는 참 아늑한 게스트 하우스 Hop Inn. 

하나는 홍커우로드에 있고 하나는 카나본로드에 있는데 나는 카나본로드에 있는 쪽에서 묵었다. 

주소 James S. Lee Mansion 33-35A Carnarvon Rd


지도상에도 잘 나와있지만, Hop Inn 카나본로드 지점에 찾아가려면 

침사추이역을 기준으로 잡으면 찾아가기 쉽다. 위치가 정말 너무 좋았쟈나! 

침사추이역 A2출구로 나와 뒤쪽으로 걸어가면 된다. 이쪽거리에 한식당 몇군데가 있어 찾기 더 쉬울 수 있다. 

한 블럭을 걷다가 바로 앞에 보이는 세븐일레븐 건물 9층에 Hop Inn이 있다. 


예약은 Booking.com에서 했다. 많은 호텔 예약 앱을 사용해봤는데 (Air Bnb, Hostelbookers.com 등) 부킹닷컴이 제일 편리한 것 같다. 

숙박비는 이틀 숙박에 홍콩달러 1,440. 사실, 홍콩은 워낙 집값이나 숙박비가 비싼데 그에 비해 이 정도 가격에 이정도면 괜찮은 조건인 것 같다. 

여유가 더 있었으면 나도 뷰 좋은 호텔에 묵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난 그래도 여전히 이런 게스트 하우스가 더 좋다. :) 



9층 Hop Inn 프론트데스크 쪽의 모습. 올 화이트 톤 인테리어에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구석구석이 꾸며져 있다.

특히 모든 벽에 Hop Inn을 다녀간 많은 투숙객들의 메시지와 그림들이 남겨져있어서 이것들만 보는데도 재미있더라. 


Deposit은 예약하고 바로 카드에서 빠져나갔고, 도착해서 예약내용 확인 후에 예약시 입력했던 카드 정보로 결제하면 된다. 

220v를 쓰는 우리 한국인들이나 다른 외국인들을 위해 콘센트는 대여해준다. 드라이기도 물론. 나중에 반납할 때 대여금을 받으면 된다.



체크인 시각은 오후 2:00. 나는 한시간 반정도 일찍 갔기 때문에 나가지도 못하고 안에서 기다려야만 했다. 

다행히도 Common Room이 있어서 그곳에서 대기할 수 있었다. 이곳은 저녁이 되면 투숙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놀고 마시는 공간으로! 


볼 것이 많고 아기자기한 맛에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다. 밖은 너무 더웠다. 그리고 도미토리에서 묵었던 전날엔 잠을 제대로 못자 피곤한 상태였다.

깨끗하고 상쾌한 분위기의 Hop Inn을 오니 언제그랬냐는듯 기분이 Refreshed! 



Common Room에서는 책을 읽기에, 게임을 즐기기에, 한데 모여 술을 마시기에도 딱 좋은 공간이다. 

특히, 각 방마다 DVD를 볼 수 있는 TV가 있기 때문에 언제든 빌려서 볼 수 있는 DVD도 쌓여있었다. 

직접 손으로 그려진 한 쪽 벽의 MTR Map도 인상적이다.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셀카도 백만장 찍음.



Common Room과 연결되어있는 바깥 Rooftop으로 나갔다. 우와! 너무 좋아! 소리가 절로 나왔다! 

밖은 덥고 습했지만,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루프탑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위로가 되었다. 


"음... 뭔가 뉴욕같아..."



난 자타공인 셀카, 타이머신공이니까, 사람없는 틈을 타서 타이머로 사진 한 방. :) 

혼자 이렇게 사진찍고 노는거 안해본 사람은 모른다. 정말 재밌당. 



Common Room에서도 타이머 맞춰놓고 사진 한 방. 


드디어 방으로 들어왔다. 구석에 위치해서 더 좋았쟈나. 

방 크기는 2-3평 정도 되는 것 같아 작은 감은 없지않아 있지만 한명이 묵기에는 아주 충분히 넓고 쾌적했다. 

