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사회에 나오면 좋고 싫음이 분명한 사람이어도 조금 감정을 숨길 줄 알아야 하고,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감정에 너무 솔직하게 대하면 인맥관리가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은 가면을 쓰기도 하고 입 발린 소리를 하라고도 한다. 

나도 그렇게 하려고 했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지 내가 호의를 베풀고, 잘해주고, 괜히 칭찬하고 그러면 그 관계가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속마음이 그게 아니어도. 

 

그런데 최근에 하나 깨달은게, 내가 남을 싫어하는 걸 굳이 숨길 필요가 없단 생각이 들고, 좋은데 좋은 티를 안낼 필요도 없다고도 생각이 들었다. 나를 알게된 사람들도 결국엔 나를 좋아하는 편으로 남아있는 사람, 나를 싫어하는 편으로 남아있는 사람, 아니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사람 뭐 알아서들 자기들 감정에 따라 나를 대하고 있지 않나. 

 

나도 어렸을 적부터 관계라는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웃고, 울고, 고민하고, 마음 고생도 많이 했었다. 이 세상 어느 누구도 '좋은 관계'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못하는데 내가 그 정의를 내리고 싶어서, 나에게 관계는 너무 어렵고도 행복하기도 했던 것이어서 도대체 뭘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나이가 쪼금 먹은 지금 관계에 대해 오랜시간 고찰을 하지는 않아도 여전히 미해결문제로 남아있다. 

 

결국 감정에 솔직할 수 밖에. 내가 상대방을 향한 감정에 솔직하게 대하는게 결국엔 나에겐 더 편한 것 같다.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좋아도 좋은 내색하지 않았고, 싫은데 꼴 같지않게 착한척 하느라 싫은티를 못내면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생각해왔던 날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 지금 결국 내 옆에 없잖아. 어짜피 들통이 날 관계였다면 애초부터 감정에 솔직하게 상대방을 대하는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나도 상처를 안주고, 상대방으로부터 상처도 받지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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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sh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