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살아간다는 것. ( Living life)

한 사람이 세상에 나와서 다시 땅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일생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봤다.

나는 일을 한다는 것이 비굴한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적엔. 그러니까, 하라는 대로 해서 잘했다고 돈을 받고 다시 일을 하는 그 일련의 노동의 과정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의문점이 들었다. 왜 저렇게 비굴해야하지? 노동은 비굴한 사람들이 어쩔수 없이 택하는 비굴한 처사? 

돈이 가져다주는 행복과 풍요를 본인도 느끼고 있으면서 그 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에 대해서는 상당한 착각과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돈은 비굴한 사람들이 좇아가는 것.

아침 시간 테헤란로나 종로쪽을 가보면 출근을 하는 정말 수많은 직장인들을 볼 수 있다. 한 때는 도대체 왜 저들이 무엇을 위해 저렇게 열심히 일을 하러 가나 라는 생각이 나를 사로 잡았었다. 최근에 본 영화 인타임에서도 아침에 눈만 뜨면 일을 하러 가는 사람들, 그리고 노동의 댓가로 시간을 받으면서 삶을 영위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인간이 삶을 살아간다는 게 도대체 무엇일까 열심히 생각했다.

아, 결국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살아가는 것이었다. 말 그대로 물리적으로 육체가 살아가는 것이었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먹어야 하고 먹을 것을 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고 결국 그 놈의 돈이라는 것은 내가 비굴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던 노동의 댓가로만 받을 수 있는 것. 인간이라는 살아가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성경에도 너의가 수고하여 땀을 흘린 후 먹는 양식에 대해서 설명한 부분이 있는데, 인간은 이 세상에서 결국 땀흘려 노동을 하고 그 댓가로 먹으면서 육체의 보존을 위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왜 직장을 구하려 하지? 왜 일을 하려 하지? 왜? 무엇을 위해서?

결국 모든 인간의 목적은 사는 것이다. 그저 숨을 쉬고 살아가는 것.

 

 

2. 변화(Click the Like)

나도 좋아요 했고 그도 좋아요 했다.

 

3. 음악광( Musicache)

나는 자신있게 음악광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음악에 미쳐있다. 음악은 날 미치게 만든다.

세상에 제일 무모한 질문은 가장 좋아하는 앨범 Best 5를 꼽아보시오 따위일 것이다. 손으로 꼽을 수 조차 없을 정도로 많다. 나에게 자극을 주는 음악이 너무나 많다.

어느날은 클래식에도 난 몸서리치게 반응하고, 또 어떤날은 60년대 올드팝에 가슴이 뛰기도 하고 또 어떤날은 힙합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냥 어떤 한 장르에 틀에 갖힌 음악이나 아티스트를 넘어서 멜로디가 있는 모든 음율, 음악을 너무 사랑한다. 가슴이 쿵쾅쿵쾅.

아마 아버지, 어머니 영향이 크다. 아버지는 Sinead o'connor 와 같은 비주류, 하지만 굉장히 마니악한 뮤지션의 음악만 골라들으셨고 어머니는 젊은시절 카페의 DJ셨다. 왠만한 올드팝은 다 꿰고 계신다.

어릴적 집안 청소를 할 때면 엄마는 꼭 음악을 틀어놓으셨다. 초등학교 2학년 아니 어쩌면 그 보다 일찍 도대체 이 음악들은 무엇이관대 엄마가 저렇게 틀어놓으실까 생각했었다. 시간이 지나 10년 후 나는 길거리에서 그 노래가 흘러나왔고, 저절로 노래를 따라부르게 되었다. 정말 깜짝 놀랐다. 마치 공산주의 같다. 저절로 가사가 세뇌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조지마이클, 케니로긴스, 져니, 브라더스 포, 비지스. 난 이들의 노래가 나오면 토시하나 안틀리고 자동적으로 노래를 따라부른다. 무섭다 엄마의 은근한 주입식 음악교육ㅋ

아무튼 나는 아버지 어머니의 - 솔직히 다른 사람과는 비교도 안될만큼의 - 음악에 대한 엄청난 열정을 갖고 태어나서 참 감사하다.

 

 

4. 뉴욕이 뭍어나 (New Yorkaholic)

나는 솔직히 예쁜외모도 좋은 몸매도 아니고 스타일이 특별히 엄청나게 튄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볼지는 몰라도 나는 고등학교때부터 뭔가 다른 것들을 좋아했다. 하지만, 그것도 내 스스로의 생각이지 아마 타인의 눈에는 아 쟤는 다른걸 좋아하는구나 라고 까지 느끼게 할 정도는 아니었겠지.

