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 <Miracles of Modern Science>에서부터 알 수 있는 독특함,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이 밴드는 흥미로움 투성이다. 

처음에 접하게 된 건 유투브 - 나는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꼭 유투브와 함께 한다 - 에서 Daftpunk의 Get lucky Cover 동영상들을 하나씩 들어보고 있을 때였다. 나는 원곡은 물론이거니와 특별히 유투브 커버 아티스트가 가진 각자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곡을 재해석한 커버송들을 좋아한다. 어쨋든, 커버송들을 하나씩 살펴보다가 작은 영상 썸네일에서부터 풍겨져나오는 무시무시하게 독특한 이 영상을 클릭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룹명도 '현대과학의 기적' 이라니. 




뭔가를 보고 입이 떡-하니 벌어지는 일을 최근엔 겪을 일이 없었는데, 정말 간만에 이 영상을 보고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
들고 있는 악기에서 한 번 웃음, 영상 구도와 촬영기법에서 또 한 번 웃음, 연주와 곡 해석에서 정말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Miracles of Modern Science는 영상에서 보는 것처럼 현악기로 구성된 밴드다.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포스트락(Post-rock)이라고 해주면 좋겠단다.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두명의 멤버가 처음 만들었고, 이후 페이스북 등을 통해 다른 멤버들을 모집하여 꾸려지게 되었다. 클래식한 현악기 4중주와 인디락과의 조화, 발상의 전환 시대라더니, 대단하다. 과거라면 상상해보지 못한 것들을 실제로 시도하고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참 나도 많은 자극이 될 수밖에 없다. 

프린스턴 대학을 졸업하고 각자 풀타임잡으로 일을 하는 와중에도 밴드활동을 통해 2008년 처음 EP 'Miracles of Modern Science'를 발표했고, 그 당시 여기저기서 좋은 반응을 많이 얻었다고 한다. 이후, 2011년 첫번째 데뷔앨범 'Dog Year'을 발표했는데, 이름이 알려지게 된 건 유명곡들을 커버한 동영상을 유투브에 게시하고 나서부터라고. 

멤버로는 Evan Younger(double bass/lead vocals), Josh Hirshfeld(mandolin/vocals), Kieran Ledwidge(violin), Geoff Mcdonald(cello) 그리고 Tyler Pines(drums) 이렇게 5명으로 구성되어있다. 그런데, 최근 드럼을 담당하는 멤버가 밴드활동을 그만둔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나저나, 아우, 리드보컬하는 저 남자가 좀 귀여워야지 또. 헤헤. 드럼치며 노래부르는 김반장은 봤어도 콘트라베이스연주하며 노래부르는 사람은 또 처음이네 그려.

최근에는 미국 전역에서 투어를 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발표한 싱글 곡 'Dear Pressure'도 진짜 최고다. 
연주도 연주인데, 뮤직비디오 영상 누가 찍는지 진짜 별거 아닌 것 같은데 굉장히 기발하고 자꾸 생각난다. 재미도 있고. 



그리고 라이브 영상. 흥겨운 분위기가 진짜 가득하다. 



또 하나 좋은 곡, 'The Singularity' 곡 진행 진짜 엄청 특이하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브룩클린에서 주로 활동한다는데, 왠지 길거리에서 본 것같기도 하고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봤든 안봤든, 이미 내 맘속에 입주. :) 




* Miracles of Modern Science Official Homepage > http://www.miraclesofmodernscience.com/

Posted by shasha kim :


손꼽게 좋아하는 랩퍼 Evidence와 프로듀서 The Alchemist의 새로운 싱글, Step Masters.

둘이 Step Brothers인거 이번에 처음 알게 됬다. 어쩐지 닮은듯 안닮은듯. 물론 Evidence가 좀 더 내 스타일이지만. 호호호. 






오랫동안 같이 음악해오긴 했지만,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이번에 앨범을 발표한다. 신난다. 

내년 1월부터 전체 곡을 다 들을 수 있고, 지금은 몇 곡만 공개된 상태다. 

<Lord Steppington> Tracklist

1.) “More Wins”

2.) “Dr. Kimble”

3.) “Byron G” f/ Domo Genesis & The Whooliganz (produced by Evidence)

4.) “Legendary Mesh”

5.) “No Hesitation” f/ Styles P

6.) “Swimteam Rastas”

7.) “Mums In The Garage” f/ Action Bronson

8.) “See The Rich Man Play” f/ Roc Marciano

9.) “Banging Sound” f/ Fashawn

10.) “Step Masters”

11.) “Tomorrow” f/ Rakka Iriscience & Blu

12.) “Draw Something” f/ Oh No

13.) “Buzzing Away”

14.) “Just Step”

Posted by shasha kim :


Halston and Warhol

 

New York Diaries 를 가끔 읽는다. 

과거의 오늘, 누군가의 일상을 읽는다는 게 이렇게 재밌을 줄이야. 나는 특히 Andy Warhol과 John Sloan의 일기가 좋다.

