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기운이 솔솔 일던 4월의 어느날, 

어떻게 보면 힘들었던, 어떻게 보면 꽤 즐거웠던, 어쨋든 4월의 어느날.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을겸 소호로 향했다. 
 
1시에 도착하여 저녁 8시까지 장장 7시간을 쇼핑을 했다. 아니 도와주었다.
그리고 배가 고파 밥을 먹기로 했다. 
 
이상했다. 저녁 8시가 되지 상점들이 하나 둘 문을 닫고, 길거리는 텅- 비어버렸다.
물론 아직 저녁 기온은 쌀쌀했던 4월이긴 하지만 그래도... 뉴욕인데? 소호인데? 
다들 어디로 간거야! 
 
Spring Street 을 걷다가 중간 이상하게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을 보았다. 레스토랑이었다. 
찾아보니 스페인 레스토랑이었다. 스페인 요리를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었으므로 이 곳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BOQUERIA

171 Spring St, New York, NY

+1 212-343-4255 / boquerianyc.com



어두웠던 스프링 스트릿 가운데 환희 불을 밝히고 있던 보퀘리아. 

그냥 지나가다가도 한 번쯤 들어와보고 싶게 만드는 외관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마자 기겁을 했다.

아직 8시밖에 안되었는데 다들 어디간거야! 했던 그들이 모두 다 여기에 모인 듯 레스토랑 안이 미어터질듯했다. 

다른데 갈 수도 있었으나, 그래도 먹어보기로 한 거, 웨이팅이 길어도 참고 기다렸다.



사람이 언제나 빠지나 조금 지루했던 웨이팅 시간. 

저녁식사 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라 사람들이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런가, 자리가 더 쉽게 빠지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주황색 라이트가 가득한 레스토랑 내부. 

스페인 요리 특성 때문인지 짠내가 나기도, 향신료 냄새때문에 머리가 아프기도 했지만 은은한 와인향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 


메뉴판이 다 스페인어야. 

이럴줄 알았으면 스페인어 공부할 때 제대로 좀 해둘걸.

뭐, 주문은 내가 하지 않았으니 상관은 없었다.



기다리기 지겨운 틈을 타 안쪽에 사진도 찍고 구석에 위치한 화장실도 다녀왔다. 

이렇게 복잡한데 화장실은 왜 한개뿐인가. 


드디어 40분만에 자리에 앉았다. 그것도 입구 바로 앞^^ 계산대 바로 앞^^

정신없이 서서 기다렸는데, 먹을 때도 정신없이 먹었다. 아 땀나. 


스페인요리는 익숙치 않아 용어를 잘 모르겠다만, 바게뜨빵이랑 살라미? 하몽 슬라이스? 올리브랑 같이 먹으니 맛있었다.

하지만 너무 짰다. 진짜... 짰다. 

파에야는 맛있었다. 역시 좀 짰지만, 와인을 넣었는지 향이 좀 나는게 맛있었다. 한 번 더 먹고 싶다! 


이걸 꼭 먹어야 한다며 방정을 떨며 후식을 시키는 모습을 보고 또 피식 웃음이 나왔다.
후식은 츄러스였다. 따땃한 초코시럽에 찍어서 먹었다. 와우, 정말 맛있었다! 쌉사름한 초콜렛 맛이 기가막혔다! 

식사를 다 마치고 나왔다. 여전히 스프링 스트릿 거리에는 사람이 없었다. 
다시 뒤를 돌아 Boqueria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2호선 출퇴근 지하철처럼 사람들이 미어터지고 있었다.

저녁시간, 소호에 사람이 없다싶으면 보케리아로 가자. 
맛있는 음식과 흥나는 분위기에 다들 나갈 기미가 안보였다. 

참...뉴욕커들에게 밤이란. 


Posted by shasha kim :

뉴욕에 있었을 시절 하루가 멀다하고 멕시칸 푸드를 먹었던 타코 귀신인 나도 진짜 반해버린 타코집.

요즘엔 외국 어떤 음식이 먹고 싶다고 징징 대기만 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이태원에 가면 어느나라 음식이든 먹을 수 있는 것 같다. 언제부터 이태원이 이렇게 달라졌을까.(좋은 의미임)


타코가 정말 너무 땡겼던 날, 

뉴욕처럼 블럭 코너마다 있는 치폴레에 들어가 먹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으므로 이태원으로 향했다. 

멕시칸 푸드도 언젠가부터 대중화가 되어 그릴파이브타코, 도스타코스, 바토스, 타코 칠리칠리 등 체인점도 늘어나고 있다. 

체인점이라 맛이 없다는 건 아니다. 타코 귀신이라 그런가 모든 이 세상의 타코는 다 맛있다.


