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영하로 떨어진 기온과 패딩을 입고 목도리를 칭칭 두르게 된 겨울이 왔다. 

나는 사실 사계절 중 가장 싫은 계절을 꼽으라 하면 주저말고 겨울이라 할터인데 - 일년 12달 중 6개월은 추운 것 같으니까, 난 추위 못 견디니까 - 그래도 겨울은 가을처럼 멜랑꼴리한 기분은 주지 않고 오히려 설레게 하는 재주는 있다. 아직 12월도 안왔는데 길거리에 연신 틀어대는 캐롤송과 크리스마스 트리, 조명들 때문에 강제 연말을 느끼고 있는 게 한 몫한다.

빌리조엘 포스팅에도 썼지만, 특정한 계절에 맞는 음악 장르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겨울에는 아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나는 재즈 음악을 들으라고 할 것이다. 스타벅스에서는 11월부터 벌써 크리스마스 송을 틀어주고 있다. '아니, 도대체 왜 벌써?'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래도 설레는 기분이 더 크게 들었던 건 나만 아는 비밀. 재즈 음악에 취해 할 일 못하고 음악에 맞춰 발만 튕기다가 온 것도 함정.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재즈 음악 몇 곡을 추천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답답하고 힘든 겨울이 될 수도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악 들으면서 그런 힘든 것들 다 날려버려야지. 그게 내가 세상에서 제일 잘하는 거니까. 






#1. My Favorite Things by John Coltrane

사운드오브뮤직 OST 중 가장 좋아하는 My favorite things를 존 콜트레인의 섹소폰연주로 재해석했다. 존 콜트레인의 섹소폰 연주는 언제 들어도 황홀하기 이를데가 없다. Blue Train 같은 앨범, 다시 나올 수 있을까? 이런 천재들은 왜 다 단명하는걸까. 





#2. Take Five by David Brubeck Quartet

재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모를 수 없는 David brubeck의 Take five. 나는 진짜 정말, 눈물나게, 무지막지하게 좋아하는데, 특히 이 영상은 더 좋아한다. 초반 데이빗 아저씨의 피아노 연주 나오다가 시작된 take five의 반주에서 소름한번, 섹소폰 솔로에서 또 한 번, 그리고 하이라이트 드럼솔로까지... 대박이다. 아니, 다 노인네들이잖아. 음악도 음악이지만, 이 영상 정말 강력추천이다. 





#3.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 by Tony Bennett

가장 좋아하는 재즈 보컬리스트, 단연 토니 베넷 할아버지. 많이 울었다. 이 할아버지 앨범 들으면서 추운 겨울날 이불 뒤집어 쓰고 방에서 많이도 울었다. 뭐 특별히 슬픈일도 없고 그렇다고 기분 좋은일도 없는데, 이 목소리가 사람을 울보되게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I left my heart in san fransicso 이 곡을 좋아한다. 첫 소절에서 '~인 샌프란↗시스코↘~' 할 때 눈물도 같이 흐른다. 주책맞게.토니 베넷 아저씨는 젊었을 적 목소리도 좋지만 나이가 좀 들어 깊이가 더해진 지금의 목소리가 더 좋다. 할아버지 돌아가시기 전 라이브로 한 번 꼭 보고싶다. 그리고 이 가슴뛰는 노래의 배경인 샌프란시스코도 꼭 가보고 싶다. 






#4. Everything Happens To Me by Thelonious Monk

재즈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을 때 처음 접했던 사람이 바로 그 위대한 셀로니어스 몽크다. 물론 내가 그의 연주를 따라칠 수준은 안됐으므로 악보만 보고도 금새 접었지. 껄껄. 셀로니어스 몽크 연주를 들으면 알겠지만, 다른 재즈 피아니스트들과는 그 느낌을 달리한다. 정말 헉- 소리가 나오는 전위적인 건반터치, 투박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둘 다 주고 있다. 나는 하나 또 유심히 본게 그의 페달 사용인데, 과하지 않게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 같아 놀라웠다. 

연주만 듣고 이건 누구의 연주지? 하면서 맞추기 어려운게 피아노 연주인데, 그런면에서 셀로니어스 몽크가 재즈계에 한 획을 그은 이유는 음악을 들어보면 알 수 있다. 듣기만 해도 그의 피아노 연주라는 걸 바로 맞출 수 있기 때문에...그 독창성과 개성은 정말 시공을 초월한다.



김이 솔솔 나는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음악 들으면서 편히 쉬고 싶다. 오늘만큼은- 

Posted by shash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