 

 

OCTOBER 11, 1908

Today I finally got at a drawing for the American Press story. In the evening, I had a desperate attack of nervous "inability" I'll call it for lack of a better wordㅡjust seemed incompetent to draw anything. I suppose it's the modern and American trouble, "neur-asthenia." -JOHN SLOAN


DECEMBER 3, 1978

Halston and Stevie Rubell gave Bianca a beautiful fur coat. Dr.Giller paid for the collar, and Halston and steve paid for the rest of the coat. It cost $30,000 or $40,000. I'm surprised they didn't ask me to give her an arm. (laughs) And Halston said, "I think everyone should have furs, jewels, and Andy Warhol Paintings." -ANDY WARHOL

 

OCTOBER 30, 1985

I broke something and realized I should break something once a week to remind me how fragile life is. It was a good plastic ring from the twenties. -ANDY WARHOL

 

JULY 1, 1986

Arnold Schwarzenegger was having a party for the Statue of Liberty at Cafe Seiyoken and I wasn't even invited. And I wasn't invited to Caroline Kennedy's wedding, either. -ANDY WARHOL


JULY 22, 1986 

I've been watching this stuff on Fergie and I wonder why doesn't the Queen Mother get married again. -ANDY WARHOL




Bianca Jagger and Warhol.




Posted by shasha kim :

 


 

흔히 사회에 나오면 좋고 싫음이 분명한 사람이어도 조금 감정을 숨길 줄 알아야 하고,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감정에 너무 솔직하게 대하면 인맥관리가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은 가면을 쓰기도 하고 입 발린 소리를 하라고도 한다. 

나도 그렇게 하려고 했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지 내가 호의를 베풀고, 잘해주고, 괜히 칭찬하고 그러면 그 관계가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속마음이 그게 아니어도. 

 

그런데 최근에 하나 깨달은게, 내가 남을 싫어하는 걸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단 생각이 들고, 좋은데 좋은 티를 안낼 필요도 없다고도 생각이 들었다. 나를 알게된 사람들도 결국엔 나를 좋아하는 편으로 남아있는 사람, 나를 싫어하는 편으로 남아있는 사람, 아니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사람 뭐 알아서들 자기들 감정에 따라 나를 대하고 있지 않나. 

 

나도 어렸을 적부터 관계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웃고, 울고, 고민하고, 마음 고생도 많이 했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좋은 관계'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는데 내가 그 정의를 내리고 싶어서, 나에게 관계는 너무 어렵고도 행복하기도 했던 것이어서 도대체 뭘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나이가 쪼금 먹은 지금 관계에 대해 오랜시간 고찰을 하지는 않아도 여전히 미해결문제로 남아있다. 

 

결국 감정에 솔직할 수 밖에. 내가 상대방을 향한 감정에 솔직하게 대하는게 결국엔 나에겐 더 편한 것 같다.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좋아도 좋은 내색하지 않았고, 싫은데 꼴 같지않게 착한척 하느라 싫은티를 못내면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생각해왔던 날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 지금 결국 내 옆에 없잖아. 어짜피 들통이 날 관계였다면 애초부터 감정에 솔직하게 상대방을 대하는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나도 상처를 안주고, 상대방으로부터 상처도 받지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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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sha kim :

흑인음악을 좋아하면서 내가 딱 하나  - 남들이 들으면 조금 웃길만한- 자부심이 있다면, 아마 내가 대한민국에서 Rahsaan Patterson을 가장 좋아하는 팬이라는 것이다. 흑인음악을 좋아하고 특히 소울 음악을 즐겨듣는 리스너 중에 라쌴을 알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지는 몰라도 나처럼 환장한 팬은 없을거라 생각한다. 그것도 여자팬으로서, 이렇게 미치도록 환장하는 팬은. 

Rahsaan Patterson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 당연지사 그의 앨범은 단 한곡도 안 외우는 곡이 없고, 외모도 좋아하고 패션센스도 좋아한다. 멋드러진 수염도, 몸에 새긴 문신도, 예쁜 눈까지 다 좋다. 무엇보다 그, 어떤, 누구도 라쌴 패터슨이 양말수집가(Socks Collector)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진짜 없을 것이다. 

나에겐 기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그 기회, 그렇게 오랜시간 남들 몰래 좋아하던 라쌴 패터슨의 목소리를 라이브로 듣고 그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것도 뉴욕에서 말이다. 기회가 많은 뉴욕이라해도 어쩜 그렇게 딱 타이밍이 맞게 내가 있을 때 라쌴의 공연이 잡혔는지, 감사할 따름이다. 


2013년 6월 9일 일요일, 한번쯤 꼭 가보고 싶었던 B.B.King 클럽에서 블루노트 재즈 페스티벌 때 맞춘 라쌴 패터슨의 공연이 있었다. 

*블루노트 재즈 페스티벌(Blue Note Jazz Festival)은 매년 6월 뉴욕시티에서 열리는 재즈 페스티벌이다. 유명한 재즈클럽인 blue note를 포함해서 뉴욕 전역에 있는 유명한 재즈클럽에서 많은 재즈 아티스트가 공연을 한다. 평소에 보지 못했던 재즈 공연을 싼 가격에 볼 수 있다. (http://bluenotejazzfestival.com)


두둥- 포트 오쏠리티 터미널을 가야해서 지나치는 곳 타임스퀘어에 위치한 B.B.King 재즈클럽. 주말 저녁이 되면 이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나도 가고 싶다...를 외쳤었다. 왠지 혼자는 자신없었거든.


Rahsaan Patterson의 공연이 있는 날, 간판에 크게 써진 그의 이름을 보자마자 두근두근. 