하지만 이 날, 체인점 타코집을 뒤로 하고 들어간 하시엔다. 

이태원 안쪽에 위치한 이 곳, 진짜 정말이지 입을 너무 행복하게 해준 타코 맛에 반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시엔다(Hacienda)

이태원 역 4번 출구 뒤쪽으로 내려오다 첫번째 골목에 위치해 있다. 

사실 해밀튼 호텔 뒤쪽에만 맛집이 많은 줄 알았지, 이 뒤쪽은 많이 안 가본 것 같다.




칵테일만 마시고 있는 테이블이 하나 둘씩 늘어가고 있던 조금 늦은 저녁. 

타코 먹을 생각에 저절로 흥이 나쟈나. 



요즘 대세는 깔끔한 인테리어. 패턴보다 단색, 원색보단 무채색.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닌 인테리어도 가만보면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 신경쓴 부분이 보인다.


배가 너무너무 고파. 보이는대로 아보카도 샐러드, 그릴드 포크 타코, 쉬림프 타코, 퀘사디아에 코로나리타를 주문했다. 

두명이서 갔쟈나... 돌았쟈나...



아, 이 아보카도만 보면 나초칩에 찍어먹던 과카몰리가 생각나쟈나. 결론은 아보카노 너는 ... love. 

올리브유를 살짝 뿌렸는지 별다른 드레싱 없이 굉장히 담백한 맛이 나던 샐러드다. 



그릴드포크 타코랑 쉬림프타코를 주문했는데, 그릴드포크 타코가 진짜 넘사벽으로 맛있어서 

울음이 쏟아질뻔했다. 진짜 너무 맛있다. 진짜루. 진짜ㅏㅏㅏㅏㅏㅏㅏㅏ루 맛있다. 

쓰면서 입에 침 고인다 진짜 당장 조만간 먹으러 가야겠다. 


쉬림프 타코가 별로냐? 그건 또 아니다. 이것도 완전 맛있쟈나. 

상큼하게 씹히는 새우살에 내내 감탄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좋은 건 무조건 크게. 아. '0'


멕시칸 음식점이 많아진건 참 반가운 소리지만, 모든 곳이 다 만족스럽게 맛있지는 않다. 

그런 점에서 별 내용 없이 '맛'만 칭찬하는 이 포스팅을 하게 만든 이 곳, 하시엔다가 있다는 점이

타코 귀신인 내게는 정말 행복한 일이다. 진심 지금 입에 침 고였쟈나. 


이태원 하시엔다 꼭 가보세요 강추예요!


Posted by shasha kim :


이사준비에, 취업준비에, 하루종일 집에 쳐박혀있기를 며칠 째.

나갈일이 없으니, 아니 만들면 안되니 옷걱정은 안하고, 날씨는 찾아본적이 없던 요 며칠. 

우연히 창문을 열었는데, 이게 왠걸. 햇빛이 쨍쨍. 

창밖으로 손을 뻗으니 겨울이 채 가시지 않은 차갑고도 보드라운 봄 바람이 손을 스쳐가 우울했던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다. 


'봄이 왔다. 커피 한 잔 마시러 가자.'


언제가 겨울의 끝일까 전혀 모르고 집안에만 있었던 나처럼 옷장 속 겨울 옷들도 그렇게 봄을 기다리고 있었던게 아니었을까.

나가려고 옷장을 여니 주렁주렁 걸려있는 시꺼머리 죽죽한 옷들이 보인다. 옷들한테 왠지 미안해졌다. 



살이 찐 몸에 뭐 입을까 고민고민하면서 우울했다가

트렌치 하나 걸치고 위안삼는 내가, 밖에 나오니 좋다고 방실방실 웃어대는 내가 왠지 웃긴 날이다.


서래 마을 Square Garden Coffee 로 향했다. 

서래마을은 특별한 일이 아니면 일년 중 한 번 갈까 말까, 오늘이 바로 그 날인가? ㅎㅎ


서래마을 안쪽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는 스퀘어가든 커피. 

다양한 Brew Coffee를 마실 수 있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분명히 좋아할 곳이다.

내부 인테리어도 좋다. 숲에 온 듯한 느낌을 주는 편안한 분위기의 장식과 테이블. 

난 특히 바닥이 참 맘에 들더라. 




1시간 전까지만 해도 '바깥 바람 쐬며 아메리카노 한 잔 하고 싶다-' 입으로 중얼중얼 거렸는데,

1시간 뒤 서래마을에서 바깥 바람 쐬며 아메키라노 한 잔 하고 있었다. 

마음먹은대로 실천하는 샤샤?





열평 남짓한 자그마한 커피집이 왜이리도 장사가 잘되는지, 끊임없이 사람들이 들어왔다. 