가장 중요한게 아마 청결도일텐데, 정말 깨끗했다. 이불에서도 좋은 냄새가 났었고, 화장실도 엄청 깨끗해서 너무 좋았다. 



이 숙소가 마음에 들었던 또 다른 이유는, 방안에 가득한 그림들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치기 일수겠지만, 벽과 천장에 그려져있는 그림들때문에 더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 배가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화장실. 전면 유리로 되어있어서 그런지 더욱 깨끗해보였다. 

샤워기 물줄기가 조금 약하고 샤워를 하면 변기 세면대에 물이 다 튀긴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아주 훈늉훈늉하다. 



한 낮엔 햇빛이 바로 들어오는 위치 덕분에 셀카도 수백만장. 크허허. 

깨끗하고 지리적으로도 훌륭하지만 가장 좋았던 건 바로 이 창밖 경관이 아니었을까 싶다. 

마치 뉴욕 Platiron Building District를 연상시키는 모습. 정말 멋졌다. :) 



여기저기 쏘다녀 피곤했던 다리 주무르며 맥주한잔. 

홍콩은 날씨가 참 좋다. 덥긴하지만 내가 참 좋아하는 여름날씨다. 우울할 틈이 없게 만드는 매일매일이 화창한 날씨...


홍콩 여행은 전반적으로 만족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 숙소에 있던 시간동안은 아주 편히 아무 잡념없이 쉴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음에 내가 다시 이곳에 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아주 혹시나 홍콩에 간다면, 숙소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이곳을 택할 거다. 

100을 모두 만족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10분의 1은 만족할 거리가 있으니 그걸로 되었다. 

Hop Inn 홍콩 여행을 가는 나같은 홀로 여행족에게는 강력 추천! 

Posted by shasha kim :

백수생활이 얼마나 지긋지긋했으면 새로운 회사에 입사한지 2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얼씨구나 여름휴가로 홍콩행 티켓을 끊었다. 그래서 지금 어디냐고? 내가 이렇게나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쓰는거면 매일 챗바퀴처럼 똑같이 돌아가는 일상 중에 쓴 것은 분명 아니었음이러라. 나는 지금 홍콩에 있다. 

홍콩, 단 한번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물론 관심도 없었던 도시였음에 틀림없다. 아니, 사실 여기에는 뉴욕과 상하이 말고 다른 어떤 도시가 들어갔어도 마찬가지였으리라. 그만큼 난 뉴욕과 상하이 빼고는 다른 나라, 다른 도시 여행에 대한 열망이 있지 않았다. 그건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다. 

그래서 어쨋든간 나는 지금 홍콩에 있다. 장장 3박 4일이라는 시간을 이 무더운 도시 속에 '갇혀' 있다가 드디어 내일이면 집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여행에 와서 빨리 집에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은 처음이다. 다시 오고 싶지는 않은 곳이다. 그 말은 내가 홍콩에 여행을 와서 기대도 안했지만 실망만 잔뜩 안고 돌아간다거나 모든게 숲으로 아니 수포로 돌아간 듯 허무맹랑한 시간이었다는 소리는 아니다. 그저 그냥 단지 다시 오고 싶지 않을 뿐이다. 



홍콩의 밤거리, 홍콩에서의 쇼핑, 홍콩에서의 식도락, 멋진 야경 모두 다 경험했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 여행을, 걷다가 지쳐서 돌아본 곳에서의 식사를, 내가 좋아하는 밤문화를, 양놈과의 끈적한 댄스를, 집에 도착하자마자 왜 샀을까 후회할 물건들을, 그리고 이렇게 혼자 나름 홍콩에서의 마지막 밤이라는 그럴듯한 제목을 붙인 채 블로그에 뭔가 특별한 듯 글을 써대는 이 시간을, 그래, 모두 다 쉽게 잊지는 못하겠다. 좋았냐고? 당연히 좋았지. 돈을 쳐 들여 온 여행이니 어떻게든 좋은 걸 단 한가지라도 끌어냈었어야 했다. 하지만, 이 곳, 홍콩은 오히려 날 더 괴롭게 만들었다.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모두 다, 그곳, 뉴욕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나는 내가 뉴욕이라는 곳을 충분히 누려서 더이상 그곳에 대한 열망은 가기 전의 그것에 비하면 옅어졌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믿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잠잠했던 그 열망이 지금 이곳, 홍콩에서 다시 불타올랐다. 어디를 가든 뉴욕과 비교가 되는 홍콩의 모습에,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는 내 모습에 지쳐버렸다. 