앞에서 사진도 찍고. 아따 길다. 





안으로 들어왔다. B.B.King 클럽은 물론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재즈클럽이지만, 레스토랑 및 바로 이용해도 된다. 


여기서 파는 Grilled steak 맛있다고 들었는데, 저녁을 먹고 가서 먹지 못했다. 나는 꼬뜨 뒤롱 와인 한잔, 친구는 사무엘아담스 한 잔.



내가 놀란 것 중 하나, 동양인이 나랑 친구 둘밖에 없었다... 


보통 흑인 뮤지션은 흑인들이 좋아하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흑인 천지일줄은 몰랐다. 


시작하기도 전에 그루브 타던 언니 오빠들이 생각난다. 





공연이 시작되었다. 늘 그렇듯 주인공은 모두가 가장 기대치가 높아졌을 때 짜잔- 하고 나타나는 법. 


오프닝 무대로 Monet라는 여성 보컬리스트의 짧은 공연이 있었다. 


목소리가 정말 좋았다. 곡 중간중간마다 플룻을 연주하기도 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플룻소리를 선호하지 않음에도 오묘하게 곡과 어우러지는 플룻소리가 좋았다. 







그리고 나의 오빠 Rahsaan Patterson 등장!! 


그의 가장 최근 앨범인 'Bleuphoria'의 몇 곡으로 공연 시작을 알렸다. 



아... 목소리... 라이브로 죽기전에 꼭 듣고 싶었어요... 정말, 눈물이 앞을 가렸다. 


(백스트리트 보이즈 내한공연을 갔을 때 심장이 터질 것 같았던 그 때 그 느낌이 솔솔)





올해소 40살이 된 나이지만 여전히 멋진 패션과 수염! 내가 진짜 좋아해. 





좋은건 크게 크게, 1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곡인 Friend of mine, Can't wait a minute에 이어


Spend the night이 나왔을 때는 정신줄을 놓고 따라불렀다. 




Spend the night 동영상이 너무 커서 안올라간다.ㅜㅜ 


나의 신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뒤쪽 중앙으로 왔다. 




좋은건 크게 크게, 2


공연에 푹 젖어있는 라쌴 패터슨, 멋지다 멋지다 멋지다! 




마지막 앵콜곡!!!!!!!!!!!!!!!!! 그라췌! 


정말 많은 사람들이 따라부르는 Stop breaking my heart !! 


정말 행복했다! 





공연이 끝났다! 두시간동안 꿈속에 있다가 나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싱어의 라이브를 들을 수 있다는 건 정말 기쁜일이다. 


스티비 원더의 엄청난 팬이기도 한 나는 스티비 원더 내한 공연 때 처음시작할 때 부터 끝날 때까지 울었으니까, 그토록 기뻤으니까! 


그런 기분이 또 들었다. 




같이 갔던 친구는 나 때문에 이번에 라쌴 패터슨을 알게 되었고 곡 한번도 안들어봤었는데도,


라이브 공연 보고 반했다고 한다. 나도 그렇지만 데리구 간 친구도 잘 봤다니 다행이고 또 다행이다. :) 





공연이 끝난 후, 1층에서는 라쌴 패터슨의 사인회 겸 포토타임이 있었다.


공연도 모지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니 진짜 눈을 비비고 또 비비고. 


사진을 보고 음악을 들으며 죽기전에 볼 수 있겠지, 했던 사람이 눈 앞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으니 하... 





그래서 이렇게 같이 찍었다! 얼굴이 나보다도 작으신 우리 라쌴오빠... 


아참, 라쌴 패터슨은 이미 오래전 커밍아웃한 게이이기도 하다. 아쉽다. 왜 멋있는 사람들은 임자가 있거나 게이일까 왜때문에?


애니웨이, 늘 나에게 첫번째인 소울 싱어는 라쌴 패터슨을 직접 볼 수 있어 행복했던 6월의 어느날이었다. 




Rahsaan Patterson에 대해 간략히 소개를 하자면, 


1974년 뉴욕 브롱스에서 태어났고, 80년대 <The Kids>라는 티비 쇼의 "Kids Incorporated" 멤버로 활동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흔히 알고 있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어릴 적 활동했던 미키마우스클럽같은 개념으로 보면 된다. 


카랑카랑한 어린 목소리로 어찌나 노래를 잘 부르는지, 그리고 어린 애가 무슨 감정이 그렇게도 깊은지, 감탄에 또 감탄. 아무래도 이 사람은 노래를 부르려고 태어난 사람같다. 