블루베리빙수가 유명한가보다. 내가 있던 테이블 빼고 다 블루베리빙수를 주문해서 먹었다. 맛있어보인던데...


햇빛이 포근히 내리쬐는 봄이 부쩍 다가온 여느날. 

피부로 와닿는 봄바람이 요즘 인상만쓰고 있던 얼굴의 주름을 활짝 펴준 것 같았다.

게다가 차가운 커피 한 잔이 가슴 속 답답함을 싹 쓸어버린 듯 했다. 


봄이 진짜 왔다. 커피 한 잔 하러 가자. 

Posted by shasha kim :


예전에 어떤 여자가 쉑쉑버거에 미쳐서는 휴대폰 바탕화면은 물론이고 입만 열면 쉑쉑버거, 쉑쉑버거 타령을 했었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그러지, 유난도 저런 유난이 없다 하면서 혀를 끌끌찼던 적이 떠오른다.☆


뉴욕에 가자마자 다른 건 둘째치고 그렇게 맛있다는, 많은 사람들이 유난떠는 쉑쉑버거가 얼마나 맛있는지 한 번 맛이나 볼까 하며 

쉑쉑버거 메디슨 스퀘어 파크점으로 향했다. 메디슨 스퀘어는 쉑쉑버거의 첫번 째 매장 즉 본점이기도 하다. 



가본 사람은 알겠지만, 늘 줄이 길게 늘어져있다. 어떤 지점이건 기본 30분 웨이팅은 당연하쟈나. 인내심 요구되쟈나. 배가 등껍질에 붙겠쟈나.



이 때가 아마 작년 3월 이맘 때 쯤이었을 것이다. 

뉴욕은 4월 말까지 눈이 내린다. 아니 쳐 내린다. 욕이 나올 정도로 날씨가 이상하다. 아니 지랄맞다.

이날역시 조금 추운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바깥에서 햄버거 쯤이야, 뉴욕커들은 참 밖에 나와서 먹는 걸 좋아한다. 



쉑쉑버거의 메뉴. 

버거는 싱글과 더블이 있는데 싱글은 패티 한장, 더블은 패티 두장이다. 

버거 말고 유명한 것이, 바로 쉐이크인데 단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호(好)겠지만 아니라면 비추한다. 아주 많이 달다. 

그래도 버거와 한 번쯤은 먹어보는 건 추천한다. 짭조름한 버거와 달콤한 쉐이크, 단짠단짠 법칙, 알랑가몰라? 


주문할 때 이름을 물어보고, 이 진동벨도 준다. 

주문한 버거가 나오면 진동벨이 울리면서 내 이름도 같이 울린다. 

진동벨이 울렸는데도 안찾아가면 맨해튼이 떠나갈정도로 소리지르며 이름을 외친다.

나도 한 번 당해봤쟈나. ㅅ                  ㅑ ㅅ                   ㅑ 하면서 말이다. 


하나만 해. 


먹고 가든, 투고(To go)하든 백에 담겨져 나온다. 좋다! 


사무실에 도착해서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버거를 꺼냈다. 하지만 너무 급한 마음에 겉에 종이백 찢었쟈나. 

쉑쉑버거와 밀크쉐이크 그리고 치즈 프라이를 하나 주문했다.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진심 눈물이 흘러내릴뻔 했다. 진짜 비쥬얼쇼크가 아니라 테이스트(taste)쇼크였다. 

쉑쉑버거에 사용되는 빵은 포테이토 전분으로 만들어져서 일반 버거에 사용되는 빵과는 다르게 좀 더 고소한 것 같다. 

패티는 물론이거니와 치즈, 토마토 그리고 양상치의 조합. 이렇게 간단하면서 별 것 안들어간 레시피에 이런 맛이 나올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짭짤하면서 고소하고 느끼하면서 담백하고 입에서 사르르 녹으면서 육즙이 기가막힌다. 

그 여자의 쉑쉑버거 타령이 조금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다. 


당연한 소리지만, 뉴욕에 가면 쉑쉑버거는 기본으로 꼭 먹어야 한다. 

1시간이건 2시간이건 오래 기다려 짜증이 나도 주문한 쉑쉑버거 한 입 베어무는 순간 짜증이 환희로 바뀔지 모른다. 


쉑쉑버거는 정말이지 단언컨대 사랑입니다.

Posted by shasha kim :


압구정에 자주 가는 맛집.

이보다 더 맛있는 낚지볶음과 오징어튀김을 먹어본적이 없다. 유일무이 지상최고라 생각한다.

쫄깃쫄깃한 낚지와 오징어에, 고소한 튀김에, 양념에 마지막 볶음밥까지 해먹으면 으. 