나는 여행을 갈 때 일정을 전혀 세우는 스타일이 아니다. 정말 아니다. 정처없이 걷다가 아무데나 들어가서 식사를 하고 별의미 없는 평범한 건물 외관에 미쳐 사진을 찍으며 길가에 가만히 앉아 행인들을 맥 없이 바라보는게 내 여행 스타일이다. 하지만, 나름 고되었던 2달간의 업무를 잠시 중단하고 휴식을 갖는 나의 홍콩 여행에는 일정이라는 것을 세워 의미있는 여행이 되게 만들어주고 싶었다. 그래서 서점에서 홍콩 여행책자를 사서 꼭 가야하는 곳, 꼭 먹어야 하는 것, 꼭 사야하는 것 등의 리스트를 체크하고 최대한 그것에 맞춰 움직였다. 그런데 말이야... 그랬다. 거기서부터가 실수였다. 

주변에 홍콩에 다녀온 한 사람은 그가 본 야경 중에 홍콩의 야경이 최고였다고 했다. 그래서 밤에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강변으로 갔다. 굉장히 멋졌다. 그런데 맨해튼 야경이 생각났다. 여행책자에서는 시티슈퍼에 꼭 가보라고 권했다. 그래서 하버시티몰 안에 있는 시티슈퍼로 갔다. 굉장히 크고 종류도 많았다. 그런데 자꾸 홀푸드와 트레이더조가 생각났다. 홍콩 딤섬이 참 맛있단다. 그래서 길가다가 딤섬이 맛있어 보이는 꽤 괜찮은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얇은 피 안에 새우와 고기의 고소한 맛. 참 맛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자꾸 뉴욕 차이나타운 조상하이에서 먹었던 만두가 떠올랐다. 홍콩섬에서 구룡반도 (혹은 그 반대)로 이동하는 여러 수단 중에 페리가 있다. 페리 선착장이 참 많이 눈에 띄었다. 탈 의도는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홍콩섬에 있는 스타 페리 선착장에 닿아서 숙소가 있는 구룡반도 침사추이까지 페리를 타고 왔다. 고속으로 물살을 가르며 나아가니 참 시원했다. 그런데 매일 아침 뉴저지에서 맨해튼으로 출근할 때 탔던 페리가 떠올랐다. 

거리모습, 상점, 청결도, 물가 그리고 분위기 모든게 뉴욕과 참 많이 닮아있었다. 그래서 생각지도 못하게 홍콩의 거리를 보다 뉴욕의 거리를 떠올리고, 홍콩의 밤 거리를 누비다 뉴욕에서 누비던 그 때에 잠기고 했던 것 같다. 나 아무리 생각해도 참 이상한 사람인 것 같다.



그래도 여행을 통해 얻은 것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혼자 다니든 옆에 누가 있든 그 안에서 찾을 의미들은 이 안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단지 이제는 더이상 생각하지 않으려 정말 애쓰고 애썼던, 잠자고 아니 죽은 줄만 알았던 뉴욕에서 보낸 시간에 대한 그리움이 반가운 것인지 혹은 반기를 들어야 하는지 아직 분간은 서지 않으나 다시금 수면위로 떠올랐다는 사실이 홍콩에서 4일을 보내며 가장 크게 얻은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나는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또 다시 그곳을 생각하며 일상을 시작하려한다. 다시 가게 되는 그 때에는 지금보다 더 큰 주머니를 가지고 가서 그 안에 추억과 소중한 사람과 시간과 그 모든 것들을 더 많이 담아와야겠다. 추억으로 먹고 사는 나, 이제는 더이상 아닌줄만 알았던 내 모습, 이렇게 다시 만나니 반갑다. 