몇일 전, 내가 속한 한 모임에서 돌아가면서 진실게임과 비슷한 유형의 게임을 했었다. 각자 제비뽑기해서 뽑은 질문에 답하는 것이었다. 내가 꼽은 질문은 '다른 전공을 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였다.

나는 다시 대학에 들어가 전공을 선택하라고 하면 주저않고 디자인을 택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의류디자인. 언젠가부터 나는 옷에 굉장히 관심이 많아졌다. 패션이라는 게 허세스러운 거라고 그냥 몸만 가릴 수 있으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내가 살아가는 세상은 패션을 통해서도 나를 드러낸다. 나는 그래서 그 조류에 언젠가부터 속하기로 한 것 같다.

어쨋든, 나는 의류디자인을 공부하고 평소에 관심있던 파리, 뉴욕패션위크같은 곳에서 포즈취하고 찍히는 여자들에 대한 작은 로망이 있었음을 말하면서 멋진 옷을 만드는 멋진 사람이 되보고 싶다고 대답했다. 나는 돌아오는 대답에 놀랐다.

맞아! 시화 너는 옷, 악세서리 이런거 되게 잘 어울려. 그 중에 한 언니가 난 처음에 너 옷을 잘입고 특이해서 디자인이나 패션업계에서 일하는 줄 알았어.

나는ㅋ 솔직히 개평범한 사람이다. 어디가서 옷을 잘 입는다는 소리 들어본적도 없고 패션이 받혀줄만한 몸매도 되지 않아서 뭐 늘 그저그런 옷들만 걸치고 다녔다. 그나마 최근, 화장이랑 옷에 관심이 많아져서 조금 꾸민거 말고는 별로 특이한 프로필을 가지고 있진 않다. 헌데, 타인의 입에서 나를 그렇게 생각하는 걸 듣고 기분이 좋았다. 뭐, 사람에 따라서는 그게 왜 좋을일이냐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컴퓨터를 완전 좋아하는데 다른 사람이 그를 보고 너 완전 공대생같아라고 하면 기분이 좋을 거니까. 그니까 내가 좋게 생각하는 분야에 내가 어울린다는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다는 소리다.

여기 한가지가 더 있다.

친구중에 이번에 고등학교 영어선생님이 된 친구가 있다. 이 친구는 그냥 영어랑 되게 어울리는 스타일의 친구다. 물론 영문과를 전공하기도 했고 영어선생님이지만 마치 진짜 교포? 미국에서 태어난 친구처럼 영어랑 굉장히 어울리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 느낌을 그대로 친구에게 전해주었다. 돌아오는 대답에 난 또.

아니야, 아니야 나는 너가 훨씬 더 영어랑 어울리는 것 같은데? 난 너가 중문과 전공한다고 해서 완전 놀랐어. 좀 안어울리는 분위기라서. 너 딱 보면 막 뉴욕, 영어, 미국 이런거랑 되게 어울려.

뉴욕이라니. 난 여태껏 기회가 없어서 26살이 먹도록 내 꿈인 뉴욕에 가보지도 못했는데, 나한테 뉴욕이 어울린다니 어이가 없으면서 정말 그 말이 황홀했다. 뉴욕과 나. 얼마나 꿈꿨던가 뉴욕이라는 도시를.

난 솔직히 정말 친한 사람한테도 말 못하는 사대주의자다. 사대주의적인 표현을 함부로 할 수 없으니 잘 표가 안나는지 몰라도 마음속으로 아니 겉으로 나는 미국사람이고 싶었다. 미국사람이고 싶었다기보다 그냥 미국의 모든 것이 좋았다. 특히 뉴욕의 모든것을 내 삶으로 흡수시키고 싶었다. 행동, 말투, 사상, 문화, 화장, 패션 모두 다.

나만 아는 정말 나만 아는 그 얘기를 그 스토리를 그 노력들을 다른사람의 입에서 듣는다는 것은 정말 기분좋은일이다.

어쩌다보니 결론적으로 내가 사대주의자라는 걸 드러내버린 글이지만, 쨌든 포인트는 그게 아니니까.

뉴욕은 결국 나에게서 뭍어져나온다. 이제 얼마 안남았다.

 

 

 

Posted by shash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