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왠지 보스톤이 생각이 났다. 작년 딱 이맘 때 보스톤에 혼자 여행을 떠났기 때문인가? 뭐, 그런 이유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보스톤에서 맞았던 바람, 만났던 사람, 먹었던 음식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열심히 찍어댔던 사진이 또 한 번 보고 싶어졌다. 사진 한 장에 일희일비하는 나에게 혼자 여행이라고 포기할소냐, 현대 과학은 카메라 안에 타이머라는 어마무시한 기능을 아주 잘 구비해놓았기 때문에 이젠 어딜가나 혼자서도 잘해요. 혼자서도 주책 잘 떨어요. 궁상 잘 떤다구요. 

아침 8시정도 되었을거다. 뉴욕보다 북쪽인걸 감안하지 못하고 옷을 홑껍데기를 입고 갔더니, 여행하는 3일내내 하도 떨면서 다녀 누가 보면 풍 걸린 젊은 여성이라 생각했으리라. 다행히 뉴욕에 돌아갔을 때 후폭풍 없이 아프지 않았다. 다행다행. 쨋든, 보스톤 중앙에 위치한 Boston Common이라는 공원과 Public Garden이라는 공원이 나란히 붙어있는데, 이건 어디서 찍었는지 사실 기억이 안난다. 아침부터 엄동설한에 배꼽을 드러낸 조깅 동호회의 뜀박질을 바라보며 다들 제 할 일은 하는구나 느끼며 나도 서둘러 내 할 일 타이머 셀카를 찍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쳐다보건 말건, 내 할 일을 열심히 한다. 간혹 열심히 포즈를 취하다 보면 지나가는 사람이 날 안스럽다는 표정으로 다가와 사진 찍어주겠다고 고생하지 말라고 얘기해주곤 하는데, 아닌 척하지만 마음에선 할렐루야를 외치지. 결국에 인간은 다 외로운법이니까. 이게 오늘의 결론. 끝.


Posted by shash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