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가고 싶던 뉴욕의 뮤지엄. 

4개월 넘게 뉴욕에 살면서 일에 치여 뮤지엄 한 번 제대로 가지 못했었다.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MoMa)

금요일에는 4시부터 무료입장이다. 진즉에 알고 있던 정보, 드디어 써먹을 때가 왔노라. 

어쨋거나 저쨋거나 모마 뮤지엄에 대한 후기는 잠시 접어두자.

모마에 이어 퀸즈에 있는 MoMa PS1도 다녀왔다. 그 역시 후기는 나중에. 


아티스트들의 작품감상보다 더 내가 신이 났던 건 바로 뉴욕의 책표지. 

보기만 해도 계산대로 가져가게 만드는 뉴욕의 독특한 아트북 표지들, 감탄을 금할길이 없었다. 



모마에 입장을 하면 2층에 위치한 모마 북 스토어에서 책을 볼 수 있다. 물론 1층에 위치한 샵에도 책들이 있긴 하다. 



투박한 글씨에 크레용으로 쓱싹 그려놓은 것 같은 독특한 책표지. 

시덥잖은 이상한 글씨체 말고 돋움이나 바탕체로 큼지막하게 책 제목을 표지에 써 놓는다면 아름다운 한글이 더 아름답게 보일 수도!



요즘 한국에서도 캘리그라피라든지, 손글씨 같은 것들이 유행하는데 이것들을 이용한 책 표지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손으로 쓱싹 얇게 혹은 두껍게 글씨를 다양하게 해서 그려놓은 이 책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여기저기서 얻은 Quotation들을 일러스트들과 함께 그려넣은 예쁘고 귀여운 책!



그 어느 누가 수영장 사진을 책 표지로 삼을 수 있겠는가! 

만약에 젊은 남녀들이 바글한 수영장 사진이었으면 이런 귀여운 느낌이 좀 덜했을 수도 있다. 

실내 수영장에서 아이들이 튜브를 끼고 있기 때문에 뭔가 더 활기차보이고 독특한 느낌을 주는 것 같다.

풀장 한가운데서 물장난 하는 저 장면 순간포착은 기가막힌 것 같다. 



이 책은 지나가다가 엇! 한글이자나! 하면서 놀래자빠졌던 책이다.

포토그래퍼 Rene Burri의 사진작품이 담겨있는 책이다. 

한국에서 찍은 저 사진이 책 표지가 되어 어찌나 반갑고 뿌듯하던지! : )



글씨들의 규칙적 혹은 불규칙적인 나열. 

노코멘트다. 정말 멋지다.



뉴욕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그래피티와 상점들의 오묘한 조화를 담아낸 사진책자다. 

얼마전 다녀온 5pointz에서도 느꼈지만, 뉴욕은 그래피티 하나만으로도 이미 예술도시라는 칭호를 영원히 가지고 있어도 될만하다. 



누군가와 통화를 하거나, 심심하거나, 멍때릴 때 만약 내 손에 펜이 쥐어져 있다면 난 항상 위와 같은 형식의 그림들을 그린다.

아니 정확히 '끄적임' 이라고 하는 편이 맞겠지? 하하.

이런 '끄적인 그림' 까지 책표지가 될 수 있다는 것, 내가 감탄한 것은 바로 '그런걸 어떻게 책 표지로 써!?'의 고정관념이 깨져버린 것!



저 말도 안되게 빨간 네임팬으로 기껏 잘 찍힌 사진위에 쓱쓱 써놓은 글씨. 

그래서, 더 저 책이 한 눈에 들어왔다. 

억지로 짜맞추지 않고 다듬어지지 않은 것 같은 책표지들이 너무 좋다. 



흔히 '기름종이' 라고 하는 종이를 하나 더 덧된 표지. 

글자들의 위치와 배열까지 정말 맘에 든다. 



