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똑같이

2010. 5. 18. 22:59 from DAILY ARCHIVE




학교에서는 축제가 한창인데,
그동안 그렇게 맑던 하늘이 갑자기 비를 퍼부어대기 시작했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10:33분.
오늘도 또 늦잠 때문에 중국경제사 수업을 빠지겠네 라는 자조섞인 목소리와 함께 이마를 한대 툭 쳤다.
정신차려 김샤!
밖에 보슬보슬 비가 내려 왠지 반갑게 느껴져 창문을 활짝 열었다.
이불을 개고 씻고 화장대앞에 앉아 늘 그렇듯 오디오를 켰다.
몇일 전 CD 플레이어에 넣어둔 Wouter hamel의 앨범이 흘러나왔다.
'A humdrum tuesday morning~' 첫번째 트랙 'Detail'의 첫가사가 귀를 자극시켰다.
그리고 다시 한번 창밖을 내다 보았다.


2009년 5월 오늘에도 비가 왔다.
회사에는 아프다고 거짓말친후 아침 비를 느끼며 나는 그날 저녁있을 서울재즈페스티벌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다.
올림픽공원이나 체육관에서 열리는 단순한 콘서트가 아닌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공연이라서
왠지 더 곱게 화장을 해야할것만 같았고 더 곱게 차려입어야 할것 같았다.
아침 일찍 촉촉한 빗소리와 달콤한 바우터하멜의 목소리를 들어며 곱게 단장을 했다.
5월 오늘은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에 선선한 바람과 보슬보슬 내리는 비가 마음을 가득 적셨다.

작년과 같이 곱게 화장을 하고 옷장을 열었다.
생각지 않았는데, 작년 오늘 입었던 옷이 바로 눈에 들어왔고 나는 그 옷을 집어들어 입었다.
옷과 가방과 귀걸이 헤어까지 비슷하게 하고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은 너무나 달콤했다.
오늘, Wouter hamel은 사람을 달콤하게 만들어주었다.
하루를 그의 음악으로 시작하고 그의 음악으로 끝을 맺었다.

결국, 그의 가사처럼
Life just feels so bree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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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sh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