압구정 로데오 안쪽에 위치한 뱃고동.

오징어, 낙지 볶음과 오징어 튀김으로 유명하다.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172길 54




기본 반찬으로 나오는 샐러드도 정말 맛있다. 시큼새큼한 샐러드, 두 접시는 뚝딱. 




그 유명한 뱃고동 오징어 튀김.

뭐 별다를게 없어보이겠지만, 일반 분식집에서 먹는 오징어 튀김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있다.

기름이 적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난다. 진짜 맛있다. 



나는 보통 볶음을 다 먹진 않고 80%정도 먹었을 때 밥을 볶는다. 

볶음밥 사이 사이에서 발견하는 오징어와 낙지, 반갑쟈나. 


맵고 짜고 자극적인 볶음이지만, 그게 한국인이 좋아하는 맛 아니겠나. 

매콤한 맛에 먹으면서 땀을 흘리고 나오니 사우나에 들어갔다 나온 기분이다.

여름보다는 추운 겨울에 제격인 뱃고동, 조만간 한 번 더 가주겠어. 

Posted by shasha kim :


오늘은 왠지 보스톤이 생각이 났다. 작년 딱 이맘 때 보스톤에 혼자 여행을 떠났기 때문인가? 뭐, 그런 이유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보스톤에서 맞았던 바람, 만났던 사람, 먹었던 음식 그리고 무엇보다 혼자 열심히 찍어댔던 사진이 또 한 번 보고 싶어졌다. 사진 한 장에 일희일비하는 나에게 혼자 여행이라고 포기할소냐, 현대 과학은 카메라 안에 타이머라는 어마무시한 기능을 아주 잘 구비해놓았기 때문에 이젠 어딜가나 혼자서도 잘해요. 혼자서도 주책 잘 떨어요. 궁상 잘 떤다구요. 

아침 8시정도 되었을거다. 뉴욕보다 북쪽인걸 감안하지 못하고 옷을 홑껍데기를 입고 갔더니, 여행하는 3일내내 하도 떨면서 다녀 누가 보면 풍 걸린 젊은 여성이라 생각했으리라. 다행히 뉴욕에 돌아갔을 때 후폭풍 없이 아프지 않았다. 다행다행. 쨋든, 보스톤 중앙에 위치한 Boston Common이라는 공원과 Public Garden이라는 공원이 나란히 붙어있는데, 이건 어디서 찍었는지 사실 기억이 안난다. 아침부터 엄동설한에 배꼽을 드러낸 조깅 동호회의 뜀박질을 바라보며 다들 제 할 일은 하는구나 느끼며 나도 서둘러 내 할 일 타이머 셀카를 찍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쳐다보건 말건, 내 할 일을 열심히 한다. 간혹 열심히 포즈를 취하다 보면 지나가는 사람이 날 안스럽다는 표정으로 다가와 사진 찍어주겠다고 고생하지 말라고 얘기해주곤 하는데, 아닌 척하지만 마음에선 할렐루야를 외치지. 결국에 인간은 다 외로운법이니까. 이게 오늘의 결론. 끝.


Posted by shasha kim :


뉴욕 브룩클린에 위치한 윌리암스버그(Williamsburg), 그 어느 누가 아니겠냐만은 나 역시 좋아하던 지역 중 하나였다. 

나는 사실 예술쪽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그냥 고등학생 때 예체능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도 별 다른 생각을 안했었고 그건 대학 때도 마찬가지였다. 


근데 가만보면, 나는 예술에 참 관심이 많다. 

중국어와 정치라는 쌩뚱맞은 전공을 해놓았음에도, 결국엔 예술쪽과 관련된 사람들이 주변에 더 많고 그 쪽에서 영감을 더 많이 얻는 것 같다.

내가 부러워하는 사람들은 보통 예술가인데, 그 중에서도 자기 아이덴티티가 아주 뚜렷한 아티스트들을 좋아한다. 

사실, 결국에 성공하는 아티스트들은 그 아이덴티티가 뚜렷한 사람만이 살아남는 거니까. 


어쨋든, 나는 내가 미처 생각도 못했었고, 가지 않았던 예술이라는 길에 있는 많은 사람들을 동경하고 좋아한다. 

대게 그 사람들이라기보다는 그들의 작품이나 작품에 담긴 의미로부터 많은 감탄을 하기도 하고, 가끔 영감을 받기도 한다. 


그러니, 내가 뉴욕에 갔으니 윌리암스버그를 좋아해~ 안 좋아해~ 





윌리암스버그에 유명한 빈티지숍인 비콘스 클라짓(Beacon's Closet)에 들렀다가 저 멀리 옹기종기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을 보고 관심이 갔던 그 곳.