Posted by shasha kim :

입맛이 워낙 아저씨 입맛이라 국밥과 김치빠순이이긴 해도

가끔은 어제 피자 오늘 햄버거 내일 치킨을 시전하는데는 전혀 무리없는 아직 팔팔한 20대다. 


어제 피자를 처먹었는데. 그 다음날 이 말도 안되는 내장파괴 버거를 먹으러 갔다. 

위치는 압구정 로데오. 자세한 위치는 지도가 말해줄거다. 블로그는 거들뿐. 



일단 마블 덕후인 나는 벽에 페인트된 마블 캐릭터 그림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햄버거가 절로 넘어갈 수밖에 없겠는데용.



내가 처음이라 같이 갔던 오빠가 주문을 해줬다.

두명이서 갔잖아요. 왜 주문을 이따위로 많이해요. ㅜ.ㅜ...... 진짜 주문한거 나온거보고 뜨악했다. 

치킨시저샐러드.... 두명이잖아요. 이거 4명이 먹어도 충분하쟎아요. 이오빠가 내 배를 뭘로 보나 싶었다. 



그리곤 대망의 버거 등장! 

버거안에 들어갈 패티, 야채 등을 고를 수가 있다. 도대체 어떻게 주문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두툼-한 패티가 3개. 

베이컨과 칠리소스와 흘러내리는 치즈, 토마토, 양상치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내가 태어난 이유는 이 버거를 보기 위해서인 것 같았다. 



좋은건 크게 크게! 

산처럼 쌓여져 있는 거대한 크기의 버거라 일명 '내장파괴'버거라고도 한단다. 많이 쳐먹게되서 내장 파괴 된다고.

어느 멍청이가 내장이 파괴될 정도로 저걸 꾸역꾸역 다 먹겠냐 싶었다.


네. 그거 전데요. 



다 먹고나서 거동을 할 수 없을정도로 배가 불렀다. 한동안은 자코비 버거 다시 안 갈 것 같다는 소문이... 

뭐, 양도 많고 맛도 좋은건 사실이다. 일단 비쥬얼로 승부를 보는 버거이기 때문에 인기가 없을수는 없을 것 같다. 


자코비 버거를 먹고 나오면서 한동안은 밥에 김치만 해서 먹을거야!! 를속으로 강하게 울부짖었지만

그 다음날 치킨을 또 엄청 쳐먹고나서 또 똑같은 결심을 했다는 후문이...

Posted by shasha kim :

수 많은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이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vsco cam 애플리케이션은 개발자가 눈 앞에 있으면 뽀뽀세례를 퍼부어 주고 싶을 정도다. 

이번에 인스타그램이 업데이트되면서 vsco cam이 가지고 있던 필터 조절기능, 대비, 밝기, 명암 등의 기능이 추가되었다.

미안하지만, 난 그래도 vsco cam이 더 좋다. 어떤 사진이든 vsco cam 필터만 입히면 너무 분위기 있어지잖아. 



어느덧 1년이 지났다. 뉴욕에서 한국에 돌아와서 흐른 시간 말이다. 

작년 이맘 때 뉴욕을 엄마 曰, '미친개처럼' 정신없이 누비던 게 생생한데 그게 1년 전이라는 거다. 시간은 정말 속절없고 못되쳐먹었다. 


뉴욕 사진에 vsco cam 의 필터를 입혀보았다. 감탄했다. 뉴욕은 이리보아도 저리보아도 이쁘다. 그래서 그립다. 



- I love my DADDIES

나는 어떻게보면 조금은 불행스럽게도 뉴욕하면 반드시 방문해야만 하는 필수 관광지를 한국에 오기 일주일 전에 몰아 갈 수 밖에 없었다. 

하이라인 파크도 그 중 하나. 천천히 하이라인 파크 위를 걸으며 생각했다. 

"휴, 다행히 이렇게해서... 하이라인 파크. 자 이제 남은게..."



- "This is the best, UNNIE"

지금은 어디갔는지 구석에 쳐박아둔 뉴욕 페이퍼 페인팅? 저걸 15불이나 주고 샀다. 