1997년도에 첫 앨범을 발표하고 가장 최근 2011년엔 다섯 번째 앨범을 발표했다. 뭐니뭐니해도 데뷔앨범에서 그가 하고자 하는 음악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그 색깔이 진득허니 묻어난 트랙은 개인적으로 4번 So fine, 13번 Ain't no way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R&B라는 장르로 국한시키기에는 그 이상의 것을 보여준다. 나는 네오소울의 시작을 알리고 이끌었던 뮤지션으로 흔히 지목되는 D'Angelo 보다는 라쌴패터슨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디안젤로의 <Brown Sugar(1995)>가 더 일찍 나오기 했지만 진정한 네오소울의 성격을 따지자면 라쌴패터슨의 음악이 좀 더 가깝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2집 <Love In Stereo>도 최고고 3집 <After Hours>에 이어 4집 <Wines & Spirits>에서 히트곡이 많이 나왔다. Cloud 9이나 Feels good 그리고 Stop breaking my heart까지! 한 곡 한 곡이 가슴을 울린다. 그러다가 2011년 4년만에 발표한 앨범 <Bleuphoria>이 발표되자마자 듣고 나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음악 성격이 정말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라쌴이 몇 장의 앨범을 작업하면서 자기가 정말 하고자 하는 음악이 이런 것이다 라는 걸 5집에서 여실히 드러냈다고 본다. 아무래도 흑인 음악에도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유행하고 있던 점을 고려해서인지는 몰라도 굉장히 많은 전자음을 사용했다. 굉장히 실험적이고 몽환적이다. 전자음을 많이 써서 대중적이라고 생각할지는 몰라도 여전히 대중적이진 않다. 그럼에도 쉽게 들리고 처음부터 마지막 트랙에 이르기까지 전달하는 오묘한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정확히 이 앨범을 돌려서 들은지 정확히 10번 째 되었을 때 비로소 아! 하며 감탄을 했으니 말이다. 


앨범 발표할 때마다 미국 내 R&B 차트 상위권에 많이 올라 인기도 많은 것도 사실이고 서서히 국제적으로도 이름이 널리 알려진 건 사실이지만, 모두가 다 아는 맥스웰이나 디안젤로처럼 인기스타였던건 아니다. 하지만 음악계에서 인정하는 명실상부한 소울 아티스트로서는 많은 인정을 받았다. 앨범의 퀄리티도 높고 어릴 적 연예계에 입문했음에도 대중적으로 타협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음악성을 고고히 지켜가며 하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그게 내가 라쌴 패터슨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겨울이 되면 늘 생각나는 Rahsaan Patterson. (특별히 크리스마스 시즌 앨범을 발표한 적도 있다. <The Ultimate gift>) 


언젠가 또 만나요 오빠!



Posted by shasha kim :


그렇다. 영하로 떨어진 기온과 패딩을 입고 목도리를 칭칭 두르게 된 겨울이 왔다. 

나는 사실 사계절 중 가장 싫은 계절을 꼽으라 하면 주저말고 겨울이라 할터인데 - 일년 12달 중 6개월은 추운 것 같으니까, 난 추위 못 견디니까 - 그래도 겨울은 가을처럼 멜랑꼴리한 기분은 주지 않고 오히려 설레게 하는 재주는 있다. 아직 12월도 안왔는데 길거리에 연신 틀어대는 캐롤송과 크리스마스 트리, 조명들 때문에 강제 연말을 느끼고 있는 게 한 몫한다.

빌리조엘 포스팅에도 썼지만, 특정한 계절에 맞는 음악 장르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겨울에는 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나는 재즈 음악을 들으라고 할 것이다. 스타벅스에서는 11월부터 벌써 크리스마스 송을 틀어주고 있다. '아니, 도대체 왜 벌써?'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설레는 기분이 더 크게 들었던 건 나만 아는 비밀. 재즈 음악에 취해 할 일 못하고 음악에 맞춰 발만 튕기다가 온 것도 함정.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재즈 음악 몇 곡을 추천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답답하고 힘든 겨울이 될 수도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악 들으면서 그런 힘든 것들 다 날려버려야지. 그게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하는 거니까. 






#1. My Favorite Things by John Coltrane

사운드오브뮤직 OST 중 가장 좋아하는 My favorite things를 존 콜트레인의 섹소폰연주로 재해석했다. 존 콜트레인의 섹소폰 연주는 언제 들어도 황홀하기 이를데가 없다. Blue Train 같은 앨범,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이런 천재들은 왜 다 단명하는걸까. 





#2. Take Five by David Brubeck Quartet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모를 수 없는 David brubeck의 Take five. 나는 진짜 정말, 눈물나게, 무지막지하게 좋아하는데, 특히 이 영상은 더 좋아한다. 초반 데이빗 아저씨의 피아노 연주 나오다가 시작된 take five의 반주에서 소름한번, 섹소폰 솔로에서 또 한 번, 그리고 하이라이트 드럼솔로까지... 대박이다. 아니, 다 노인네들이잖아. 음악도 음악이지만, 이 영상 정말 강력추천이다. 





#3.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by Tony Bennett

가장 좋아하는 재즈 보컬리스트, 단연 토니 베넷 할아버지. 많이 울었다. 이 할아버지 앨범 들으면서 추운 겨울날 이불 뒤집어 쓰고 방에서 많이도 울었다. 뭐 특별히 슬픈일도 없고 그렇다고 기분 좋은일도 없는데, 이 목소리가 사람을 울보되게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I left my heart in san fransicso 이 곡을 좋아한다. 첫 소절에서 '~인 샌프란↗시스코↘~' 할 때 눈물도 같이 흐른다. 주책맞게.토니 베넷 아저씨는 젊었을 적 목소리도 좋지만 나이가 좀 들어 깊이가 더해진 지금의 목소리가 더 좋다. 할아버지 돌아가시기 전 라이브로 한 번 꼭 보고싶다. 그리고 이 가슴뛰는 노래의 배경인 샌프란시스코도 꼭 가보고 싶다. 






