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많은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이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vsco cam 애플리케이션은 개발자가 눈 앞에 있으면 뽀뽀세례를 퍼부어 주고 싶을 정도다.
이번에 인스타그램이 업데이트되면서 vsco cam이 가지고 있던 필터 조절기능, 대비, 밝기, 명암 등의 기능이 추가되었다.
미안하지만, 난 그래도 vsco cam이 더 좋다. 어떤 사진이든 vsco cam 필터만 입히면 너무 분위기 있어지잖아.
어느덧 1년이 지났다. 뉴욕에서 한국에 돌아와서 흐른 시간 말이다.
작년 이맘 때 뉴욕을 엄마 曰, '미친개처럼' 정신없이 누비던 게 생생한데 그게 1년 전이라는 거다. 시간은 정말 속절없고 못되쳐먹었다.
뉴욕 사진에 vsco cam 의 필터를 입혀보았다. 감탄했다. 뉴욕은 이리보아도 저리보아도 이쁘다. 그래서 그립다.
- I love my DADDIES
나는 어떻게보면 조금은 불행스럽게도 뉴욕하면 반드시 방문해야만 하는 필수 관광지를 한국에 오기 일주일 전에 몰아 갈 수 밖에 없었다.
하이라인 파크도 그 중 하나. 천천히 하이라인 파크 위를 걸으며 생각했다.
"휴, 다행히 이렇게해서... 하이라인 파크. 자 이제 남은게..."
- "This is the best, UNNIE"
지금은 어디갔는지 구석에 쳐박아둔 뉴욕 페이퍼 페인팅? 저걸 15불이나 주고 샀다.
순수하게 관광객으로서, 한국오기 일주일동안에 사들인 물건들... 다 어딨니?
난 흰 종이에 그린 그림이 맘에 들었었는데, 언니 언니 하며 흑형이 안 어울리게 한국어를 해대는 통에 당황해서 저딴걸 샀잖아요.
- I just realize New York is beautiful
시간은 없고 여신님은 꼭 영접하고 싶어서 페리를 타고 가던 중에 바라본 로어 맨하탄의 모습.
사진을 찍다가 순간적으로 너무 놀라 카메라를 내리고 맨 눈으로 한참을 바라봤다. 그리곤 이렇게 혼잣말 했다.
"우와....... 뉴욕이다..."
- Hello, my dream.
지금 서울에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뉴욕이라는 특수했던 공간은 순간 순간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
퇴근하고 좋아하는 카페에서 커피를 한 잔 사들고 메디슨 스퀘어 공원을 한 바퀴 돌고 돌아가려던 참에 무심결에 바라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참 예뻤다.
정확하게 그 때를 기억한다. 초등학교 5학년 티비에서 나오던 뉴욕 다큐 속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보고 던졌던 그 한마디.
"넌 이제 내꺼야"
- Who doesn't like Shake shack?
쉑쉑버거를 먹을라치면 장사진을 이루고 있는 대기줄에 빡쳐서 거울깨고 그랬소...까지는 아니지만 아쉬운 발걸음으로 되돌아와야 했었다.
지금 당장 내 입에 쉑쉑버거를 구겨넣고 싶은데, 난 인내심이 바닥이니까. 그러면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욕하니까.
이제와서 말하지만 그래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마저도 부러웠다. 왜냐구? 그들에 입에 쉑쉑버거가 곧 들어갈테니까. 그것보다 부러운 건 세상에 없다.
- Now!
금요일 모마 박물관, 내가 지금 뭘 보고 있으며 뭘 느끼고 있는지 생각할 틈도 없이 이리치이고 저리치였다.
그러다가 밖으로 나와서 한 숨을 돌리고 돌아가려고 걷는 순간, 그래 바로 지금이야!
건물 사이에 걸려있는 노랑색의 태양이 지금 이거 죽이는 석양이니까 빨리 찍으라 말한다. 그래서 부리나케 카메라를 꺼냈다.
그의 소원대로 죽이는 석양 사진 여전히 잘 보고 있다. 고-오맙다 태양아.
- Soon, very soon!
뉴욕에서의 마지막 날, 좋아하는 소호에 가서 정처없이 한참을 걸었다.
오늘만큼은 사진보다는 오롯이 이 순간을 느끼고 머리, 눈, 가슴, 마음 속에 가득 담아두고 가야지...했다. 그런데... 쫌 심심했다.
이제 볼 만큼 봤고, 즐길만큼 즐겼다는 거니? 쯧쯧, 역시 세상엔 순수한 것이란 없다.
중간에 멍하니 서서 바라보다가 카메라를 도로 꺼내 몇 장을 찰칵 찰칵 찍었다. 그리고 뉴욕에 오기 전 내 모습을 생각했다.
나는 뉴욕이 그냥 내가 있어야 할 곳 같았다. 아니, 지금도 사실 그렇게 생각한다.
찾아가고, 다시 돌아오고, 언제부터 언제까지 머무르고, 따위의 말들이 필요없는 그냥 원래 내가 있었고 내가 앞으로도 있어야 할 곳 같은거 말이다.
누가보면 웃기고 오그라들고 우습겠지만 그냥 나는 그정도로 뉴욕이 좋다.
내가 지금 하는 모든 것, 심지어 밥을 한끼 먹는 것 조차도 모든 것들의 목표는 뉴욕에 있는 것이다. 좌우지간 언젠간 다시 그곳에 있을테니까.
나는 어려서부터 변함없이 지금껏 뉴욕을 이토록 좋아하고 앞으로도 더 열렬히 좋아할 나 자신이 좋다.
매일 그리운만큼 더 좋아하게 만들고 그래서 날 움직이게하고 결국엔 날 데려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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