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4

2010. 8. 21. 14:16 from DAILY ARCHIVE








- 난 여름이 정말 정말 좋은데 이번 여름은 솔까 짜증만 가득한 여름이었다. 찬물로 그것도 얼음물로 샤워를 해도 나오면 바로 땀이 나는 이 더운 세상!
한편으로는 지구가 나 아파 하며 신음섞인 몸부림을 치고 있는것만 같아서 미안하다. 인간은 지구에게 해만 되는 존재같다.

- 잘지내요? 라는 물음에 잘지낸다고 대답하는 것에 담긴 속뜻을 과연 너는 알까?
반면에 잘 지내지 못해 라는 대답을 한다면 그것에 대한 너의 생각과 반응은 어떨까?
어찌되었건 나는 너의 모든 질문과 안부인사에 대한 답은 진심을 담았으되 진실은 담기지 않았다는 것.
알랭 드 보통의 소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에 보면 여자 주인공 클로이가 어느 날 사랑하는 남자가 샤워를 하러 간 사이 그를 위해 정성을 다해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데, 막상 그가 감탄하자 이렇게 말한다.
"그렇게 기분 좋아할 필요 없어. 이건 특별히 차린 게 아니거든, 나는 주말마다 이렇게 먹는단 말이야."
물론 그 말은 거짓말이다. 클로이는 낭만적인 것을 비웃고, 감상적인 것을 배격하고, 사무적인 태도를 취하는 데에 약간의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속으로는 반대였다. 그녀는 실은 이상주의적이고, 베풀려하고, 입으로는 질질 짜는 것이라고 배격하는 모든 것에 깊은 애착을 갖고 있었다.
누군가를 맘에 품는다는 것이 그 사람앞에서는 거짓말쟁이가 되버리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모르겠다 나도.

- 이제 대충 준비는 끝났다. 뭔가 아직도 실감은 제로다. 비행기를 타고 중국 항주에 도착할 때까지도 실감이 안날지도 모르겠지만 어쨋든 드디어 가긴 가나보다.
그곳에서 펼쳐질 세상이 솔직히 엄청 기대되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바라보는 것은 중국에서 있을 6개월의 시간이 아니라 한국에 돌아온 이후의 삶에 있다는 것.

- 대학부 리더 언니와 원투원을 했는데, 음악에 관해 대화를 하던 중 이런 질문을 받았다.
"시화 네가 느끼기에 다른 사람보다 음악적으로 예민하고 무언가를 더 잘 느끼고 쉽게 감동받고 그 속에 말할 수 없는 뭔가가 꿈틀대는 것 같아?"
질문을 듣고 바로 대답을 하지 못했다.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남들'처럼' 혹은 남들과 '같이' 음악을 좋아한다고만 생각했지 남들'보다' 음악적으로 예민한지에 대해서는 정말 처음 생각해봤다. 그런데 의외로 얼마 생각해보지 않고 대답을 할 수 있었다.
"네 남들보다 심하게 반응하는 것 같아요.'
자만은 아니라 생각하고 글을 쓰지만 (그렇게 봐도 상관은 없음) 나같은 사람이 음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좀 낭비같다. 푸학

- M spiriters 활동기간이 2년으로 연장되었다. 하지만 남은 1년 중 반은 참여를 못하니 아쉬울 따름이다.
그곳에서 많은 사람을 사귀진 못했고 다른 엠스들보다 많은 걸 누리진 않았지만 나름 엠스1기로써 느낀점 하나, 세상엔 정말 별의 별 사람들이 다 있구나. 느낀점 두울, 역시 남녀가 모이는 곳은 불꽃이 튀는 군. 느낀점 세엣, 그런데 다들 가식같아.

-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로 예술의 경지에 올랐다. 그걸 너무 뒤늦게 알아버렸다. 물론 예술은 '아는 것' 아니고 '느끼는 것' 이니까~
아비정전의 뒤를 이어 화양연화, 동사서독, 해피투게더, 2046, 중경삼림 등의 영화를 연달아 보기 시작했는데 예술의 경지에 이른 매 작품 작품들의 엔딩크래딧과 함께 눈물이 뚝뚝 흘렀다. 그리고 한참동안 그치지 않았다.
왕가위 감독과 양조위, 장만옥의 결합은 어느 헐리우드 영화를 견주어도 절대 뒤지지 않을 것이다.

- 이렇게 더운데 나가기 귀찮다. 홍대까지 언제가니...............

'DAILY ARCHIV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심심해서 쓰는 글  (0) 2011.06.20
혼잣말6  (0) 2011.03.01
혼잣말3  (1) 2010.07.16
혼잣말2  (0) 2010.05.21
작년과 똑같이  (1) 2010.05.18
Posted by shash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