#4. Everything Happens To Me by Thelonious Monk

재즈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을 때 처음 접했던 사람이 바로 그 위대한 셀로니어스 몽크다. 물론 내가 그의 연주를 따라칠 수준은 안됐으므로 악보만 보고도 금새 접었지. 껄껄. 셀로니어스 몽크 연주를 들으면 알겠지만, 다른 재즈 피아니스트들과는 그 느낌을 달리한다. 정말 헉- 소리가 나오는 전위적인 건반터치, 투박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둘 다 주고 있다. 나는 하나 또 유심히 본게 그의 페달 사용인데, 과하지 않게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 같아 놀라웠다. 

연주만 듣고 이건 누구의 연주지? 하면서 맞추기 어려운게 피아노 연주인데, 그런면에서 셀로니어스 몽크가 재즈계에 한 획을 그은 이유는 음악을 들어보면 알 수 있다. 듣기만 해도 그의 피아노 연주라는 걸 바로 맞출 수 있기 때문에...그 독창성과 개성은 정말 시공을 초월한다.



김이 솔솔 나는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음악 들으면서 편히 쉬고 싶다. 오늘만큼은- 

Posted by shasha kim :





나는 정말이지, 가을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싫어한다고 말하는게 어쩌면 더 가까울 수도. 

나를 괴롭게 만드는 스산한 바람도 싫고, 추락을 의미하는 것 같은 낙엽들을 바라고 있기도 가슴이 아프고, 

뿌옇고 흐리멍텅한 하늘을 보면 있던 희망마저도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좋아질 수가 없다. 

 

그래도 적어도 오늘은 아니,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그런 우울한 날엔 음악 들으면서 마음을 조금 다스리려고 노력중이다.

아이팟에서 몇 년동안 빠지지 않는 앨범이 몇개 있는데 그 중 하나는 바로 빌리조엘의 전집이다. 

초등학생 때, 그러니까 어린나이에 미친듯이 뉴욕에 미쳐있을 때 New York State of Mind 라는 곡을 접하고 나서부터

빌리 조엘의 앨범을 찾아 들었다. 아니, 더 엄밀히 말하면 피아노에 진정으로 재미를 붙이고 치기 시작한 대학교 1학년 때,

Piano Man을 듣고 따라치면서 더 빌리 조엘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아직까지 피아노맨은 마스터를 못했다. 

 

내가 생각하는 음악에는 각자 듣기 가장 좋은 최적의 때가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Maxwell의 Sumthin' Sunthin'은 절대 여름에 들어선 안되고,Wouter Hamel의 March, April, May는 절대 가을에 들어선 안되며,

John Mayer의 Born and Raised는 절대 가을에 들어서는 안되는 뭐 나만의 말도 안되는 웃기고 있는 규칙이 있긴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언제 들어도 '퍼펙트타임!' 이라고 외칠만한 앨범이 흔하지 않은 건 사실이다. 

사실, 음악은 정말이지 계절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중에 하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뻔하지만, 빌리 조엘의 곡들은 언제 들어도 '퍼펙트타임!'이다. 

그건 다시 말해서 피아노의 매력이기도 한데, 모든 곡에 정말 듣기 좋은 피아노 소리가 들어가 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피아노는 꽃이 피고, 햇빛이 내리쬐며, 낙엽이 떨어지고, 눈이 오는 모든 분위기에 다 잘 어울린다. 

그게 내가 한 때 피아노에 푹 빠져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고. 

 

기분이 살짝 우울한 요즘, 내가 힘들 때마다 빌리 조엘 음악을 들으면서 위안 받았던 때를 기억하면서 

여전히 오늘도 빌리 조엘 음악으로 위로받고 있다. 

창문을 열어보니 맑은 공기에 조금 찬 바람이 볼을 스친다. 언제쯤 다시 좋아질까, 너무 오래도록 이러고 있는게 아닐까 하면서...

마침 The Longest Time이 흘러나온다. Maybe this won't last very long 이라고 ㅎㅎㅎ 

 

정말 지겨울리가 없잖아. 빌리 조엘 아저씨 내한했으면 좋겠다. 

그럼 50cent 티켓 끊었을 때처럼 1번으로 예매해서 갈 자신 있는데말야.

Posted by shasha kim :

 

자소서나 쓰며 오후시간을 보내고 있던 토요일, 수로에게서 문자가 왔다. 

추석연휴 거의 먹고 자고 집에서만 사육을 당하다시피 한 나에게 휴식이 필요했다.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주 단 것을 먹는 나에게 '와플먹으러갈래?' 보다 이 순간 필요한 말은 없었다.

 


 

강남 지역에서만 거의 15년을 넘게 살았다. 

그래서 걷는 여유보다는 빠르게 움직이는 교통에 적응되어있고, 

한 블록 한 블록 건너 자리잡은 식당보다는 따닥따닥 붙어있는 상가나 강남역처럼 사람이 바글바글한 곳이 더 익숙하다. 

 

경복궁쪽이나 삼청동 혹은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조금은 고즈넉한 분위기의 동네를 사실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건물 하나 없이 논과 밭이 펼쳐져있는 시골에 가면 이상하게 답답증을 느끼다가 강남에 들어서 높게 솟은 건물들을 봐야지 비로소 가슴을 쓸어내리며 휴- 집이다 하고 안심하는 요상한 취향이라 그런가보다. 