나의 목표 중에 하나인 나만의 책을 나중에 출간하게 되면,

나도 그땐 사람들이 상상치도 못한 기발한 책 표지로 내야지! 반드시! 


Posted by shasha kim :



밥은 있는데, 반찬이 없으면 슈퍼에서 1,500원을 주고 오뚜기 3분 미트볼을 사가지고 와 먹는다.

그러면 한끼 식사 뚝딱! 


나에게 미트볼은 3분 미트볼 말고는 다른건 사전에 없었다. 

회사 동료가 서울로 돌아가 혼자가 되어 왠지 모르게 속이 허한 어느날 나에게 건넨 말,

'미트볼 먹으러가자!' 

음... 한식당인가요? H마트에 미트볼을 사서 집으로 가는건가요? ............. 라고 물어보진 않았지만, 뭐 거의 그럴뻔했다. 

아직도 모든 것이 어리둥절한 나는 언니와 오빠를 따라 aka 게이들의 메카 그리니치 빌리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에게 그리니치 빌리지는 캐리년이 사는 동네라는 것 밖에는 몰랐지만, 

- 아, 책에서 본 그리니치 빌리지 유명 빈티지 포스트카드 스토어도 있었다 - 이래나 저래나 왔으니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둘러봤다. 




The Meatball Shop http://www.themeatballshop.com/


64 Greenwich Ave, New York, NY 10011


View Larger Map





붉은 조명의 자그마한 레스토랑.

오래된 연인과 늘 그렇듯 퇴근 후 만나 가벼운 포옹을 한 후, 가볍게 걷다가 들어올 것 같은

그다지 특별해보이지 않는 외관 하지만 조금은 특별해보이는 분위기에 꽤나 즐거운 저녁식사 시간을 보낼 것만 같은 그런 곳.


고단했던 하루 일을 마치고, 나에게 주어진 이 뉴욕이라는 곳에서 

나에게 밥이 필요하지 않은 미트볼을 경험하게 한 오늘을 다시 곱씹으며 다시 생각하니 또 한번 나의 눈물샘을 심히 자극하노라-라며

눈물의 일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던 2013년 2월의 끝자락,



1985년의 앤디워홀은 그의 절친 재키(Jackie O)가 누군가 대단한 사람과 또 한번의 결혼을 하는 것에 대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걸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며 투덜대는 일기를 쓰고 있었겠지. 




메뉴를 봐도 흰건 종이요, 까만건 글자인건 알겠고 뭔지 몰라 이럴 때는 남들 시키는대로 시키는게 최고. 

토마토소스의 미트볼과 블루문 한 잔을 주문했다. 


정신없고 모두가 업된 이곳의, 어쩌면 이 시간의 뉴욕의 모든 레스토랑 분위기때문에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내 입에서 나가는 말들에는 그의 새로운 절친 "뭐라고?"가 계속 따라다녔다. 



나에게 맥주를 건네지 말라. 여기엔 재생만 있고 일시정지와 중지는 없느니라.






드디어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와....와...아........!.....아.....아?

그랬다. 비쥬얼은 조금 아니었다. 늘 그렇듯, 백문이 불여일견,


백문이 불여일식!





아주 조금은 느끼하기도 담백하기도 색다르기도 했지만, 

3분 미트볼이 조금은 그리워지는 정통 미국식 맛이었다. 나에게 밥을 다오....다오.... 김치를 다오....김ㅊ....


그래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무때나 김흥국처럼 들이대는 "경험"을 위해서는 한 번쯤은 먹어볼만 했다. 

아니 두번, 세 번... 왜냐하면 아주 가끔 그 맛이 생각이 나기도 하니까.



하지만, 정말 생각나는 것은 미트볼이 아니라 후식이었다. 

쿠키 사이에 아이스크림이 들어간 샌드형식의 이 후식은, 사실 태어나서 처음보는 비주얼이라 조금은 놀라기도 했다.

