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1일 금요일

드디어 중국의 최대 명절 국경절 연휴 시작, 그 말은 곧? 우리가 상해로 간다는 사실! 꺄악!

아침7시에 나가야 했기에 서둘러 준비해서 나갔다. 그 전날 설레서 두근두근 하는 마음에 잠을 제대로 못 이루어 3시간밖에 잠을 못 잤지만, 피곤한지 전혀 모를 정도로 마음은 Hen gaoxing! 했답니다. 길가에 수없이 걸려있는 중국 국기를 보니 새삼 여기가 중국이구나 싶었다.



기차역에 도착하고 난 후 우리는 아침을 간단히 먹으러 컨더지(KFC)에 들어갔다. 벌써부터 엄청난 사람들 때문에 압박이 조금씩 가해지기 시작했지만 실감은 나지 않았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기차를 타러 갔다. 사람이 이렇게 많을 수가^^ 정말 속된 말로 개토 나오는 줄 알았다.




게다가 기차역의 규모는 용산역 저리가라 할 정도니 역시 대륙. 역시 중국! 다행히 마주보고 가는 열차라서 넷이서 옹기종기 모여서 상해까지 잠자면서 갔다. 입석제도가 우리나라에도 있지만, 실상 눈으로 본건 처음이어서 그런지 가는 내내 기차에 서서 가는 사람들을 보고 약간의 충격을 받기도 했다. 중국의 기차는 KTX만큼이나 좋았다. 아니면 그 이상?

드디어 상해 도착……하지만 엄청난 수의 사람들을 보고 진짜 씨껍. 택시를 기다리는 데에도 30분이나 걸렸다. 우리의 첫 목적지는 caobaolu에 있는 E-mart! 미스터피자가 있다기에 오기 전날부터 우리는 미스터피자, 미스터피자 노래를 불렀으니 당장 가야만 했다. 하지만, 기사 아저씨 어딘지 도통 모른다고 하시니 어쩔 수 없이 우리가 묶을 유스호스텔이 있는 jingansi로 향해야만 했다. 체크인 시간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남아서 먼저 정안사에 들어갔다.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절이긴 한데 느낌은 아주 조금 달랐다. 절을 보는 것이 제일 지루하다. 개인적으로 불상을 보면 기분이 안 좋아지기도 하고 더욱이 그 앞에서 열심히 빌며 기도하는 사람들을 보고도 기분이 좋지만은 않으니까.


30원이나 되는 돈을 주고 보기에는 너무 작고 볼게 없었다. 찝찝한 기분을 뒤로 하고 유스호스텔로 향했다. 가는 길에 우리의 눈을 의심했다. 저거슨 커피빈????? 항주에서 그나마 xingbake에 익숙해진 우리는 커피빈을 보고 달려갔다. 왠지 우리나라 브랜드는 아니지만, 너무 반가워서 눈물이 왈칵. 바로 들어가서 먹고 싶던 블랜디드를 주문했다. 그것도 처음으로 카드를 사용해서! 히히 신난다! 신난다! 커피빈안에는 온통 외국인들밖에 없었다. 중국인은 정말 없더라. 신기했다. 진짜 외국 나온 기분…… 상해에서 또 하나 느낀 점은 외국이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다. 항주보다 서울보다 더 외국인들이 많다. 10명이 지나가면 1명이 외국인일 정도로 많다. 역시 대도시는 세계인들도 찾아오는 것 같다.



유스호스텔에 도착해서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왔는데, 정말이지 너무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다. 인테리어도 좋고 방도 아늑하면서 유스호스텔 전체적인 분위기가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느낌이라서 여기가 중국인지 런던인지 구분이 안 갈정도로 너무 좋았다. 더 있으면 피곤함에 잠이 들것만 같아서 얼른 대충 짐 풀고 나왔다.



첫 번째 행선지는 무조건 미스터피자였다. 그것만 바라보고 온 우리였기에 피자를 일단 먹고 움직여야 했다. 택시를 잡아탔는데, 아까 기사아저씨와는 정반대로 챠오바오루의 이마이더하니까 단번에 알더라. 기분이 좋아 버린 우리는 도착하자마자 미스터피자를 향해 뛰어들어갔고, 주문한지 한 시간도 채 안되 서로의 배를 두들기며 트림을 꺼억꺼억하고 있었다.