 

며칠전 라섹수술을 해서 고양이 세수만하고 나온 솔이와 내일 소개팅 걱정에 또 입술을 물어뜯는 수로를 만나 삼청동으로 고고씽! 

차가 있는 친구 덕분에 쉽게 움직일 수 있으니 더 좋았다! ^0^

 

 

 



삼청동 맛집으로 네이버에 검색했더니 묵은지 삼겹살 찜으로 유명한 '둔둔' 이라는 곳에 꼭 가야겠다며

정말 이곳에 이끌고 온 수로를 칭찬해주었다. 가격에 비해 조금 양이 적었지만 맛있었다. 

밑반찬도 깔끔하니 특히 멸치볶음이 최고!

 

솔직히 이 동네를 전----혀 모르겠어서 어떤 걸 타고 어떻게 걸어서 어떻게 들어와야 하는지 알 길이 없지만, 

역시 자상한 네이버는 지도가 있으니.......... 

 

둔둔 

서울 종로구 삼청동 27-4 둔둔

가까이에 감사원이 있어요... 그리고 베트남 대사관이 있고요... 뭔 언덕이 있고... 나무가 많고... 산이 있네요...

 


 

 

묵은지 삼겹살 찜 2-3인용이라고는 하는데 2명이서 먹을 양이었다. 조금 모자랐다. 

다음에 와서는 하나 더 시켜야 겠다. 왜냐하면 내가 삼겹살을 다 먹을거니까... 

 

워낙 피자, 햄버거같은 느끼한 음식보다는

3번 끓인 김치찌개, 꽁치 김치찌개, 라면 김치찌개, 참치 김치찌개, 볶음김치 등 김치에 목숨을 바치는 입맛이라 

둔둔에서 먹은 묵은지 삼겹살 찜은 그냥 내 입맛에 안성맞춤이었다! 추천추천!

 

 

 


다 먹고 수로가 말한 '와플이 겁나게 맛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신천지였다. 삼청동은 진짜 쪽팔리지만 처음이라 처음 와 본 동네라 다 신기했다. 

촌티 안낼라 했는데 그냥 표정에서 드러났겠지... ㅎㅎ

 

자주가는 가로수길처럼 양쪽 골목에 들어선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조금은 다른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시멘트와 대리석으로 지어진 차가운 느낌의 건물이 아니라 대부분 원목으로 지어진 외관이라 그런지 한국식 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맘에 안든 건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 내려는 나무 조명, 거리 조명. 

(난 크리스마스는 미치게 좋아하지만 그 전부터 떠들썩하게 떠들어대는건 세상 제일 싫어한다.)

 

와플 먹으러 ㄱㅏㅈㅏ!!!!!!!!!!!!!!!!!!!!!!!!!!!!!!!!!!!!!!!!!!!!!!!!!!!!!!!!!!!!!!!





Slow garden

서울 종로구 삼청동 15-2 

역시 어떻게 가야하는지 몰라요... 지도만이 알뿐... 블로그는 거들뿐...




 

 

브런치랑 와플이 그렇게 맛있다고 하도 칭찬을 해서 먹었는데... 강남역 CGV 뒤에 있는 에스프레소 퍼블릭 와플이 더 맛있는 것 같았다. 

요즘 어딜가도 이정도 와플은 나오는 것 같다. 어쨋건 먹을 때 만큼은 아주 맛있게 먹었다! 

 

아이스크림 와플이었는데 세트로 시키면 음료 두잔이 무료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겐다즈 그린티 아이스크림이 올라가 있으니 말 다했다. 

5분만에 아작낸 것 같다. 




 

어느덧 2년차, 3년차 직장인에 접어든 친구들과 대화를 하면서 참 많은 걸 느낀다.

내가 몰랐던,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들으며 간접적으로 그들의 삶을 조금 유추할 수 있게 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보다 조금 나이가 어렸을 때에는 '얜 나랑 맞지 않아' 라는 생각이 들면 그 친구를 이해하려 들지 않고 오히려 멀리하려고만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친구' 라는 관계아래에 있다면 나와 맞지 않음을 느껴도 이해하기 어려워도 그 사람 그 자체를 사랑할 수 있게 된다. 

 

요 며칠 스트레스로 생각도 많아지고 또 다시 예전의 내가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것 같아 괴로웠는데,

조금은 신선한 곳에서 신선한 바람을 맞으며 친구들과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던 그 시간으로 인해 리프레시 된것 같다. :) 




 

다시 동네로 돌아오는 길 남산터널 들어가기 전. 

 

더 힘내야지. 나를 남에게 자랑해주는 고마운 친구, 아껴주는 소중한 친구들의 응원을 생각해서라도.

그리고 이제 강남에만 있지말고 촌티 벗어내야지. ㅎㅎㅎ 



Posted by shasha kim :

  

 


화창했던 5월의 어느날 예배를 드린 후, 그리니치 빌리지로 향했다. (사실 교회와 위치가 가까웠다...)

바야흐로 뉴욕에 봄이 찾아온 이 때, 가만히 있어도 천천히 걸어도 꽃내음에 취할 수 밖에 없었다. 아름다와- 

 

그리니치 빌리지를 가기 위해서는 - 항상 걸어서 갔지만 -

L 라인 8 Ave나 1,2,3 라인 14 St 역에서 내리면 된다. 다른데선 좀만 걸으면 된다고들 하겠지만, 아니예요 좀 걸으셔야 되요. 