- 사실 서울에서는 이미 뻥튀기 사이에 아이스크림을 넣은 뻥튀기 아이스크림이 후식계의 이단아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 





준비 됬습니까? 






아름다운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meatball shop은 사실 이걸로도 꽤 유명하다고 하다. 

한 번 먹으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그맛! 

쿠키와 안에 아이스크림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 



밥을 먹고 나오니 어둑어둑 해진 밤, 그리니치 애비뉴에는 

꽤나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낸 오래된 연인과, 너는 대체 왜 그러고 사냐며 불평을 늘어놓는 절친사이의 친구들,

그리고 가까스로 꿈에 그리던 곳에서 정확히 1년 뒤 그날은 절대 잊지 못할 밤이었다 라고 회상할 27살의 내가 있었다. 

Posted by shasha kim :

그향수

2013. 5. 12. 02:33 from DAILY ARCHIVE


얼마 전 나는 이별을 했다. 나는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느 이별의 과정이 그렇듯 이별을 한 후 얼마간은 지금 걷는 길, 듣고 있는 음악, 마시고 있는 커피에서 모두 그가 묻어 나왔다. 닦아낸 것 같아도 아주 조금씩 묻어 나오기 마련이다. 나는 그를 사랑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라는 향수를 잔뜩 뿌리고 다녔다.

나에게 자신을 잔뜩 묻히고, 난 그에게 얼마나 많이 묻혔을까

Posted by shasha kim :


정작 이케아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정말 그저 오디네리(ordinary)하게, 마치 다이소를 이용하는 것 마냥 다니지만,

대한민국에 있는한 이케아는 뭔가, 꼭 가봐야 할, 마치 천국 같을 것 같은, 다시는 경험 못 할, 뭐 그런 곳쯤으로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번 상하이 여행에서 가장 우선순위가 높았던 곳은 자동적으로 이케아가 될 수 밖에 호호


여행 가기 전 몇 몇 네이버 거지같은 블로그에서 상해 이케아 정보를 찾아봤는데

상해체육관(上海体育馆) 역 5번 출구로 나가 도보 5분이라더니, 토나오도록 걸었다. 

여러분! 상해 이케아를 가시려면 상해체육관 역 6번출구로 나가야 빠릅니다. 진심입니다. 



▶ 이 건물이 상해 체육관. 


▶ 내가 정말 좋아하는 중국의 모습, 너도 나도 자전거와 전동차를 끌고 다닌다.

무엇보다 여유넘치는 그들의 멘탈이 더 아름답다! 


▶ 횡단보도를 미친 엄청나게 많이 건넌 후 겨우 도착한 상해 이케아. 

아... 떨린다... 하얗게 불태워야지...


▶ 들어가자마자 오른편에는 IKEA FOOD가 있다. 

이케아에서 나온 과자, 빵, 초콜렛, 쨈, 타, 커피 등등 다양한 식품을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뭐 그다지 싸진 않았던 것 같다.

IKEA 알파벳 모양으로만 만든 과자. 

커피맛이 나는것이 맛있다. lotus 같아요. 


▶ 상해 이케아를 간 이유 중 가장 큰 건 바로...

이케아 핫도그 세트와 아이스크림. 각 5원 1원......  :-0 

거짓말 안보태고 내가 먹어본 핫도그 중에 제일 맛있었다. 정말.. 정말.. 너무..몹시..매우... 


▶ 이케아 푸드에서 팔던 애플소다. 

껍데기만 뭔가 그럴듯해보이는데 그냥 스타벅스가서 애플주스 사먹는게 나을뻔했다. 



▶ 이케아 푸드에서 물건을 사면 이런 백을 줍니다. 

물론 공짜는 아니죠. 

5원이면 살 수 있어요. 꽤 튼튼합니다. 


▶ 상해 이케아 푸드에서 구입한 까까들.... 

곱하기 3....곱하기 5....

집으로 돌아올 때 우리 짐의 8할은 모두 과자였다는 불편한 진실...


Posted by shash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