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오리엔테이션이 있는데, 오늘따라 늦잠을 자고 싶어서 일부러 일어나지 않고 계속 아침잠을 이어갔다. 일어나니까 11시가 넘은 시각. 오늘 아침에도 다시 인터넷 신청하러 내려오라고 했으니, 서둘러 씻고 나갔다. 이것저것 확인하고 기숙사에 와서 인터넷을 연결해봤는데 전. 혀 안되더라^^ 지수네 방에 가서 겨우 무선 연결해서 인터넷을 아주 느리고도 짧게 할 수 있었다. 이놈의 학교는 뭐 처음부터 제대로 해주는 것도 없고 짜증이 잔뜩 났지만, 오늘은 서호에 가는 날이니까 마음을 가다듬고!

여자 여덟 명과 남자 둘, 열명이 서호 관광을 나섰다. 택시를 타고 qingquxihudian xingbake, 서호점 스타벅스에 가달라고 했는데 xingbake가 너무 많다고 해서 진짜 놀랐다. 당연히 스타벅스는 단 한 개뿐 일줄 알았는데 서호에만 스타벅스가 4개정도 있다고 했다. 어쨌든 도착해서 우린 다 입을 떡 벌리고 기절할 뻔 했다. 청담동과 같은 명품거리가 있는데 대륙의 스케일은 정말 상상초월이다. Hermes Rolex Versace도 있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명품거리가 있더라. 하지만, 그보다 더 놀란 것은 서호의 정말 떡실신 할만한 경치. Hen piaolianga!




걸으면서 사진도 찍고 멋진 풍경에 감탄하다가 더위에 지쳐서 레이펑탑 까지는 관람차를 타고 갔다. 레이펑탑 입장료가 40원이라 좀 비쌌지만, 예전에 김의진 교수님이 여러분 중국에 가서 관람할 때 돈은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셨던 말이 문득 생각나서 돈이 얼마건 생각지 않고 들어갔다. 레이펑탑 꼭대기에 올라가니 눈앞에 항주 시내가 펼쳐졌는데 정말이지, 감격에 또 감격. 항주는 정말 너무 아름다운 도시인 것 같고, 이곳으로 공부하러 온 것이 정말 행운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도시 한 가운데 호수와 수많은 유적지가 있는 도시라니 정말 너무 낭만적이고 아름다웠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미개하고 낙후된 중국이 아니라 이곳 항주는 길가에 있는 음식점과 카페들이 마치 삼청동의 예쁜 카페들을 생각게 할 정도로 분위기와 낭만이 가득했다. 여기 머무는 잠시 동안 남자가 생긴다면 (?) 서호 근처에 예쁜 카페나 bar로 데이트 가고 싶다.
 


관광을 마치고 버스를 타고 pinghailu에 갔다. 야시장을 가기 위해서였는데 이곳에 도착해서 우리는 또 기절. 엄청나게 화려한 매장들이 즐비하게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한국보다도 더 좋은 것 같은 느낌? 야시장을 찾아 헤매다가 배고파서 우리는 FCC라는 음식점에 들어가서 밥을 엄청나게 먹고 야시장에 갔다. 이곳이 소위 말하는 한국의 명동 내지 동대문이라는 곳인데, 주의해야 할 점 한가지는 소매치기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가방은 절대적으로 크로스 백을 매야 하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무조건 가방을 끌어안고 다닐 것 다른 한 가지는 물건을 살 때 판매상인이 처음 제시하는 가격대로 사면 바가지 쓰는 것이기 때문에 입에 무조건 pianyidianr(쫌 깎아주세염)을 달며 물건을 사야 한다는 것. 물건도 많고 신기한 것도 많고 하지만 중국물건, 중국옷, 중국스타일이라서 촌스럽기가 극치였다. 그래도 눈이 즐거웠다. 재밌고 신기한 물건이 가득했으니까 게다가 신기한 중국인들의 패션도…… 어쨌거나 나는 기숙사 방 벽에 붙일 스폰지 밥 스티커와 양말 여섯 켤레, 검정 나시 하나, 장파오 모양 동전지갑을 샀다. 그리고 말 그대로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기숙사에 돌아왔다. 중국에 있었던 5일 중 오늘이 제일 즐거웠고 재미있던 날이었다. 관광다운 관광을 했고, 이런 멋진 곳에서 유학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감사함을 느꼈다.




엄마랑 시은이가 보고 싶다. 난 내가 항상 돈과 시간이 있어도 해외여행을 가지 않았던 이유가 나만 좋은 것 보고 다니는 게 미안해서였는데, 정말 이곳에 와서 좋은 것들을 보며 우리 엄마도 여기 오면 좋아할 텐데 이런 생각이 가득. 나 정말 성공해서 매일 엄마 여행시켜드려야지. 보고 싶어 우리 엄마, 내 존재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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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sh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