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수 없는, 그러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강을 드디어 건너고 말았다.
그 강 정복에 대한 환희에 찰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돌아갈 수 없음에 슬퍼해야 할까?


'복수 아닌 복수를 꼭 하고 말리라.'
우습기도 하고 어처구니도 없기도 한 이 생각을 붙잡았었다. 아주 간절히.
그래야만 2년여의 나의 감정 소모가 나름 허무하게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나는 복수 아닌 복수를 하고 싶었다.

그는,
어렵지만 반면에 너무나 편한 사람.
목소리륻 들으면 달콤했고 얼굴을 보면 가슴이 따뜻했고 뒷모습을 보면 날 두근거리게 했던 그 사람.
하지만 내가 그를 생각하는 것처럼 그사람은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기에
몹쓸 마음이 들었다.
왜, 그랬을까?

사실 그것이 목표가 아니었다.
용기가 생겼었다.
기회를 만들어 꼭 말하고 싶었고 2년전의 관계에서 벗어나 내가 그렇게 꿈꾸고 갈망하던 그런 관계가 되기를,
기도하고 기도했다.
긍정적인 생각은 긍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말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놓지 않고 있었으니까.


참 신기한 날이지.
하필이면 그날 또 그렇게 일이 되버리다니, 사람일은 정말 한치도 내다볼 수가 없는 노릇이다.
그렇게 나의 복수 아닌 복수는 성공했으나, 다시는 돌아올 수도 없는 강을 건너고야 말았다.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결정하고 대답하고 행동했으나 결과는 그랬다.

나의 목표는 다시한번 물거품이 되었다.



웃어야 할까? 슬퍼해야 할까?
그 사람은 어떨까?
그 때 그렇게 마주치면서 그 사람이 들었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마지막 소원이 있다면, 그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하지 않겠지.

그저 이 모든것은
나 혼자만의 착각이라고 그렇게 누군가는 얘기할테니까.






이제 그만!
됬으니.

지금 내 앞에 닥친 새로운 강을 위해
더욱더 신중하게 더욱더 조심스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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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sh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