순수하게 관광객으로서, 한국오기 일주일동안에 사들인 물건들... 다 어딨니? 

난 흰 종이에 그린 그림이 맘에 들었었는데, 언니 언니 하며 흑형이 안 어울리게 한국어를 해대는 통에 당황해서 저딴걸 샀잖아요.



- I just realize New York is beautiful

시간은 없고 여신님은 꼭 영접하고 싶어서 페리를 타고 가던 중에 바라본 로어 맨하탄의 모습. 

사진을 찍다가 순간적으로 너무 놀라 카메라를 내리고 맨 눈으로 한참을 바라봤다. 그리곤 이렇게 혼잣말 했다. 

"우와....... 뉴욕이다..."



- Hello, my dream.

지금 서울에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뉴욕이라는 특수했던 공간은 순간 순간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퇴근하고 좋아하는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사들고 메디슨 스퀘어 공원을 한 바퀴 돌고 돌아가려던 참에 무심결에 바라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참 예뻤다. 

정확하게 그 때를 기억한다. 초등학교 5학년 티비에서 나오던 뉴욕 다큐 속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보고 던졌던 그 한마디.

"넌 이제 내꺼야"



- Who doesn't like Shake shack?

쉑쉑버거를 먹을라치면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대기줄에 빡쳐서 거울깨고 그랬소...까지는 아니지만 아쉬운 발걸음으로 되돌아와야 했었다. 

지금 당장 내 입에 쉑쉑버거를 구겨넣고 싶은데, 난 인내심이 바닥이니까. 그러면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욕하니까.

이제와서 말하지만 그래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마저도 부러웠다. 왜냐구? 그들에 입에 쉑쉑버거가 곧 들어갈테니까. 그것보다 부러운 건 세상에 없다.



- Now! 

금요일 모마 박물관, 내가 지금 뭘 보고 있으며 뭘 느끼고 있는지 생각할 틈도 없이 이리치이고 저리치였다. 

그러다가 밖으로 나와서 한 숨을 돌리고 돌아가려고 걷는 순간, 그래 바로 지금이야! 

건물 사이에 걸려있는 노랑색의 태양이 지금 이거 죽이는 석양이니까 빨리 찍으라 말한다. 그래서 부리나케 카메라를 꺼냈다.

그의 소원대로 죽이는 석양 사진 여전히 잘 보고 있다. 고-오맙다 태양아. 


- Soon, very soon! 

뉴욕에서의 마지막 날, 좋아하는 소호에 가서 정처없이 한참을 걸었다.

오늘만큼은 사진보다는 오롯이 이 순간을 느끼고 머리, 눈, 가슴, 마음 속에 가득 담아두고 가야지...했다. 그런데... 쫌 심심했다. 

이제 볼 만큼 봤고, 즐길만큼 즐겼다는 거니? 쯧쯧, 역시 세상엔 순수한 것이란 없다. 

중간에 멍하니 서서 바라보다가 카메라를 도로 꺼내 몇 장을 찰칵 찰칵 찍었다. 그리고 뉴욕에 오기 전 내 모습을 생각했다.

나는 뉴욕이 그냥 내가 있어야 할 곳 같았다. 아니, 지금도 사실 그렇게 생각한다. 

찾아가고, 다시 돌아오고, 언제부터 언제까지 머무르고, 따위의 말들이 필요없는 그냥 원래 내가 있었고 내가 앞으로도 있어야 할 곳 같은거 말이다.

누가보면 웃기고 오그라들고 우습겠지만 그냥 나는 그정도로 뉴욕이 좋다. 

내가 지금 하는 모든 것, 심지어 밥을 한끼 먹는 것 조차도 모든 것들의 목표는 뉴욕에 있는 것이다. 좌우지간 언젠간 다시 그곳에 있을테니까. 

나는 어려서부터 변함없이 지금껏 뉴욕을 이토록 좋아하고 앞으로도 더 열렬히 좋아할 나 자신이 좋다. 

매일 그리운만큼 더 좋아하게 만들고 그래서 날 움직이게하고 결국엔 날 데려갈테니까. 


Posted by shash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