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오늘 뭐 하지?’

11시가 다 된 시간에 뒤 늦게 일어나서 고양이세수만 한 후, 1층 데스크로 인터넷을 신청하러 갔다. 제발 오늘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으면 하고 정말이지 간절한 마음으로 갔는데, IP주소만 따고 다시 내일 노트북 가지고 오라는데 또 짜증이 잔뜩 났다. 무슨 말인지 모르는 데다가 뭐라고 말을 할 수 조차 없으니 알았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우리가 순순히 알았다고 하니까 더 쏘아붙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은근 기분이 나빴다. 순간 욱했지만, 나 지금 욱했다 라는 것을 표현할 말 조차 할 수 없으니 그냥 속된말로 짜져 있어야 하기에 군말 않고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아침에 고양이 세수만 했으니 다시 샤워를 깨끗이 한 후 바나나(shangjiao)와 사과(pingguo)로 아침을 가볍게 때웠다. 누구한테 보여줄 것도 아닌데 화장은 왜 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가볍게 입고 인터넷을 하러 카페로 갔다. 날씨가 너무 맑았다. 기분도 좋고 보송보송하고 인터넷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틀 전에 갔었던 IFE COFFEE집과 오늘 갔던 PANINI는 중국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정말이지 세련된 카페다. 자주 이용하고 싶지만 커피 한잔에 20원이나 하는 한국과 비슷한 물가의 높은 가격 때문에 가끔 가야겠?



샌드위치와 음료를 주문하고 폭풍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날씨가 이상해졌다. 순식간에 비를 쏟아 붓는데 진짜 하늘에서 누가 세숫대야로 물을 퍼다가 붓는 것 같은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게다가 바람은 어찌나 불던지 나무 줄기와 잎사귀가 너무 흔들려 불쌍해 보일 지경이었다. 본의 아니게 인터넷을 너무 오랜 시간 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우산을 가지고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 많은 비를 맞고 돌아갈 용기는 없었기 때문에.




비가 잠시 멈춘 틈을 타서 다시 기숙사로 돌아왔는데 미영이와 나는 정말 와 이렇게도 할 일이 없을까, 아 어제 알아보겠다던 한국 마트는 결국 너무 멀어서 가지 못했다. 게다가 날씨도 저 모양이니 원.….. 침대에 누워 과자를 먹으면서 수다를 떨었다. 중국 판 오감자를 먹었는데, 맛은 한국이랑 똑같은데 역시 너무 짜다. 정말 너~무 짜다. 소태라고 표현하면 감이 올는지 모르겠지만. 근데 계속 먹고 있는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는가?

지수네 방에 놀러 갔다가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오늘 저녁은 한국 식당에서 파는 닭갈비를 먹으려 했지만, 낮에 카페에서 돈을 너무 많이 쓴 이유로 싸게 학생식당엘 갔다. 창준오빠한테 추천을 받아서 주문을 했는데 하나는 먹을 만 했고, 하나는 정말이지…… 엄마~~~~~~~ shuanlatang 이라나, 시고 매운 탕. 대충 감이 오나? 도저히 안되겠어서 maladoufu를 하나 더 주문해서 밥에 열심히 비벼 먹었다.




한 사람당 5원 정도 들어서 나름 배부르게 먹고 소화시킬 겸 장을 보러 슈퍼에 갔다가 나나언니랑 현주가 사는 3인실 기숙사에 가서 또 맥주와 과자와 과일을 잔뜩 늘어놓고 먹으며 수다폭풍. 여자 넷만 모여도 그릇이 깨진다는데, 오늘은 여자 여섯이서 폭풍 수다를 잔뜩 떨고 다시 기숙사로 돌아왔다
.

, 딱히 한 일도 없고 다녀온 곳도 없지만, 나름 즐거운 하루였다. 일단 인터넷을 하고 싶다. 낮에 4시간동안 인터넷을 하는데 그제서야 내가 살아 숨쉬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으니까. 나 같은 키보드 워리어라든가 덕후녀라든가 인터넷폐인이 이렇게 못하고 있으니 당연히 그런 기분이 들 수 밖에…… 내일은 꼭 인터넷을 지금 이 일기를 쓰고 있는 이 시간, 이 장소, 이 포즈 그대로인 채로 하고 싶다. 제발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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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hasha 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