나중에 다시 시간내서 그곳을 방문했다. 윌리암스버그 94 Wythe Ave에 위치한 범상치 않은 킨폭스튜디오(Kinfolk Studios). 





내가 그렇게나 좋아하는 예술가 냄새가 풀풀 풍기는 킨폭 스튜디오안의 사람들. 당장 들어가보고 싶었다. 

킨폭 스튜디오는 카페, 다이닝, 바이기도 하지만 갤러리나 파티장소로도 이용할 수 있다.

더 특이한 점이 있는데, 이곳에서 운영하는 Kinfolk Store라는 곳에서는 옷과 자전거용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Kinfolk Studios >> http://kinfolklife.com




운 좋게 창가자리에 앉았다. 창밖으로 여유로운 일요일 오후를 즐기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난 이러고 있을 때가 제일 좋더라.




내부 인테리어가 끝장나게 멋있다거나 그랬던 건 아니었다. 사실 이만한 인테리어는 우리나라에도 요즘 심심찮게 많이 볼 수 있다. 

다만, 그 안에 사람들이 각자 일요일 오후 시간은 방법들이, 그걸 보고 있는 나의 시간들이 정말 좋았다. 


거북하지 않고 적당히 듣기 좋은 EDM에 채광좋은 창가쪽 자리에 앉아 창 밖 한번, 내부 한번 번갈아보며 '아, 좋다'를 연신 반복했다. 


혼자 와서 커다란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있던 수염많은 남자, 

대화의 반 이상이 욕이 섞인 대화를 하는 아주 절친해보이는 동양인 여자 세명,

그리고 온갖 궁상은 다 떨며 이 순간이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속으로 기도하고 앉아있는 나까지. 

이 곳에 내가 함께 할 수 있어서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다. 




사실 배가 많이 고파서 샌드위치나 파스타같은거 시켜서 먹으려 했더니 내가 애매한 시간에 갔나... 결국엔 핫도그와 맥주만 주문했다.

첫끼에 맥주라니 하면서 반신반의하면서 마셨지만 결국엔 3잔을 더 주문했다. 맥주를 홀짝거리며 친구들에게 편지를 썼다. 


"친구야. 나 지금 핫하기로 소문난 윌리암스버그의 한 카페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아무도 신경 안쓰고 하고 싶은대로, 입고싶은 대로 할 수 있어서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




지나다니는 사람들 하나 하나 다 범상치 않은 모습을 하고 있음에, 구경거리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뉴욕이 참 좋은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그럴 수 있는 그들의 자유를 존경한다. 무엇보다 모든 것을 다 포용하는 이 곳의 보이지 않는 문화가 부럽다. 


그나저나, 나 이날 창 밖 바라보다가 너무 익숙한 사람이 내가 있던 킨폭 스튜디오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는데, 

한참을 누구지, 누구였더라, 내가 저 사람을 어떻게 알더라? 고민하고 있다가 그 남자는 가버렸고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좀 더 흐른 뒤에 

헉- 소리와 함께 재빨리 계산한 후 그 남자가 간 쪽으로 따라갔지만 놓치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 남자는 김동률이었다. 

동률오빠 보고 있숴혀? 오빠랑 눈 겁나 마주치던 그 여자 전데요. 

Posted by shasha kim :


주류쪽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기존의 맥주나 소주, 와인이 아닌 하드 리쿼쪽에 관심이 어마무시하게 많아졌다.

특히, 맥캘란(Macallan)을 자주 접하면서 동시에 싱글 몰트 위스키에 남다른 애착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우연히 가본 한남동에 위치한 몰트 바, 몰타르

최근 주류문화가 아주 조금씩 맥주에서 위스키, 특히 몰트 위스키로 바뀌는 추세임에 분명하다. 

곳곳에서 이런 몰트바를 심심찮게 접할 수 있으니 말이다. 

예전처럼 마시고 죽자의 분위기가 아닌 술 고유의 맛과 향 그리고 여유까지 즐기는 문화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나도 본의 아니게 그 과정에 동참하기 시작한 것 같다. 



S P E A K E A S Y  M O R T A R ( 스피크이지 몰타르 )

서울 용산구 한남동 계단근처. 

영업시간 : 오후 7:30 - 오전 4:00




싱글 몰트 위스키(Single Malt Whisky)는 한 증류소에서 만든 몰트(맥아) 위스키 원액만을 가지고 생산한 제품을 일컫는다.

한 증류소가 아닌 여러 증류소에서 만들어진 몰트 위스키를 혼합한 제품은 블렌디드 몰트 위스키라고 부른다. 


내가 마셔본 싱글 몰트 중 단연 최고는 맥캘란 18년산이다. 물론 12년산도 최고이지만 18년은 정말 맛과 향이 독보적으로 좋은 것 같다.

