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의 끝을 알리는 밴드 합주 음악만 나오면 언제 배꼽빠지게 웃었냐는 듯 우울한 기분이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예전에 회사 다녔을 때는 일을 배우는게 좋고 회사 다니는게 좋아 오히려 주말이 빨리 가기를 손꼽아 기다렸는데,

지금은 왜 이렇게 일요일 밤만 되면 힘 빠지고 심란하며 설명할 수 없는 우울함이 날 사로잡는지 모르겠다. 


사실, 아직 나한테 맞는 직업을 찾지 못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잘 하고 있지도 않으며, 발버둥치고 열심히 해도 절대 잘 할 수가 없을 것 같은 기분이다.

참, 나랑 안맞는 일을 하고 있는데 어찌 회사 가는게 행복할 수 있으랴. 

그렇다고 회사가 마음에 안 드는 것도 아니고, 딱히 싫은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 일이 나한테 맞는 것 같지 않다는 것 하나를 제외하고는 회사에 불만을 가질만한 것이 없다. 


뉴욕에서 돌아오고 나서부터 지금껏 그동안 비전없이 발전없이, 정말 아무 생각없이 살았다.

기회는 준비한 자에게만 찾아온다는 사실을 경험했음에도 그동안 잊고 살았었다. 

그래서 다시 그 기회를 이제는 덜 뻔뻔하게 기다리려 한다. 그 때보다 더 준비된 모습으로. 


나는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내가 앞으로 무슨일을 해야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일년 뒤 오늘엔 내가 가야하는 그 길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 오늘 나는, 그 날을 기다린다.

좀 더 준비한 모습으로 그 날에 나에게 찾아올 기회를 두번다시 놓치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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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sh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