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젊으니, 이번 홍콩 여행의 컨셉은 방탕이었으니, 외국 각지에서 온 친구들과 어울리겠다며 패기넘치게 8인 1실 도미토리 게스트 하우스를 예약했었다.

하지만 홍콩 출국 하루 전에 예약 취소한 것은 신의 한수였을까. 하루만 도미토리에 묵기로 하고 이틀은 편히 쉴 수 있는 1인 1실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다. 

그 일주일 휴가기간 놀아보겠다고 그 전 일주일 내내 풀 야근을 했는데, 왠지 가서 더 피로가 쌓이면 안될 것 같았기 때문이러라. 


홍콩여행은 내가 예상했던 것 그대로? 아니면 그보다 못하게 좋지는 않았다. 오히려 너무 힘들었던 여행이었을거다.

그래도 내가 4일동안의 휴가에서 편히 쉬다가 왔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홍콩에서 묵었던 숙소가 아니었을까... 

라고 이젠 숙소에 의미부여를 엄청나게 하고 있다. 

(디카에 쓸데없이 숙소 사진이 너무 많아, 포스팅 할 목적이 아니었는데 또 다른 나의 자아가 찍은 것은 아니었을꽈...)


그래서 어쨋거나 저쨋거나

침사추이에 있는 참 아늑한 게스트 하우스 Hop Inn. 

하나는 홍커우로드에 있고 하나는 카나본로드에 있는데 나는 카나본로드에 있는 쪽에서 묵었다. 

주소 James S. Lee Mansion 33-35A Carnarvon Rd


지도상에도 잘 나와있지만, Hop Inn 카나본로드 지점에 찾아가려면 

침사추이역을 기준으로 잡으면 찾아가기 쉽다. 위치가 정말 너무 좋았쟈나! 

침사추이역 A2출구로 나와 뒤쪽으로 걸어가면 된다. 이쪽거리에 한식당 몇군데가 있어 찾기 더 쉬울 수 있다. 

한 블럭을 걷다가 바로 앞에 보이는 세븐일레븐 건물 9층에 Hop Inn이 있다. 


예약은 Booking.com에서 했다. 많은 호텔 예약 앱을 사용해봤는데 (Air Bnb, Hostelbookers.com 등) 부킹닷컴이 제일 편리한 것 같다. 

숙박비는 이틀 숙박에 홍콩달러 1,440. 사실, 홍콩은 워낙 집값이나 숙박비가 비싼데 그에 비해 이 정도 가격에 이정도면 괜찮은 조건인 것 같다. 

여유가 더 있었으면 나도 뷰 좋은 호텔에 묵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난 그래도 여전히 이런 게스트 하우스가 더 좋다. :) 



9층 Hop Inn 프론트데스크 쪽의 모습. 올 화이트 톤 인테리어에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구석구석이 꾸며져 있다.

특히 모든 벽에 Hop Inn을 다녀간 많은 투숙객들의 메시지와 그림들이 남겨져있어서 이것들만 보는데도 재미있더라. 


Deposit은 예약하고 바로 카드에서 빠져나갔고, 도착해서 예약내용 확인 후에 예약시 입력했던 카드 정보로 결제하면 된다. 

220v를 쓰는 우리 한국인들이나 다른 외국인들을 위해 콘센트는 대여해준다. 드라이기도 물론. 나중에 반납할 때 대여금을 받으면 된다.



체크인 시각은 오후 2:00. 나는 한시간 반정도 일찍 갔기 때문에 나가지도 못하고 안에서 기다려야만 했다. 

다행히도 Common Room이 있어서 그곳에서 대기할 수 있었다. 이곳은 저녁이 되면 투숙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놀고 마시는 공간으로! 


볼 것이 많고 아기자기한 맛에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다. 밖은 너무 더웠다. 그리고 도미토리에서 묵었던 전날엔 잠을 제대로 못자 피곤한 상태였다.

깨끗하고 상쾌한 분위기의 Hop Inn을 오니 언제그랬냐는듯 기분이 Refreshed! 



Common Room에서는 책을 읽기에, 게임을 즐기기에, 한데 모여 술을 마시기에도 딱 좋은 공간이다. 

특히, 각 방마다 DVD를 볼 수 있는 TV가 있기 때문에 언제든 빌려서 볼 수 있는 DVD도 쌓여있었다. 

직접 손으로 그려진 한 쪽 벽의 MTR Map도 인상적이다.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셀카도 백만장 찍음.



Common Room과 연결되어있는 바깥 Rooftop으로 나갔다. 우와! 너무 좋아! 소리가 절로 나왔다! 

밖은 덥고 습했지만,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분위기의 루프탑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위로가 되었다. 


"음... 뭔가 뉴욕같아..."



난 자타공인 셀카, 타이머신공이니까, 사람없는 틈을 타서 타이머로 사진 한 방. :) 

혼자 이렇게 사진찍고 노는거 안해본 사람은 모른다. 정말 재밌당. 



Common Room에서도 타이머 맞춰놓고 사진 한 방. 


드디어 방으로 들어왔다. 구석에 위치해서 더 좋았쟈나. 

방 크기는 2-3평 정도 되는 것 같아 작은 감은 없지않아 있지만 한명이 묵기에는 아주 충분히 넓고 쾌적했다. 

가장 중요한게 아마 청결도일텐데, 정말 깨끗했다. 이불에서도 좋은 냄새가 났었고, 화장실도 엄청 깨끗해서 너무 좋았다. 



이 숙소가 마음에 들었던 또 다른 이유는, 방안에 가득한 그림들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주의깊게 살펴보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치기 일수겠지만, 벽과 천장에 그려져있는 그림들때문에 더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 배가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화장실. 전면 유리로 되어있어서 그런지 더욱 깨끗해보였다. 

샤워기 물줄기가 조금 약하고 샤워를 하면 변기 세면대에 물이 다 튀긴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아주 훈늉훈늉하다. 



한 낮엔 햇빛이 바로 들어오는 위치 덕분에 셀카도 수백만장. 크허허. 

깨끗하고 지리적으로도 훌륭하지만 가장 좋았던 건 바로 이 창밖 경관이 아니었을까 싶다. 

마치 뉴욕 Platiron Building District를 연상시키는 모습. 정말 멋졌다. :) 



여기저기 쏘다녀 피곤했던 다리 주무르며 맥주한잔. 

홍콩은 날씨가 참 좋다. 덥긴하지만 내가 참 좋아하는 여름날씨다. 우울할 틈이 없게 만드는 매일매일이 화창한 날씨...


홍콩 여행은 전반적으로 만족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 숙소에 있던 시간동안은 아주 편히 아무 잡념없이 쉴 수 있었던 것 같다. 

다음에 내가 다시 이곳에 가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아주 혹시나 홍콩에 간다면, 숙소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이곳을 택할 거다. 

100을 모두 만족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10분의 1은 만족할 거리가 있으니 그걸로 되었다. 

Hop Inn 홍콩 여행을 가는 나같은 홀로 여행족에게는 강력 추천! 

Posted by shash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