 


House of cards and Curiosities

23 8th Avenue, New York, NY, 10014



크게 보기

 


 

 



워낙 카드문화가 발달한 특징때문에 약국에서도 슈퍼에서도, 때에 맞는 독특한 문구와 디자인으로 된 카드를 팔긴 하지만
아무 생각없이 걷다가 발견한 이곳에서 파는 카드는 왠지 더 이쁜 것 같았다. 유난. 
게다가 내가 환장하는 팬시나 피규어도 팔고 있어서 안좋아할 수가 없었다. 

이 근처에 가면 물건을 사지 않아도 한번씩 들렀다. 
걸을 때마다 삐걱삐걱 대는 나무 바닥소리와 아주 좁은 공간에 조밀조밀, 빼곡하게 들어선 카드와 피규어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다시 가구 싶다...´(o_o)`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프리다칼로를 쫌 좋아하는 편인데, 특히 여기에 프리다칼로와 관련된 것들이 많았다. 

책, 러그, 포스터, 그의 그림이 그려진 엽서, 액자 등등. 물론 가격이 착하진 않았지... 하지만 난 몇개 샀지. 난 착하지 않으니...(?)

 

 

 

 


미국에서 파는 카드는 너무 좋은게,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춰 카드를 골라 쓸 수 있다. 
위에는 그 중 너무 웃겨서 가게 안에서 폭소했던 카드... 
Get well란에 있었는지 Do right 란에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카드를 열면 안에
'I hope you put everything right' 이렇게 써있었던 것 같다. 그렇지... 제자리에 잘 가져다 놔야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여기가 더 좋은 이유는 다양한 피규어들을 볼 수가 있다. 
커다란 크기부터 손톱만하게 타이니한 피규어까지! 종교적이거나 캐릭터이거나 동물 혹은 사람모양 등등. 

아래는 엄지손톱만한 크기의 피규어인데, 계산대 바로 앞에 쌓아놓았다. 하나에 $1.5.
카드 쓰고 그 안에 하나씩 넣어주면 좋을 것 같아서 실행해봤더니, 아뿔사^^ 봉투가 찢겨지네 ... 


 

 

미국에서 사온 엽서와 카드가 다 떨어져 가는데, 순간이동해서 다녀오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괜히 실용적이지도 않은 팬시나 장난감 아니면 나 보기 좋자고 엽서 모으기에 환장하는 것 같다. 

하긴, 나이가 무슨 상관이람. ^,.^

 

오늘도 사랑하는 이에게 카드를 쓰자! 

 

 

Posted by shasha kim :


LE BAIN

Le Bain is a penthouse discothèque and rooftop bar featuring world-famous DJs, a state of the art sound system and superlative-inspiring views. During the summer, there's a plunge pool on the dance floor and a crêperie on a "grass" covered rooftop.


일단은 홈페이지에 나오는 진부한 소개문. 


뉴욕에 왔다. 뭔가 관광객처럼 보이기는 싫다. 뉴요커처럼 보이고 싶거나 혹은 뉴요커들이 가는 곳에 가보고 싶다.

카페 가기엔 밋밋하고, 클럽 가기엔 늙었고, 공연을 다니기엔 부담스럽고, 술집을 가기엔 하도 많이 마셔 비만과의 전쟁 찍어야 할 판이고

그래서 내가 결국에 선택하는 곳은 라운지바. 


요즘 흔히들 "뉴욕의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라고 부르는 그 곳! 

미트패킹 지역(Meatpacking District)에는 수많은 레스토랑과 클럽, 호텔, 바가 즐비하다. 

그 중 내가 선택한 곳은 스탠다드 호텔 꼭대기에 위치한 루프탑 바, 르뱅(Le Bain).


내가 가본 뉴욕시티에 있는 많은 루프탑 바 중 여기 르뱅이 최고였던 것 같다.

멋쟁이들이 오는 곳, 흥겨운 음악이 있는 곳, 엠파이어 스테이트를 바라보며 달달한 롱티 한 잔 주문한 후, 

탁 트인 맨하탄 뷰, 뉴저지 뷰를 보며 고개를 까딱 까딱, 가벼운 스텝을 헛둘헛둘, 즐거운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는 그런 곳.


"오늘은 뉴요커 흉내좀 내볼까?"




미트패킹 Washington St에는 유명한 편집샵, bar, 호텔 그리고 유명한 공원인 하이라인파크(High Line Park)가 있다.
그 위에 올라가서 바라본 스탠다드호텔(The Standard)! 멀리서 바라보는 호텔 외관이 더 멋지다. 
기본적으로 높은 곳에 지어진 호텔이어서 어느 객실이든 멋진 뷰를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객실비가 엄청나게 비싸다고 유명하다. 



밤의 미트패킹. 

또 다른 설명이 필요없다. 

미트패킹의 밤은 세상에서 가장 핫하고, 세상에서 가장 화려하며, 세상에서 가장 신난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나 록펠러 센터 꼭대기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전망대가 있다. 참고로 입장료는 $25 다. 

