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이. 게으름뱅이. 항주한인교회에 가려고 했는데, 일어나보니 12시였고, 게다가 물도 나오질 않으니 씻지다시 방에 와서 무한도전을 같이 시청하고 싸이질하고 수다 좀 떨었더니 금새 5시가 되어서 우리는 씻을 수 있었다.

씻고 우리는 서호에 다시 갔다. 현주와 나나언니 말에 의하면 서호의 야경에 죽여준다고 하길래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던 우리는 서호로 향했다. 밤에 관광객들이 더 많았다. 하지만, 야경은…... 어디에 있나요? 가로등이 하나 없어 깜깜해서 이건 본 것도 안본 것도 아니여. 음악에 맞추어 분수 쇼를 하길래 지켜보다가 스타벅스에 가서 음료를 시키고 위층에 올라가 바깥 풍경도 구경하면서 잠깐 여유를 가졌다. 그리고 좀 걷다가 번화가 쪽으로 해서 돌아왔는데 지금 시간이 난다 긴다 하는 중국 젊은이들이 움직이는 시간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스타벅스 밖에 앉아있는 남자들이 소위 압구정스타일의 훈남이라 일컫기에 무방할 정도로 세련된데다 여자애들도 명품에 옷도 백화점 DP되어 있는 것 같은 스타일을 빼 입고 앉아 chouyan를 하시는데 포스가 대단하더라. 그래 봤자 너흰 중궈더. 커커커커.




백화점에 들려 물건 사고 폭풍 윈도우쇼핑을 마치고 다시 한번 여유롭게 서호의 분수 쇼를 보고 택시 타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오자마자 엄마와 폭풍 통화를 했다. 옥한흠 목사님의 소천이 우리 가족에겐 어떤 의미인지 다른 이들은 생각조차 못할 테지만, 이곳 외딴곳에 와서 그 슬픔이 피부로 느껴지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아버지 같은 분이셨는데, 옥 목사님의 존재만으로도 우리 가족에게 특히, 엄마에게는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데 그런 분께서 더 이상 살아계시지 않는다니 크게 보아도 작게 보아도 개인적으로도 엄청나게 슬픈 일이다. 하나님의 충성스런 일꾼이셨으니 주님 품에 안기셔서 다시 한번 한국교회를 위해 기도해주시길
……

내일은 수업이 시작되는 날이다. 같은 반에 제발 괜찮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염원이 이루어질지 말지는 내일이 되어 봐야 알겠지만 오늘 밤 기대감에 부푼 가슴을 주체할 길이 없다. 어서 시간이 지나 수업이 시작되는 그 곳에 가서 앉고 싶다. 물론 인연도 중요하지만, 중국어 공부 열심히 해야지, 나를 위해 미래를 위해 엄마를 위해 주님의 영광을 위해.

새벽 늦도록 잠이 안 와서 한국에 있는 친구 몇 명과 문자를 주고 받았더니 벌써 3시가 되었다. 외국에 나가있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로 인터넷하고 연락하는 게 옳은 건지 아닌지, 이것을 옳다, 그르다의 기준으로 따져도 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자제할 필요성을 느낀다. 이놈의 인터넷. 이놈의 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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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sh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