그 외에 싱글톤(Singleton)은 드라이하지만 굉장히 부드럽고, 발베니(Balvenie) 역시 부드럽고 향이 참 좋다. 

하이랜드 파크(highland Park) 내 기준에 굉장히 스모키해서 마시기 좀 어려웠고, 탈리스커(Talisker)는 굉장히 강한 맛이지만 동시에 따뜻한 느낌도 들었다.

마지막 라프로익(Laphroiag)은...... 설명하고 싶지 않다. 아직 라프로익의 세계에 들어가려면 난 멀었다. 그 향만 나면 질색팔색을 하니까. 


아직 혼자 몰트 바를 가본 적이 없지만, 요새 가끔 혼자 방문해서 몰트 한 잔 마시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사실 집에도 몰트 위스키 몇 병 있지만, 혼자 홀짝 거리기 정말 폼 안 나잖아. 히히. 

Posted by shasha kim :


흔히 뉴욕에서 로컬 피플들이 인정하는 핫플레이스는 소호나 이스트빌리지 혹은 브룩클린 윌리암스버그를 꼽는다. 관광객의 입장이이었던, 아니 잠시 뉴욕에 거주했던, 아니 그 보다도 더 전에 뉴욕에 환장하고 있는 사람 중 하나로서, 나는 미드타운이 진짜 핫플레이스라고 생각한다. 


오랜시간 마음에 꽂혔던 어떤 한 대상이 변하는 일은 사실 별로 없다. 나는 어릴적부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정말 마음속에 품어왔던 사람이라 한 번 보고 난 후에도, 아니 매일 같이 보는데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대한 떨림은 변하지 않았다. 


그래서 회사가 32번가 한인타운과 가까워서 좋았다. 5번가에 위치해서 좋았다. 무엇보다도 어디든지 눈을 돌려도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육안으로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유치하게도 어쩌면 그 빌딩 그 자체가 내 꿈 그 자체이니까. 




뭘 좀 아는 사람이라면, 아메리카노 정도는 마셔줘야지. 


별 웃기지도 않은 논리에, 그 논리를 체화한 채로 오랜시간 나는 카페를 가면 늘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다른 커피? 으. 촌스럽잖아. 하면서 말이다. 


그런 내가 뉴욕에 와서는 아메리카노를 사 마셔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서울보다도 더 화려한 뉴욕에 가니 뭘 좀 아는 사람에서 덜 떨어진 사람으로 격이 떨어진걸까? 하하하. 그건 아닐테다. 그저 나는 또 다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만났을 뿐이다. 그 흔하디 흔한 카페라떼를 말이다. 




뉴욕에 오기 전 맛집이나 유명한 명소를 리스트업하는 것보다 나에게 중요한 건 카페를 리스트업하는 일이었다. 모두가 다 아는 Think Coffee 말고, 정말 로컬 뉴욕커들이 좋아하는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곳. 잊지 못할 원두를 로스팅하는 곳. 그래서 내 첫번째 목적지는 스텀타운커피(Stumptown Coffee Roasters)였다. 그리고 두번째는 컬쳐 에스프레스(Culture Espresso)였고, 그 다음으로는 조커피(Joe of the Art of Coffee)였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내 기억에 남는 카페는 단 한 곳이다. 물론, 그렇다고 위의 카페가 별로라는 소리는 절대 아니다. 당장 달려가 먹고 싶을 정도로 그리운 건 부정 못하는 사실이니까. 




버치커피(Birch Coffee), 내가 가장 좋아했고 가장 많이 갔으며 가장 그리워하는 곳이다. 


버치커피는 5Ave E 27th St 에 위치한 거슈인호텔(The Gershwin Hotel) 1층에 위치하고 있다. 거슈인 호텔과 연결된 2층은 다락방처럼 되어 있어서 한 번 앉으면 쇼파에 맞게 질펀하게 퍼진 궁둥이를 일으키기가 참으로 어렵다. 물리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편한 분위기의 다락방이 있어 좋다. 다만, 갈 때마다 차마 그 궁둥이를 쉽게 일으키지 못하고 오랜시간 죽치고 있는 사람들 덕에 나도 실제로 딱 한 번, 그것도 5분 정도밖에 앉아있질 못했었다. 




주문대에 서자마자 나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카페라떼를 주문했다. 4월 말까지도 눈이 오는 미친 날씨의 뉴욕이었지만, 아이스는 포기할 수 없기에 아이스 카페라떼로, 이름이 뭐냐는 질문에 늘 그렇듯 Shasha라고 당당히 말하고, 정작 나온 컵에 Sasha라고 써 있는 걸 발견하며 '또!'라는 한 마디를 뱉으며 카페라떼 한 모금을 쭈욱 들이켰다. 