나는 물론 올라가보지 못해 모르겠지만, 그 많은 돈을 주고, 굳이 관광객들로 넘쳐나는 그곳에 올라가 뉴욕을 보는 것보다

왠지 "진짜 뉴요커"들이 가는 전망대가 더 멋질 것 같았다. 변하는 것은 없지만, 그냥 내 기분에는 그게 더 멋질 것 같았다.


스탠다드 호텔에서 꼭대기 층을 누르면 바로 르뱅.

르뱅은 이층으로 되어있는데 아래 실내에는 바, DJ부스, 4 feet 높이의 수영장이 있다. (수영장이라고 하기엔 헤엄을 절대 칠 수 없는)

물론 창문은 전면 유리로, 뉴욕의 멋진 야경을 보며 춤도 추고, 몸도 담그고, 술도 마시고! 아, 생각만해도 아찔할 정도로 좋다.


비상구를 통해 한층을 더 올라간다. 위층은 야외로 되어있다. 

탁- 트인 하늘,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 숨막힐 듯 화려한 뉴욕의 야경이 육안으로 들어오는 그 순간! 

"우와 !"



르뱅과 붐붐룸(boom boom room) 사이에 위치한 화장실, 이 안에서도 이런 뷰를 볼 수 있다는 사실. 정말 기가 막힌다. 


뉴욕의 핫 플레이스 답게 멋진 뉴욕의 젊은 친구들로 가득차있다.

머리만 대면 바로 잠이 들어버릴 것만 같이 푹신한 침대 겸 쇼파가 곳곳에 있다. 

보이는 곳 아무데나 앉아서 바람을 느끼며 있는 그대로 뉴욕을 감상하기만 하면 된다.



"Can I get...um...one empire state building, please?"


주문을 하러 바에 가는 순간 누가 시킨것도 아닌데 입에선 자동재생 "와씨, 대박" 

뒤편에 보이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비롯해 미칠듯한 비주얼을 뽐내고 있는 모습에 무엇을 주문하려했는지 까먹을 정도였다. 

뒤죽박죽하게 놓여있는 술병들도 놓치고 싶지 않아 눈을 계속 꿈뻑꿈뻑거렸다. 


"다 담아낼테야!"



틈바구니로 보이는 애증의 뉴저지, 그리고 12th Ave의 한적한 도로.




르뱅 실내층. 

연기가 자욱하게 낀 몽환적인 분위기와 심장을 쿵쿵거리게 하는 음악소리에 목석처럼 가만히 있을 사람은 아마없을거다. 


이렇게 해서 $25 세이브! 

르뱅은 입장료도 받지도 않기 때문에 올라와서 술 한 잔 시키고 몇 시간이든 있어도 좋다. 

난 이런 자유로운 뉴욕이,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좋다. 



밤의 미트패킹, 밤의 맨하탄 뷰를 보고 나서 며칠 뒤 나는, "해가 떠있는 낮의 맨하탄도 보고싶다!"

그래서 이날 하루종일 힘들었던 스케쥴에도 불구하고 낮의 맨하탄과 아름다운 석양을 보러 르뱅으로 갔다. 


일요일 오후 6시 반 쯔음, 르뱅으로 올라간 나는 또 다시 내 입의 자동재생님이 나오셨다. "헐! 대박!" 

내가 참 좋아하는 Diane Schuur의 Louisiana Sunday Afternoon 노래가 자동적으로 떠올랐다. 

그냥, Louisiana를 New York으로 바꾸기만 하면 되었다. 정말 그거면 이날의 모든 것이 가사로 표현되었다! 


The temperature is rising from the heat
I feel desire burning in the street
Uh, I'm missing you, you said you love me too
Uh honey, where are you? Under this sky blue

New York Sunday afternoon
Lord, you got to help me make it through
I can't wait to see my baby soon
New York Sunday afternoon





그랬다. 일요일 오후 르뱅은, 이미 술판, 춤판이었다. 

이날따라 유독 심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휘청거리게 할 정도였지만, 사람들은 일어나 춤을 추고 일요일 오후를 신나게 보내고 있었다. 





'나, 이 순간 정말 놓치고 싶지 않아'


친구를 기다리던 한 시간 반동안 르뱅에 혼자 있으면서 줄곧 이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찼다.

4일 뒤, 이 사랑하는 뉴욕을 떠난다는 생각때문에 더 감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다. 



8시가 넘어서야 해가 지기 시작했다.

허드슨 강 건너편 뉴저지편에 있는 노란해가 지고 있는 모습을 지켜봤다. 내 눈으로,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다음에 또 보자!"




그리고 또 다시 찾아온 밤, 여전히 멋지게 뽐내고 있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탁 트인 뉴욕의 밤 하늘. 

기다리던 친구가 온 후, 언제 술을 마셨냐는 듯이 다시 롱티 한 잔은 주문한 후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췄다. 


관광객들이 찾는 그저 그런 곳이 아니라 흔히 핫플레이스라고 하는 곳을 가기 전에는

"뉴요커들이 가보는 데 가봐야지!", "뉴요커들처럼 놀아봐야지!" 라는 다짐 아닌 다짐을 한 후 찾아갔었다. 

이 날 르뱅에서의 나는 더이상 '뉴요커 흉내'를 내는 한 명의 외국인이 아니라

그 어느 누구보다 가장 재밌게 즐겼던 '뉴요커'가 아니었을까. 


01

르뱅에서 바라본 뉴욕의 낮과 밤

Posted by shash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