기분이 좋아져서 백화점을 한 바퀴 돌다가 더 늦어지기 전에 야경을 보러 갔다. 아무리 역과 버스를 찾아서 타고 가고 싶어도 물어보면 인간들이 한궈더하질 않나, 재수없어서 그냥 되는대로 택시를 잡아탔다. 하지만, 이 택시아저씨한테 낚여서 우리는 50원이 넘는 거금을 주고 난징루 입구까지 타고 가야만 했다. 아 아저씨 진짜.

도착한 난징루 한가운데에는 엄청난 크기의 신세계백화점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멀리서도 보일 만큼 큰 Samsung 로고에 약간의 감동을 받기도 했다. 정신 줄을 놓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길거리에는 사람들이 즐비하게 있었고 끝이 보이지 않는 화려한 길거리 끝에는 와이탄의 야경을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힘들지만 꿋꿋이 사람들 사이에서 걷기 시작했다. 예상했던 대로 길거리 자체에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밀려서 걸어가게 되는 상황이랄까? 숨 막힐 정도로 힘들고 지쳤지만, 눈이 너무나도 즐거웠기에 그 정도 고통쯤은 감수할 수 있었다.




백화점의 규모는 엄청나게 컸다. 가게마다 사람들로 가득 차 있어서 비단 옷 구경을 못 했을 뿐만 아니라 그냥 무조건 걸어야만 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난잡해진 거리에 약간의 긴장감을 조성하려는지 공안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들은 바에 의하면 중국에서는 공안들을 뽑을 때 얼굴도 본다고 했던 것 같은데 과연 공안들의 얼굴들이 여기 항주의 절강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얼굴들이어서 나름 눈 호강했다고나 할까? 크크.





점점 눈앞에 다가오는 저 멋진 건물은 바로 동방명주였다
.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 엄청난 야경에 내 눈을 다시 크게 한번 뜨고 바라봤다가 한번 눈을 훔쳤다가 다시 바라봤다 가를 반복했다. 믿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앞쪽에는 동방명주를 비롯한 금무대하와 세계국제금융센터와 수십 채의 마천루 빌딩들이 엄청난 양의 조명들과 함께 그 위엄을 드러내고 있었다. 뒤쪽에는 마치 런던의 빅밴을 연상시키는 엄청난 크기의 시계탑이 달린 상하이 세관을 비롯한 여러 건물들이 노란색 조명을 내며 멋지게 서있었다. 감격 감동……



멋진 야경 사진을 찍고, 한 시간 동안 서서 그 멋진 야경을 감상했다.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어서 동영상도 찍었다. ,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릴 때부터 미국추종자라고 불릴 만큼 미국을 엄청나게 좋아했고, 평생 꿈이라고 붙이기에는 민망하지만 뉴욕의 타임스퀘어 광장에 서서 내가 왔다! 하고 소리지르는 그 날을 참 오랫동안 꿈꿨는데, 내가 지금 있는 이 곳이 뉴욕도 그렇다고 유럽의 파리도 런던도 아닌 한국과 가까운 중국이지만, 이 야경의 웅장함이 나의 기를 제압해버렸다. 그리고 더 깊게 중국이라는 나라에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그 동안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 아무것도 몰랐던 바보천치였는지 깨달았다. 여행의 맛은 내가 몰랐던 나를 발견하고 세계에 더 큰 꿈을 품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그 뜻을 이제는 아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곳, 중국, 상해의 야경이 나에게 주는 이 엄청난 도전의식과 어쩌면 약간의 경각심이 앞으로의 나를 기대하게 만든다.

한국에 돌아가기 전에 한번 다시 꼭 와야지. 그렇지 않더라도 조만간 다시 이 상해를 찾을 것이다. 그때는 지금 느꼈던 이 마음 그대로 아주 원대한 꿈을 품고 그대로 이루어낸 멋진 김시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멋진 광경을 혼자 보기가 너무나 아까웠다. 엄마와 시은이와 함께 이 멋진 광경을 본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정말 잘해야지. 노력해야지. 정신 바짝 차리고 좀 더 현실로 하지만 거침없이!

더 늦기 전에 20번 버스를 타고 정안사까지 왔다. 유스호스텔에 들어가는 길에 양꼬치집에서 꼬치를 몇 개 사고 맥주를 몇 캔 산 뒤, 먹으면서 하루를 정리했다. 이 모든 것이 추억이 되고 후에 이 달콤했던 추억을 곱씹으며 살아갈 그 이후의 삶이 왠지 궁금해지는 밤이다.

내일의 여행을 위해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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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sh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