목을 넘어 식도를 타고 가슴까지 쭈욱 내려오는 시원함에 입을 떼자마자, 가벼운 감탄 한 번, 혀 뒤쪽부터 스멀스멀 올라오는 달콤한 라떼 맛에 긴 감탄 또 한 번.



그 때 길게 내뿜었던 감탄과 동시에 나는 매일같이 버치커피를 찾았다. 한국보다 싼 커피값에 왠지 더 좋은 카페 분위기에 내가 찾아갈 때마다 늘 내 주문을 받아줬던 귀여운 언니때문에 그리고 물론 기분까지 업시켜주는 달콤한 카페라떼맛에, 버치커피는 집보다 더 편한 곳이 되었다. 


All of places where I went, of course, was a lot more comfortable than my home, which have made me feel sick for 5 months.



미국은 어느 카페를 가든 이름을 물어본다. 나는 사실 스타벅스만의 전유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다른 개인 카페에서도 이름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 난 그게 좋았다. 유치하지만 난 누군가 내 이름을 불러줄때나 내가 누군가의 앞에서 말할때 왠지 모를 희열을 느꼈다. 내 이름을 들을 때나 말할 때나 아직까지도 손발이 오그라들고 헛웃음이 나오지만, 그냥 그 순간들이 항상 좋다. 


미국에 처음 도착하고 스타벅스에 처음 갔던 날, 흑인 직원이 내 주문을 받아줬었다. 이름을 물어본다는 사실을 진즉에 알고 갔었기 때문에 주문을 하는 와중에도 머릿속으로 내 이름을 말하는 그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기다렸던 한 마디, What's your name? 

나는 씨익 웃으며 'Shasha' 라고 답을 했다. 그러자 그 직원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지더니 입꼬리 한쪽을 살짝 올리고 웃더라. 왜였을까? 지금까지도 그 직원이 왜 웃었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혹시 내 이름 때문이 아니었을까. 어디선가 들었던 'Shasha(정확하게는 Sasha)라는 이름은 러시아나 흑인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이름인데 동양인 이름이 그렇다는 점에 대해 kind of 이해를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라는 것에 일맥상통했으려나? 그날 주문한 커피 컵에 쓰여있던 건 Shasha가 아닌 Sasha여서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문제는 그 날 이후로, 어딜가나 커피를 주문하고 이름을 말할 때 "Shasha, Not Sasha. S-H-A-S-H-A"라고 굳이 말하는 요상한 버릇이 생겼다는 점에 있다. 


버치커피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었던 브런치 Today's Special. 

퍽퍽한 샌드위치였지만, 후무스(Hummus)와 퀴노아샐러드가 있으니 불만제로.



핫 피플들이 많이 간다는 윌리암스버그나 이스트빌리지 구석에 위치한 곳이 아니고, 혹 어느 누군가에게는 멋없는 5번가 미드타운에 위치한 곳이지만, 왠지 그 자체만으로 멋이 있었다. 찾는 사람들도, 직원들도, 카페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다 멋이 있었다. 입을 행복하게 해주는 커피말고도 눈도 충분히 즐거운 곳이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나오면 유독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경쾌한 발걸음에 박자를 맞추듯 팔을 큼직큼직하게 흔들면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한 번, 사람들 한 번, 지금 손에 든 커피 한 번 번갈아가며 보면서 걷다보면 또 내가 좋아하는 곳에 도착해있다. 위에서 말했듯, 뉴욕의 모든 곳은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집보다 더. 




한 번의 여행에서 모든 것을 다 보고, 누린다면 다음 여행때 다시 그곳에 갈 이유가 있어질까? <여행자도쿄>란 책에서 김영하는 만약 그렇다면 다음 여행은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하지만, 
나에게 여행은 단순히 무언가를 보면서 리스트에서 하나씩 지우는 것이 아니라 가장 행복했던 그 순간, 그 장소를 벗어나고 싶지 않아하는 것이다. 그래야 다음 번 여행에 다시 가장 행복했던 그 곳을 찾아갈 이유가 생기니까. 그저 모든 것을 다 보고, 누려서 행복했기 때문에 그 행복을 맛보러 다시 가는 것일뿐일테다.


다시 뉴욕에 가게 된다면, 나는 주저 말고 버치커피로 달려가 라떼 한 잔을 사서 나온 뒤 내가 가장 사랑했던 미드타운을 정처없이 걸을테다. 나의 두번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있는 한 나는 두번이고 세번이고 이 곳을 찾을 것이다. 나를 포근하게 휘감싸는 쇼파나 침대가 있는 집보다 그 시간, 그 자체가 집보다 더 편하니까.  

Posted by shasha kim :


진즉부터 스트릿문화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뉴욕에 가면 꼭 들러야 할 곳으로 5pointz는 항상 가장 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서브컬쳐의 대표적인 그래피티의 메카였던 뉴욕의 5pointz가 사라진다는 뉴스를 접하고 조금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돈으로 절대 그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수 많은 그래피티 작품들과, 아무런 보상도 없지만 그저 그냥 그것이 좋아서 5pointz로 출퇴근하며 하루가 멀다하고 그래피티 작품을 만들어내는 아티스트들을 생각한다면 이 일은 정말 어리석기 짝이 없다. 
하룻밤사이에 5pointz 일대의 건물들이 모두 하얗게 페인트질 되어있었다. 본인들의 작품이 하루아침에 없어서 슬픈 것이 아니라, 일터가, 휴식처가, 삶의 모든것이 되어버린 이 곳이 사라진다는 상실감 그리고 그래피티 아티스트로서 가지고 있던 자긍심이 결국 돈이라는 것 앞에 항복할 수 밖에 없게 된 모든 것들이 합쳐져 그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을 것 같다.




정부에서 5pointz 건물주에게 올해 말까지 철거하라는 명령을 했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건물주가 모든 작품들을 하얗게 칠해야만 했고, 주인도 몇 천개가 되는 이 작품들을 하나씩 없애면서 많이 울고 슬펐다고 얘기한다. 이 자리에는 고급 타워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 건물이 지어지면 근처에서 다시 그래피티 아티스트가 작업할 수 있을 거라고 하긴 했는데, 당연히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그게 아닐테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열정을 가지고 모든 에너지를 오랜시간 쏟아부었던 곳이고, 뉴욕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5pointz 만큼 그래피티 활동이 크고 많이 이뤄지는 곳은 없다. 나도 5pointz를 딱 한 번밖에 안가봤지만, 작품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느꼈던 놀라움과 크고 작은 영감, 그리고 그들에 대한 존경에 잊지 못하는 곳이 되었다. 그래서 5pointz가 사라진다는건 괜시리 나까지 울적해지게 만드는 소식이다. 



그래피티 아티스트들은 지금 5pointz를 살리기 위한 청원서를 받고있다고 한다.
http://5ptz.com/sign-the-landmark-petiton/ 여기들어가서 Landmark form을 다운받아 작성하고 이메일로 보내면 된다! 


지난 여름 설레는 마음으로 5pointz에 방문해 찍은 사진들, 괜히 좀 슬픈것 같기도 하다. 아쉽다. 
원래 내가 5pointz를 가려고 했던 이유는 Biggie smalls 그래피티 앞에서 사진찍기 위함이었는데, 갔던 날 2시간 넘게 돌아봐도 결국 비기를 발견 못해 아쉬움에 돌아가는 지하철을 탔는데, 뙇!!!!!!!!!!!!! 멀리서 보이는 biggie 얼굴에 아.............. 다음에 다시 오면 꼭 찍어야지! 했던 나름의 스토리가 있다. 비기는 커녕 건물이 몽땅 다 사라진다니 이건 뭐... 


보슬비가 내리던 날이었는데도, 한참 작업중이던 아티스트들과 열심히 구경중인 관광객들. 



초안을 슥슥 그리던 흑인 오빠. 
얼마나 멋진 작품이 탄생했을까?



입체감이 돋보였던 작품. 앞에서 진짜 멍- 하고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림고자인 내게 이건 진짜 말이 안되는거니까... 



사진에서만 보던 이 곳을 직접보니 온 몸에 모든 감각이 살아움직이는 것만 같은 늑힘. 
멋있다. 



건물 반대편쪽으로 오면 더 많은 그래피티를 볼 수 있었다. 
아티스트별로 다 색깔이 다르니, 완성된 작품들도 다 제각각, 그러면서 조화로운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바닥에도 이렇게. 위, 아래, 옆 눈을 돌리는 곳마다 아주 눈 호강을 제대로. 



기가 막히다. 엄청나다. 존경스럽다. 



뒷편에 세워진 차 유리를 통해서도 한장! 
이 차도 온통 그래피티로 덮여있었다. 



예전에야 그래피티가 vandalism이고, rebellion으로 규정되었을지는 몰라도, 문화수준이 높아진 요즘에는 어떤 것도 예술이 될 수 있고, 그 예술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래피티로 시작해 지금 전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키스해링(Keith Haring)이나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 그리고 뱅크시(Banksy) 같은 아티스트들도 있지 않나. 
돈에 모든 걸 너무 쉽게 무너뜨리려고만 하는 세상이다. 이런 세상에 살 지언정 나는 절대 돈을 좇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2013.11.21



Posted by shasha kim :